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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권력, 경제에 달려...'트럼프 대통령' 북한에 와일드카드" 켄 고스 CNA 국장


북한 주민들이 11일 평양에서 열린 당 대회 축하 합동 공연 ‘영원히 우리 당 따라’를 관람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11일 평양에서 열린 당 대회 축하 합동 공연 ‘영원히 우리 당 따라’를 관람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운명은 경제에 달려있다고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이 밝혔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고스 국장은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정권 내분의 갈등이 커질 수있다”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지난 30여 년 간 북한 지도층과 체제를 연구해 온 미국 전문가입니다. 인터뷰에 함지하 기자입니다.

[영문 기사 보기] Economy Seen as Key to Kim Jong Un’s Long-term Rule

기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이미 모든 권력을 장악했는데, 굳이 7차 당대회를 열어서 위원장 직함을 차지한 배경을 어떻게 봐야할까요?

고스 국장) 김정일 시대에도 그랬지만 북한에서는 최고 지도자의 사망 후 3년 정도를 권력 초기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초기 단계가 지나면 새 지도자가 등극하는 중요한 정치적 행사가 열리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김정일 체제 초기인 1998년에도 국가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헌법을 개정하고 국방위원회의 새로운 법과 규정을 채택한바 있습니다.
이번 당대회를 통해 김정은 제1위원장은 공식적인 최고 지도자로 등극하는 한편 중요한 인물들에게 당 내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줬습니다.
이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아직도 100% 권력을 장악하지 못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몇몇 조치나 움직임이 있을 수 있고 이런 상황은 앞으로 몇 년 더 이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자) 이번 당대회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과거 김일성 주석과 비슷한 안경과 양복을 입고 나와 연설을 했습니다.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고스 국장) 이번 당대회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미디어에 등장해 김일성 시대를 보여주는 게 사실상 전부였습니다. 김일성을 연상시키는 연설만 봐도 그렇습니다. 지도자가 양복을 입고, 안경을 쓴 건 김정일이 아닌, 김일성이 보여준 모습이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에겐 자연스러운 국가 지도자와 같은 모습이 아직 없습니다. 아직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기 때문에 김일성 주석 때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그래서 정통성의 원천이기도 한 김일성 시대로 되돌아 간 것입니다. 그래서 김일성 주석의 대한 인민들의 향수를 되살리면서 이를 통해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정통성을 더해주려는 시도를 했다고 봅니다. 노동당 위원장 직함도 김일성이 1949년부터 1960년대까지 쓰던 것입니다.

기자) 당대회를 계기로 세대교체가 크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세대교체 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89살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그대로 있게 됐습니다. 이런 배경을 어떻게 보십니까?

고스 국장) 천천히 세대교체를 이루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궁극적으로는 권력 통합으로 가는 중간 과정이며, 앞으로 1~2년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만약 구시대 인사들을 모두 기용했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권력과 권위가 아직 불확실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고, 반대로 새로운 인물만을 대거 등용시키는 건 그만큼 자신의 위치가 잠재적인 위험에 처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일종의 절충을 해서, 기존 인물들을 상층부에 그대로 두면서, 2014년부터 보이기 시작한 새로운 인물을 기용했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은 노동당에서 비서국을 없애고 정무국을 신설했습니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요?

고스 국장) 정무국의 신설과 비서국의 폐쇄가 김정은의 권력을 키울 수 있을지 두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무국을 통해 당 기구를 정부 기구와 더 밀접하게 만드는 것을 시도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 한국에 대해서는 ‘군사회담’을 제안했습니다. 그 의도를 어떻게 보십니까?

고스 국장) 북한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조건 없이 미국, 한국과 관여(engagement)하는 것입니다. 조건이 없다는 건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 북한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먼저 군사회담을 하면서 외교에 집중해 2013년과 2015년 사이 노력했던 경제 살리기 목표를 이루는 겁니다.
또 다른 하나는 벼랑 끝 전술을 통해 한반도 내 긴장을 높여 미국과 한국을 전략적 인내에서 멀어지게 하고, 경제를 포함한 넓은 범위에서 이들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도록 하는 겁니다.
그래서 또 다른 핵 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가 있을지, 혹은 유화적인 정책을 들고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한이 올해 안에 5차 핵실험을 한다면 어떤 의미입니까?

고스 국장) 핵 실험을 한다면 그건 많은 의미를 내포하는 겁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략 계산에 의해 나온 결정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 또 한국과 관여(engagement)할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북한이 이러한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 발사와 같은 도발을 통한 긴장 증대가 그러한 목표를 이룬다고 믿는다면 그들은 그대로 밀고 나갈 겁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정치 상황, 이를 테면 야당이 제 1당이 된 선거 결과를 고려해서 북한이 유화적인 대남 정책을 펼칠 수도 있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봐야 합니다.

기자) 중국은 이번 당대회에 고위급 인사를 보내지 않았는데,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고스 국장)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여전히 긴장상태에 있습니다. 아직 김정은 제1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고, 시진핑 주석도 북한과 억지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후진타오 등 과거 지도자들과 달리 양국 관계는 냉랭한 편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당대회 축전을 보냈지만 ‘동지’라는 호칭을 빼면서 북한에 대한 불편한 관계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국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 동결과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를 평화협정과 맞바꾸는 아이디어를 북한 측에 제공했다는 루머가 있습니다. 아직 확실한 건 없지만 중국이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역할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기자)이번 노동당대회 이후 김정은 정권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무엇일까요?

고스 국장) 경제를 살리는 것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의 권력 공고화를 위해 경제를 살려야만 합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해 외화난을 겪는 등 부담이 늘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정권 내 갈등은 커질 겁니다. 그래서 김정은은 앞으로 몇 년 안에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이는 국제사회의 도움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개월 안에 유화적인 정책이든, 벼랑 끝 전술이든 그들의 궁극적 목표를 이루려 할 겁니다.

기자)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약 8개월 남았습니다. 북한이 얼마 남지 않은 오바마 정권을 어떻게 볼까요?

고스 국장)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와 그들의 전략적 인내 정책에 더 이상 관심이 없습니다. 미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대북 접근을 하지 않는 한, 북한은 앞으로 클린턴이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기다릴 것입니다. 클린턴이 대통령이 된다면 북한은 현재의 정책과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해야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와일드 카드’에 해당됩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공격적인 자세를 경험하던가, 혹은 잠재적인 협상을 통해 무언가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현 오바마 정부와 거래를 할 뜻은 없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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