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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디크 칸 신임 런던 시장


사디크 칸 신임 런던 시장. (자료사진)

사디크 칸 신임 런던 시장.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이슬람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흔히 '무슬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영국 역사상 최초로 무슬림 시장이 탄생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앞으로 4년간 런던을 이끌게 된 사디크 칸 신임 런던 시장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녹취: 사디크 칸 신임 런던 시장] “Thank You London, London is the greatest city in the world…”

지난 5월 5일 영국에서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런던 시장으로 당선이 확정된 직후 사디크 칸 후보가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습니다. 야당인 노동당 소속의 사디크 칸 후보는 이번 런던 시장 선거에서 57%의 높은 득표율로 여당 후보를 거뜬히 누르고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로써 런던은 유럽국가 수도 가운데서는 최초로 무슬림 시장을 탄생시킨 도시가 됐습니다.

“파키스탄계 무슬림 이민자의 아들”

사디크 칸 신임 런던 시장은 1970년생으로 올해 45살입니다. 런던에서 파키스탄계 무슬림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칸 시장의 부모는 아들 일곱에 딸 하나, 모두 8명의 자녀를 뒀는데요. 칸 시장은 그 가운데 다섯째였습니다.

칸 시장의 조부모는 1947년 파키스탄이 인도로부터 분리 독립을 했을 때 인도에서 파키스탄으로 이주한 사람들이었고요. 칸 시장의 부모는 칸 시장이 태어나기 직전에 영국으로 이주했습니다.

[녹취: 사디크 칸 시장] “You know I’ve been thinking about my late dad today he was a…”

칸 시장은 당선 소감에서 작고한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했는데요. 칸 시장의 아버지는 열악한 환경과 박봉에도 불구하고 25년간 버스 운전사로 일한 성실한 가장이었고요. 칸 시장의 어머니도 집에서 재봉 일을 하면서 살림을 도왔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칸 시장도 어릴 때부터 신문 배달은 물론이고, 여름 방학 때는 건축 현장 같은 곳에서 일해야 했는데요. 칸 시장의 가족은 그렇게 번 돈의 일부를 꾸준히 파키스탄에 남아 있는 다른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치과 의사를 꿈꾸던 소년, 변호사가 되다”

사디크 칸 시장은 치과 의사가 될 생각에 중고등학생 때는 특히 수학과 과학 공부를 열심히 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평소 논리적이고 논쟁을 잘한다는 한 선생님의 조언과 미국의 유명한 법정 드라마에 매료돼 진로를 바꿔 ‘노스 런던대학교(North London College)’에 진학해 법학을 전공합니다. 실제로 칸 시장은 15살 때 이미 노동당에 가입할 정도로 정치 쪽에 관심이 있었다고 합니다.

대학에 다닐 때도 여전히 가난했기 때문에 칸 시장은 4년 내내 백화점에서 일을 하면서 학업을 병행해야 했는데요. 하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길포드 법률 대학원(Guilford Law College)’까지 마친 후 1994년 당시 유명한 인권 변호사였던 '루이즈 크리스챤' 밑에서 수습 변호사로 법조계 일을 시작합니다. 당시 주로 인권, 노동 관련 일을 많이 다뤘는데요. 그리고 불과 3년 후, 약관 27살 나이에 회사 지분을 얻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칸-크리스챤 합동 법률 사무소’까지 열었습니다.

이 무렵 역시 파키스탄계 이민자 출신 변호사인 아내를 만나 결혼하는데요. 흥미롭게도 칸 시장의 아내인 사디야 아흐메드의 아버지도 버스 운전사였다고 합니다. 현재 칸 시장과 사디야 사이에는 두 딸이 있습니다.

“변호사에서 정치인으로 또 한차례 변신”

사디크 칸 시장은 2005년, 변호사 생활을 그만두고 총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직접 입법활동을 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고 합니다. 이후 2008년 고든 브라운 총리 당시 사회부 차관에 이어 2009년 교통부 차관 등에 발탁되면서 무슬림 출신으로서 영국 내각에 진출한 최초의 인물로 주목을 받게 됩니다.

2010년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은 데이비드 캐머런 현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에 패하는데요. 하지만 칸 시장은 소속 정당과 상관없이 재선에 성공합니다. 2015년 총선에서도 성공해 3선 의원이 됐는데요. 이후 노동당의 예비내각(Shadow Cabinet)에서 법무 장관, 런던 장관 등을 맡으며 노동당의 비중 있는 인물로 부상하게 됩니다. 참고로 예비내각은 영국 정치의 독특한 제도인데요. 간단히 말해 야당이 집권당이 될 경우를 대비해 임시로 꾸린 내각 조직을 말합니다.

“영국 역사상 최초의 무슬림 시장 탄생”

사디크 칸 시장은 지난해 런던 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노동당의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먼저 당내 경선을 치러야 했는데요. 칸 시장은 최종 경선에서 59%를 얻어 41% 지지를 얻는데 그친 상대 후보를 제치고 노동당 후보로 뽑혔습니다.

[녹취: 사디크 칸 시장]” affordable home and a comfortable commute you can afford more jobs with better pay not …”

칸 시장은 대중교통과 공공주택 문제 등 민생고 해결을 공약으로 내걸어 민심을 얻어 런던 시장에 당선됐습니다. 영국의 많은 정치 평론가들은 칸 시장을 온건하고 실용적인 정치인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눈길을 끄는 점은 칸 시장이 2013년 의정 활동을 할 당시, 동성 간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을 지지했는데요.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당했다는 겁니다. 한 이슬람 지도자는 사디크 칸이 더 이상 무슬림이 아니라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사디크 칸 시장]“but then I never dream that someone like me could be elected as mayor of London…”

칸 시장은 당선 발표 직후, 어릴 때 단 한 번도 자신 같은 사람이 런던 시장이 되리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지만 이렇게 런던 시장이 됐다면서 앞으로 모든 런던시민을 위한 시장이 되겠다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영국의 무슬림 현황”

현재 이슬람교는 영국에서 두 번째로 교세가 큰 종교입니다. 영국 통계청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월 현재 영국의 전체 무슬림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3백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일부 지역은 주민의 절반 이상이 무슬림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대로 가면 이런 지역들은 앞으로 10년 안에 무슬림이 다수가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디크 칸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57%, 약 130만 표를 얻었는데요. 이는 런던 지역 무슬림 인구와 거의 비슷한 숫자입니다. 현재 런던 시 인구는 약 850만 명으로 8명당 1명꼴로 무슬림입니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극단적인 이슬람주의자들의 테러 사건이 발생하면서 무슬림들에 대한 시선이 따가운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슬람 국가들이나 이슬람교에 대해 공포를 느끼거나 싫어하는 이슬람 포비아, 이슬람 혐오증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디크 칸 시장이 영국 최초의 첫 무슬림 시장으로 과연 어떤 화합의 역할을 해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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