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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드] '북한 노동당 대회 계기로 무더기 훈장...선물정치'


8일 북한 주민들이 평양 기차역에 설치된 대형 TV화면을 통해 7차 노동당 대회에 참석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연설을 듣고 있다.

8일 북한 주민들이 평양 기차역에 설치된 대형 TV화면을 통해 7차 노동당 대회에 참석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연설을 듣고 있다.

북한 당국이 7차 당대회를 계기로 각종 표창과 훈장을 무더기로 수여하고 있습니다. 또 당대회에 참가하는 대표자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선물정치’ 실태를 박형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노동당 7차 대회를 앞두고 북한에서는 ‘포상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백두산 발전소 건설에 참여한 1만 2천 여 명이 기념 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7천 4백여 명은 김일성 훈장과 ‘노력영웅’ 칭호 등을 받았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조선중앙TV ] “12,931명의 일꾼들과 청년돌격대 지휘관, 대원들, 건설자들에게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건설 기념메달을 수여한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장거리 로켓 발사 관계자들을 평양에 불러 대규모 연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수 백 명에게 손목시계와 함께 표창이 수여됐습니다.

[녹취:조선중앙TV] “미더운 우리의 우주정복자들을 따뜻이 손잡아 주시며 가장 깨끗한 충정의 선물을 마련했다고 거듭 축하해주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

이번 당 대회에서 가장 큰 선물을 받은 사람들은 3천여 명에 이르는 당 대표자들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3일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 NK는 평안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주민들과 학생들을 총동원해 ‘각종 선물’ 상품 공급’ 등 여론전을 통해 민심 잡기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최근 수입상품을 한 가득 싣고 평양으로 향하는 급행열차들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대회 참가자들에게 고급 판형 텔레비전 등이 지급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의 승인을 얻어 평양에서 이번 당 대회를 취재하고 있는 중국의 봉황위성 TV는 6일 “당대회를 맞아 고급 과자와 고급 사탕을 선물 받았다”는 북한 여학생의 말을 전했습니다.

북한은 1950년대부터 6.25 전쟁 등에서 공로를 세운 주민들에게 훈장을 줬습니다. 이후 김정일 위원장 때부터 고가의 물건을 선물로 주는 이른바 ‘선물정치’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북한군 정치장교로 복무하다 탈북한 심주일 씨입니다.

[녹취: 심주일] “(김일성은) 그런 일 안 했습니다. 인민들이 번 돈인데 함부로 쓸 수 있겠습니까. 김정일 때부터 그런 일을 했습니다. 자기 정치적 기반을 닦기 위해서 인민들은 제치고 간부들을 자신들의 지지층으로 만들기 위해서..."

김정일이 1970년대 중반 후계자로 내정되면서 당 간부와 군부 그리고 혁명 원로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선물 공세를 시작했다는 겁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고난의 행군’ 시절 일반 주민들에게는 배급을 주지 못하면서도 당간부와 군부 장성들에게는 외국산 옷감, 양주, 금딱지 시계, 천연색 텔레비전, 외제 승용차 등을 하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시 심주인 씨입니다.

[녹취: 심주일] “선물은 급수별로 다양합니다. 선물 세 번만 받으면 집 한채 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김정일 1975년 당창건 서른 돌때 일본에서 수입한 텔레비전을 줬습니다. 김일성 시계는 스위스 오메가 시계를.."

김정은 체제 이후에도 북한 당국은 당간부와 군 장성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선물 구입에 엄청난 돈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의 북한인권조사위원회에 따르면 북한은 2012년에 해외에서 호화 사치품을 구입하는데 무려 6억 4천만 달러를 썼습니다.

이는 전년도 보다 6천만 달러나 늘어난 것입니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양주, 향수, 화장품, 핸드백, 음향기기, 영상설비, 차량, 시계, 악기 등 다양한 사치품을 수입했습니다.

또 김정은 집권 이후 2012년 12월부터 불과 석 달 동안만 핵, 미사일 개발 관계자들 200여 명이 ‘공화국 영웅’ 칭호를 얻었고, 만 7천 명이 표창을 받았습니다.

2012년은 김정일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아들 김정은에게로 권력 승계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시기입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처럼 ‘선물 잔치’를 벌이는 것은 그의 취약한 정당성과 권위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값비싼 선물을 통해 주민들의 환심을 사고, 표창 등을 통해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이끌어 내기 위한 의도라는 이야깁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입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김일성 주석은 카리스마 그 자체로 통치 행위를 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충성심을 보완하기 위해 '선물 정치'를 했고 김정일 제1위원장 역시 자신의 부족한 카리스마와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해서 '선물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물정치’는 과거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남발되는 각종 표창과 훈장을 오히려 권위를 퇴색시키고 있습니다. 또 탈북자들은 최근 북한 주민들은 김 위원장의 선물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탈북자 심주일씨 입니다.

[녹취: 심주일] “솔직히 간부들은 이제 집에 텔레비전, 냉장고 다 있습니다. 너무하니까 식상해진 거죠. 겉으로 표현할 수 없고 충성회 모임도 하지만 속으론 이거 밖에 안 주나 생각할 겁니다”

장마당이 등장하면서 당국이 주는 선물도 가치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 소장] “적어도 장마당이 생기기 전에는 효과가 100%였습니다.지금은 장마당이 생기고 별의별 상품이 돌아다니다 보니까 돈만 주면 다 살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 선물정치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어..”

더욱이 최근에는 핵과 미사일 도발 등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사치품 수입이 어려워 지면서 선물 정치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VOA 뉴스 박형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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