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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조작의 왕국', 다큐 '태양 아래' 한국 국방부 상영


지난달 25일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2 소회의실에서 열린 다큐영화 '태양 아래(Under the Sun)' 특별시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2 소회의실에서 열린 다큐영화 '태양 아래(Under the Sun)' 특별시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체제 선전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북한의 실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태양 아래'가 최근 한국 국방부에서 상영됐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 4월말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됐습니다. 이 소식, 김정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군 고위 관리들이 러시아 출신 감독이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 '태양 아래'를 관람했습니다.

한국 연합뉴스는 지난 4일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등 군 고위 관리들과 국방부 직원들이 국방부에서 다큐멘터리 '태양 아래'를 관람했다고 전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이 영화를 장병 정신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영화는 지난 4월 25일 한국 내 언론을 대상으로 시사회가 열렸고, 이틀 뒤인 27일에 정식으로 일반에 개봉됐습니다.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영화는 국회와 집권 여당에서도 상영됐습니다.

[녹취: 다큐멘터리 예고편]

러시아의 저명한 기록영화 제작자인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제작한 이 영화는 1시간 46분 길이로, 평양에 사는 ‘진미’라는 이름의 8세 소녀와 그의 가족들, 친구들을 1년 간 촬영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에 담긴 주 내용은 진미가 소년단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제작진이 촬영하기 직전에 만났던 진미의 생활은 모두 사전에 지시에 따라 연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인공의 집이 새로 지은 대형 아파트로 바뀌어 있었고, 실제 신문기자였던 주인공 아버지의 직업도 의류공장 노동자로 바뀌는 등 북한 당국이 주인공의 일상을 조작하는 과정이 다큐멘터리에 담겼습니다.

만스키 감독은 북한 당국자들이 제작 과정에 개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대신, 영화 장면이 촬영되는 사전준비 작업까지 몰래 화면에 담아, 북한 당국이 선전 활동을 위해 어떻게 사실을 왜곡하는지를 관객들에게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만스키 감독은 지난 1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의 간섭 때문에 제작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만스키 감독]

진실을 담는 게 거의 불가능했고, 사람들을 만나고 촬영을 할수록 사실이 아니라 비현실로 꽉 차 있었다는 겁니다.

만스키 감독은 그런 비현실을 사실처럼 왜곡하는 전 과정을 카메라에 담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영화가 처음 공개되자 북한은 물론 영화 제작을 지원했던 러시아 당국과 정치인들이 반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 영화는 앞서 지난 4월 4일에 끝난 제40회 홍콩국제영화제에서 기록영화 경쟁부문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고, 14일 막을 내린 제21회 빌뉴스 영화제 ‘발틱 게이즈’ 경쟁 부문에서는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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