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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1명, 이라크서 ISIL 공격으로 사망...브라질 대통령 수사 확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자료사진)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VOA 오종수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해군 특수부대원이 최근 이라크에서 ISIL의 공격을 받아 숨졌는데요, 미국 정부는 ISIL의 이 같은 기습 군사 행동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대비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탄핵 위기에 몰린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중국 인터넷 사이트 ‘바이두’와 의료계의 뒷거래에 대해 중국 정부가 전면적으로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ISIL의 군사활동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요?

기자) 이라크와 시리아 일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의 전력이 많이 약화됐다는 뉴스가 최근 잇따랐는데요. 미국의 군사. 정보 당국자들은 이 소식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 정보당국자는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ISIL의 군사 행동이 더 빠른 템포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몰아친다(lashing out)”고 ISIL의 최근 움직임을 표현했습니다.

진행자) 한 템포 빨라진 ISIL의 기습 공격에 미 특수부대원이 숨졌다는 거군요?

기자) 네, 우리가 흔히 말하길, ‘게릴라 공격’이라고 하죠? 이 당국자의 말에 따르면, ISIL은 최근 점령지역을 서서히 잃어가면서, 이런 패배에 효율적으로 반격할 능력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국지적이고 기습적인 군사활동으로 전술을 전개하는 방향을 틀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거죠.

진행자) 궁지에 몰렸기 때문에 ‘치고 빠지는 식’으로 나온다는 거네요?

기자) 네. 근래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국지적인 공격이 늘고 있는 것이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얼마 전 ISIL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시아파 순례자들을 공격한 사건은 “ISIL의 절박감을 투영하고 있다”고 미 정보 당국자는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이런 ISIL의 기습 군사 행동이 이라크에서 늘어날 것으로 보고 대비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ISIL은 시리아에서도 활동 중인데, 미국은 왜 이라크에 주목하고 있나요?

기자) 네. 5년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도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만, 이라크에서는 현재 정치적인 혼란으로 불안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라크 정부는 미국의 후원 아래 ISIL 퇴치에 몰두하고 있는데요. 이 와중에 정치 개혁이 지체되는 데 불만을 품은 시위대가 지난 주말 동안 의회를 점거해 이라크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면 상황이 위중하군요.

기자) 영국 BBC 방송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지지하는 시위대 수백 명이 ‘그린존’ 콘크리트 차단벽을 무너뜨리고 이라크 의회를 점거했습니다. 그린존은 의사당과 정부 청사, 외국 공관 등을 보호하기 위해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직후 설정된 보안구역인데요, 그린존이 침범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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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브라질로 가보겠습니다.

기자) 브라질 검찰총장이 화요일(3일)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 확대를 허가해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고, 브라질 언론이 이날 늦은 시각 보도했습니다. 다수의 브라질 신문이 전한데 따르면요, 로드리고 자노 연방 검찰총장은 호세프 대통령은 물론, 호세프의 정치적 동반자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대상으로 수사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연방검찰의 이번 수사 확대 계획은 호세프 대통령이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에 대한 수사를 방해 했다는, 이른바 ‘사법방해’ 혐의에 대한 것입니다.

진행자)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에 대해 설명해주실까요?

기자) 페트로브라스는 국가가 직접 운영에 관여하는 석유회사입니다. 건설사들이 계약을 따내기 위해 무려 20억달러를 페트로브라스에 과다 지불했고, 이 자금은 정치인들과 정당을 대상으로 한 뇌물로 사용된 것으로 브라질 사정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호드리구 자노 연방검찰총장은 룰라 전 대통령을 비롯해 현직 장관 3명과 몇몇 야당 인사들을 포함해, 용의자 약 30여명을 수사 선상에 올렸습니다. 수사의 초점은 특히 룰라 전 대통령에게 모아졌습니다.

진행자) 부패 혐의가 브라질 정계 각 방면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브라질 정계에서 전방위적인 사정을 진행 중인 겁니다. 룰라 전 대통령과 함께 검찰의 표적이 된 브라질 정계 고위급 인사는 자끄스 와그너 대통령 비서실장과 히카르두 베르조이니 정무장관, 에딩요 시우바 사회소통장관 등입니다. 호세프 대통령의 정적으로 탄핵 과정을 주도한 에두아르두 쿠냐 연방하원의장도 수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호세프 현직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수사를 방해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게다가 호세프 대통령은 이미 다른 문제로 수사 선상에 올라있습니다. 대표적인 혐의는 지난 2014년 국가예산 부족분을 덮어버려 자신의 재선에 유리하도록 조작했다는 겁니다. 게다가 이르면 다음 주 중에 탄핵 심판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호세프 대통령은 앞으로 험난한 일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이렇게 다양한 문제로 수사를 받는 게 흔치 않은데, 호세프 대통령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호세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제기된 갖가지 혐의들을 모두 부인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통령직 탄핵 절차를 개시하는 것이 “브라질의 정치적 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위기를 헤쳐나갈 방법을 탐색중인 모양새입니다.

진행자) 브라질 대통령의 정치적 장래는 어떻게 결정됩니까?

기자)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이미 지난달 브라질 하원에서 가결됐고요, 며칠 안으로 상원에서 표결이 진행될 전망입니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과반수를 얻으면 사법부에서 탄핵심판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르면 다음주부터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겁니다. 이 경우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 최대 6개월까지 정지됩니다. 심판이 인용될 경우, 다시 말해, 법원이 대통령 탄핵을 최종 결정하면, 호세프 대통령은 20여년만에 처음으로 탄핵을 당하는 브라질 지도자가 됩니다.

진행자) 브라질 정치가 혼란스런 국면을 맞고 있군요.

기자) 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소식은 오랫동안 브라질 언론을 뒤덮고 있습니다. 특히 브라질은 이런 정치적 혼란과 함께 최근 십수년래 최악의 경기 불황에 더해, 지카 바이러스 등 국가적 악재를 맞고 있는 중인데요. 오는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이 과연 무사하게 진행될 수 있을 지, 국제 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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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마지막으로 중국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중국에서 희귀 암에 걸린 대학생이 중국 인터넷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 검색 광고를 보고 찾은 병원에서 엉터리 치료를 받다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중국 당국은 즉각 바이두 광고 실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진행자) 안타까운 소식인데요, 자초지종을 들어볼까요?

기자) 시안 전자과학기술대에 재학 중이던 21살 웨이 쩌시는 지난 2014년, 근육과 힘줄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희귀암의 일종인 ‘활막육종’ 진단을 받고 바이두 광고 상단에 오른 베이징 무장경찰 제2병원을 찾았습니다. 이 병원은 웨이쩌시에게 임상 단계에서 이미 폐기된 ‘생물면역치료법’을 미국에서 들여온 최신 기술이라며 추천했습니다. 웨이의 가족은 어렵게 빌린 20만위안을 내고 치료를 받았지만 병세는 오히려 악화됐습니다. 뒤늦게 속은 것을 알게 된 웨이쩌시는 사건 자초지종을 중국에서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회연결망(SNS) 웨이보에 올리고 지난달 12일 숨을 거뒀습니다. 이후 중국에서는 ‘바이두 광고가 청년을 죽였다’는 여론이 대대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걸 단순히 인터넷 검색 사이트의 잘못이라고만 볼 수 있나요?

기자) 네, 그래서 비난의 화살은 바이두에서 ‘푸톈계’라는 의료기업 집단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웨이쩌시가 희귀암 치료를 받은 병원은 공립병원이면서도, 산하 바이오 치료센터를 푸톈계 의료기업에 하도급을 주고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보건 당국은 중앙군사위원회 산하 위생국 등 관련 기관과 함께 이 병원에 대해서도 합동조사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푸톈계’에 대해서 더 설명해주실까요?

기자) 지난 1990년대 중국에서 공립병원에 대해 진료 과목별로 하도급을 주는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중국 푸젠성 해안도시인 푸톈 출신의 민간 의료사업자들을 일컫는 푸톈계는 이 제도가 실시된 것을 계기로 중국 의료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세력으로 떠올랐는데요. 이들은 갈 곳 없는 뜨내기 의사들을 고용해 민영병원을 세운 뒤 공립병원의 정형외과, 산부인과, 피부과 등의 하청 운영을 싹쓸이했습니다. 현재 중국 민영병원 1만1천여 곳 중에 80%가 푸톈계 자본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민영병원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네. 푸톈계 의료기업들은 중국 내 최소 100여 개 군부대 병원과 지방 공립병원의 일부 진료 과목들을 하청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환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바이두를 비롯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대한 광고를 중요하게 여겨왔습니다. 인터넷 검색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기 위해 엄청난 광고비를 쏟아 부은 건 물론입니다. 웨이쩌시 사건에서처럼 엉터리 치료법에 대한 허위 광고도 일삼았습니다. 이들이 지난 10년간 군부대 안에 있는 병원들의 원장과 의사들에게 수십만 위안에 이르는 금품을 뿌려왔다는 폭로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오종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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