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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미국인 북한관광 금지해야'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씨가 지난달 29일 평양 최고재판소로 들어서고 있다. 김 씨는 북한 최고재판소에서 10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씨가 지난달 29일 평양 최고재판소로 들어서고 있다. 김 씨는 북한 최고재판소에서 10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정부가 미국인들의 북한여행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인 2 명이 북한에서 장기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는 등 억류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데 따른 것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3일 미 정부가 미국인들의 북한여행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씨와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북한체제 전복 혐의로 최근 각각 10 년과 15 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은 사실이 이런 움직임을 촉발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미 컬럼비아대학의 머리 리 객원교수는 지난 3월 ‘뉴욕타임스’ 신문 기고문을 통해 철저한 통제와 감시로 개인의 자유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북한여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미국인들의 방북 문제는 특히 북한에 2 년 간 억류됐다 2014년에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3일 비망록을 출간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 (NCNK)에 따르면 지난 1994년부터 2014년 사이에 북한에 구금됐던 미국인은 15 명에 달합니다. 주로 관광객과 기독교 선교사, 기자 등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북한의 정치적 볼모가 돼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전현직 고위 관리들이 평양을 방문한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은 국민들에게 북한여행을 하지 말도록 강력히 권고하면서도 이를 법으로 금지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외국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개인의 이동의 자유 권리를 존중해 이를 강제하지 않는 겁니다.

이 때문에 해마다 수 백 명의 미국인들이 국무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찾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의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지난 3월 정례브리핑에서 모든 미국 시민의 북한여행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두 번이나 반복해 경고했지만 다음달인 4월 평양에서 열린 국제마라톤 대회에 미국인 다수가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토너 대변인] “Let me just repeat that again. The United States and the Department of State strongly recommends against all travel by U.S. citizens to North Korea”

대북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에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잇단 결의들과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책임 때문에 여행 금지를 강제할 수 있는 나라에 속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1980년대 미국인들의 리비아와 이란 여행을 금지한 전례가 있습니다. 당시 이란의 미국인 인질 사태와 리비아 내 미국대사관 방화와 여객기 테러 등에 따른 조치였습니다.

미국은 또 오랫동안 쿠바 정부에 대한 금융 제재 차원에서 미국인들의 쿠바여행을 규제했습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리비아식 여행 금지를 북한에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토너 부대변인은 지난 3월 정례 브리핑에서 이런 질문에 대해 “답을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스탠튼 변호사는 미 의회가 적어도 북한을 여행하는 미국인 규모를 줄일 수 있도록 북한 여행 금지를 강제하는 법안을 채택해야 한다는 바람을 밝혔지만 미 의회 역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인도적 이유 외에 북한여행을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나라는 한국이 사실상 유일합니다.

영국과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여러 서방국가들은 미국처럼 안전상 이유로 자국민의 북한여행에 대해 주의보를 발령하고 있지만 금지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여행 전문 여행사들은 이런 주의보가 영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북한전문 ‘고려여행사’의 사이먼 카커렐 대표는 각국 정부의 경고가 여행객 숫자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 않다며, 해마다 북한을 찾는 서방인들이 5-6천 명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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