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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5개주 경선, 트럼프-클린턴 우세...젊은 세대, 사법제도·의회 신뢰 부족


미국 대통령 선거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왼쪽)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 (자료사진)
미국 대통령 선거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왼쪽)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금 시각 미국 동북부 5개 주에서 예비선거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연방 판사가 논란 많은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선거법에 대해 합법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 또 미국 젊은이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최신 여론조사 결과도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화요일(26일) 지금 시각 현재 미국 동북부 5개 주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예비선거가 실시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코네티컷 주와 로드아일랜드, 델라웨어, 펜실베이니아, 그리고 메릴랜드 주에서 선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를 가리켜서 앰트랙(Amtrak) 예비선거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던데요. 왜 그런가요?

기자) 네, 앰트랙이라면 미국 철도여객공사를 말하는데요. 앰트랙 동북부 노선이 이번에 선거를 치르는 5개 주를 모두 지나가서 그런 별명이 붙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앰트랙 예비선거에서 각 당 선두주자들이 우세한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5개 주에서 모두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펜실베이니아와 델라웨어, 메릴랜드 주, 이렇게 3개 주에서 무난히 승리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의 경쟁 상대인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펜실베이니아 주에 무척 공을 들인 거로 아는데요. 여기에서도 클린턴 후보가 앞서고 있군요.

기자) 네, 펜실베이니아 주는 노동자 계층에 속하는 유권자가 많은데요. 소득 불균형 해소를 강조하는 샌더스 후보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지지도가 높지 않습니까? 그래서 샌더스 후보가 기대를 걸었는데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클린턴 후보가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코네티컷과 로드 아일랜드는 어떻습니까?

기자) 코네티컷 주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후보가 샌더스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만, 격차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월요일(25일)에 나온 퍼블릭 폴리시 폴링(Public Policy Polling) 조사 결과를 보면, 48% 대 46%였는데요.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겨우 2% 포인트 높은 겁니다. 샌더스 후보가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범위인 거죠.

진행자) 그동안 보통 큰 주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작은 주에서는 샌더스 후보가 강세를 보였는데요. 화요일(26일) 선거를 치르는 주들 가운데 하나인 로드아일랜드 주는 면적 면에서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 아니겠습니까? 현재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그동안 로드아일랜드 주에서도 클린턴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보였는데요.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상황이 역전됐습니다. 일요일(24일)에 나온 브라운대학교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9% 포인트 차이로 이기고 있었는데요. 월요일(25일) 나온 퍼블릭 폴리시 폴링 조사에서는 샌더스 후보가 4% 포인트 오히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경우, 이렇게 트럼프 후보의 승리가 예상되면서, 나머지 두 후보,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이번 5개 주 선거보다는 앞으로 경선을 치를 다른 주들에 집중하는 모습인데요.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는 걸 막기 위해서 두 후보가 손잡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상대 후보가 유리한 몇몇 주는 서로 양보하기로 했죠. 크루즈 후보의 경우, 오리건 주와 뉴멕시코 주에서는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인디애나 주에 주력하기로 했고요. 반대로 케이식 후보는 인디애나 주에서는 더 이상 선거운동을 벌이지 않고 오리건 주와 뉴멕시코에 집중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으려면 전체 대의원의 과반수인 1천237명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현재 70%가량 얻은 상태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재 대의원 845명을 확보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약 400명을 더 얻어야 합니다. 크루즈 후보와 케이식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대의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어떻게 해서든 막으려 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화요일(26일) 선거에서 모두 승리해도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하진 못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있는 상태이고요. 크루즈 후보와 케이식 후보는 과반수 대의원 확보가 아예 불가능하죠.

진행자) 두 후보가 협력하기로 한 데 대해서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지지자들에게 서로 상대 후보를 찍으라고 말한 건 아니어서요. 어느 정도나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게다가 두 후보 간의 동맹이 하루도 안 가서 흔들리고 있다는 조짐도 나오고 있습니다. 크루즈 후보는 인디애나 주에서 자신이 1대1로 트럼프 후보와 대결할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 케이식 후보가 물러났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케이식 후보는 인디애나 유권자들 가운데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은 선거에서 자신에게 투표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동맹에 대한 두 후보의 생각이 좀 다른 것처럼 보이네요. 민주당은 어떻습니까? 화요일(26일) 선거가 끝나면 클린턴 후보가 민주당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까요?

기자) 그건 힘듭니다. 민주당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수는 2천383명인데요. 클린턴 후보가 이번에 5개 주에서 모두 승리한다고 해도 그 숫자에 이르진 못합니다. 하지만 샌더스 후보와의 격차를 더 늘린다면, 사실 민주당 경선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앞으로 남은 경선에 걸려있는 대의원들 가운데 절반만 얻어도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샌더스 후보는 경선을 포기할 생각이 아직 없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사실 샌더스 후보도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기 힘들게 됐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선거운동을 벌일 예정인데요. 이제 경선 승리보다는 앞으로 민주당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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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연방 판사가 노스캐롤라이나 주 선거법에 대해서 합법 판결을 내렸다고 하는데요. 무슨 얘기인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노스캐롤라이나 주 윈스턴세일럼 연방 지방법원의 토마스 슈뢰더 판사가 월요일(25일) 내린 결정인데요. 3년 전에 개정된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선거법이 연방 투표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겁니다.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과 여성유권자 연맹 등 민권단체는 이 법이 흑인과 소수계의 투표 참여를 막는다면서 소송을 걸었습니다.

진행자) 흑인과 소수계의 투표 참여를 막는다니, 어떤 내용이 들어있길래 그런가요?

기자) 네, 문제가 되고 있는 선거법은 지난 2013년에 노스캐롤라이나 주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추진한 건데요.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선거법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일단 가장 문제가 된 건 유권자의 신분을 확인하는 조항인데요. 흑인 유권자들 가운데는 신분증이 없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정부에서 발행하는 신분증을 받으려면 돈이 드는데요. 그러니 흑인이나 가난한 사람에게 불리한 조항이란 겁니다.

진행자) 그밖에 또 어떤 조항이 문제가 됐습니까?

기자)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새 선거법은 이전 선거법에서 허용했던 여러 조항을 폐지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전에는 선거 당일에 유권자 등록을 하고 바로 투표할 수 있었는데요.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됐습니다. 예비등록 조항 역시 폐지됐습니다. 법적으로 투표할 수 있는 나이가 18살인데요. 이전에는 투표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에 미리 유권자 등록 서류를 작성해 놓으면, 18살이 됐을 때 자동으로 유권자 등록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런 조항도 없어진 겁니다. 또 지정된 선거구 외에서는 투표할 수 없게 했고요. 사전투표 기간도 1주일로 제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조항들이 왜 소수계에 불리하다는 건가요?

기자) 네, 노스캐롤라이나 주 유권자는 5명 가운데 1명이 흑인인데요. 흑인들 가운데 거의 절반이 선거일 당일에 유권자 등록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지정된 선거구 밖에서 투표하는 흑인의 비율은 백인들보다 두 배 정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관련 조항이 폐지되면서 흑인들의 투표율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이렇게 선거법을 개정한 이유가 궁금한데요.

기자) 선거법 개정을 주도한 공화당 의원들은 부정투표를 막기 위해서라고 말하는데요. 하지만 민주당은 흑인 등 소수계의 투표를 막으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흑인 등 소수계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죠.

진행자) 연방 판사가 공화당 의원들의 손을 들어준 건데요. 이런 판결을 내린 근거는요?

기자) 네, 슈뢰더 판사는 판결문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유권자 신분확인 조항이나 선거제도에 대해서 법적으로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고요. 노스캐롤라이나 선거법이 다른 주들의 선거법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엄격한 것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판결을 내린 슈뢰더 판사는 공화당 소속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입니다.

진행자) 이번 판결에 대한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네,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노스캐롤라이나 지부 회장인 윌리엄 바버 목사는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비판했는데요. NAACP는 앞서 말씀 드렸지만, 이번 소송을 제기한 민권단체 가운데 하나로 항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디나 아이버슨 연방 법무부 대변인도 이번 판결에 실망했다고 말했는데요. 판결 내용을 자세히 검토한 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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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가 화제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정치연구소가 지난 3월 18일과 4월 3일 사이 18세에서 29세 사이 젊은이 약 3천1백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는데요. 그 결과가 화제입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젊은이들은 미국의 사법체제에 대한 믿음이 약했고 주류 언론을 불신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응답자 가운데 47%는 미국의 사법체계를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고요. 주류 언론을 항상 신뢰한다는 비율이 2%, 또 대개 신뢰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7%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주류 언론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크네요?

기자) 맞습니다. 반면에 미국에서 가장 믿을만한 집단이 군대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응답자 가운데 51%가 군이 많은 경우 옳은 일을 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오바마 정부를 믿는 비율이 40%가 나왔고요. 또 연방대법원은 39%, 그리고 연방의회는 18%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경제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경제와 관련해서 정부 역할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요. 응답자 가운데 27%만 정부가 경제를 규제하는 데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답했고요. 또 소득 불평등을 줄이는데 정부가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답한 비율도 30%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앙 정부의 역할을 늘리는 것을 찬성하지 않는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경제성장을 위해 정부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답한 사람도 26%에 불과했습니다. 반면에 미국 젊은이들은 사회복지 부분에서는 좀 더 열린 태도를 보였는데요. 48%가 기본 의료보험이 모두 사람이 누려야 할 권리라는데 동의했고요. 음식이나 있을 곳 같은 기본적인 필요를 정부가 가난한 사람들에 제공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비율이 47%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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