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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미국 내 탈북자 정착촌 꿈꾸는 주말농장


미 중서부 시카고에 거주하는 2명의 한인 독지가가 각각 26에이커와 200에이커가 넘는 땅을 탈북자들에 무상으로 임대했다. 사진은 시카고의 무상임대 농장.

미 중서부 시카고에 거주하는 2명의 한인 독지가가 각각 26에이커와 200에이커가 넘는 땅을 탈북자들에 무상으로 임대했다. 사진은 시카고의 무상임대 농장.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 중서부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이 대규모 농토를 갖게 됐습니다. 한인 독지가들이 무상으로 땅을 제공하기로 했는데요, 다음달에 영농출정식이 열릴 예정입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내 탈북자들이 탈북자 정착촌에 대한 꿈에 첫 걸음을 내딛게 됐습니다.

미 중서부 시카고에 거주하는 2명의 한인 독지가가 각각 26에이커와 200에이커가 넘는 땅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26에이커는 약 10만 제곱미터로 평양의 김일성 광장 7만5천 제곱미터보다 큰 면적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첫 번째 독지가는 이달 초 미 중서부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윤영식 회장에게 시카고 내 26에이커 농장의 일부를 무상임대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소식을 알게 된 또 다른 독지가인 장모 씨는 지난주 시카고 지역 120에이커 농장의 일부와 미주리 주 지역 226에이커 농장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두 명의 독지가가 제공한 농장들은 오는 5월 7일 영농식을 기점으로 우선 시카고 지역 농장부터 탈북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됩니다.

탈북자들은 생업이 있는 만큼 일단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농사일을 할 예정인데요, 장 씨는 농사에 필요한 준비도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모 씨] “농기구도 있고 트랙터가 있으니까 땅을 갈아 줄 거고요. 배 농장과 닭 농장을 제외하면 한 10에이커 정도까지 탈북자 분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겁니다. 그냥 노는 땅 쓰시게 하는 건데요 ”

탈북자들은 농장 두 곳에서 달래, 냉이, 산마늘, 돼지감자 등 기르기 쉽고 미주 한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특용작물을 재배해 한인식료품점에 판매하게 되며 수익금은 탈북자들의 몫입니다.

장 씨가 제공한 미주리주 농장의 경우 이주가능한 탈북자들이 대상인데요, 이들이 첫 수확에 대한 수입을 올릴 때까지 쓸 생활비 확보 등 수 개월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장 씨는 미주리주 농장은 80만 제곱미터 규모이며 주거시설과 농기구 등이 구비돼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 탈북자 영농단지 조성에 한인 독지가들이 나서게 된 배경에는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윤 회장의 탈북자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있었습니다.

윤 회장은 시카고 지역에 20 명의 탈북자가 있고 이들 대다수가 4-50대 남성이라며, 대부분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영식 회장] “대부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일 용역을 하고 있어요. 한인단체나 개인이 돕고 있지만 단발적이기 때문에..”

윤 회장은 한인사회의 도움에 감사하다면서도 지속성이 부족해 탈북자들이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하게 됐고 3년 전부터 방법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윤 회장은 지난 주말 탈북자들과 독지가와 영농단지를 둘러봤다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미국 내 탈북자 정착촌에 대한 환경은 마련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탈북자 정착지원 영농단지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탈북자는 현재까지 10 명입니다.

지난 2014년에 미국에 입국한 50대 탈북 남성 김마태 씨는 주말 마다 가족을 데리고 농장에 갈 계획입니다.

[녹취:김마태] “아내랑 애들이랑 같이 갈 겁니다. 미국에 온지 얼마 안돼서 아직 아는 게 하나 없지 말입니다. 하라는 거 할 생각입니다.”

20여 년 전 탈북해 유럽의 여러 나라를 거쳐 4년 전 미국에 입국한 50대 탈북 남성 정용준 씨는 윤 회장과 의견을 나누며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습니다.

[녹취: 정용준] “ 3년 전부터 달래사업을 하려고 루트를 형성해 놨어요. 작년에 두 달 동안 종자를 채취해서 많지 않지만 종자 생산할 수 있는 땅에 씨를 뿌려놨어요. 새로 온 사람들 같은 경우는 수입원천이 될 수 있거든요. 주말마다 가서 일하면 1 에이커에 달래사업만 잘 되면 1년에 2만 달러 정도 벌 수 있거든요. 그 정도만 되면 사람들한테 도움이 될 수 있죠.”

유럽에서 농사 경험을 쌓았다는 정 씨는 태국에서 함께 일했던 60여 명의 탈북자들이 미국에 와 있다며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알릴 생각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용준] “호응하는 사람도 있고 일하느라 바빠서 신경 못 쓰는 탈북자들도 있어요. 일단 우리가 씨앗을 농경화할 수 있는 기초적인 일을 해놔야 합니다. 말로만 오라고 했다가 큰 문제가 될 수 있거든요. 확실히 얼마 벌 수 있나 우리가 얼마 벌 수 있냐 비교해서 그런 분들 오라고 해서 농사 짓게 해주면 앞으로 여길 거점으로 미국에 있는 탈북자들이 모일 수 있는 확률이 높죠.”

탈북자 김마태 씨도 차츰 탈북자들에게 소개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도움을 준 한인들이 감사하다며 이번 일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마태] “북한 사람들이 가족과 친척이 다 있잖아요. 북한에. 가족을 돕는 것이 하나의 통일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립적으로 일어서서 자기의 가정과 함께 가족에게 영향을 주는 것도 통일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참여하게 됐고..”

북한에 가족을 둔 탈북자들이 돈을 벌어 가족들을 도울 수 있고 북한 주민을 돕는 것은 한반도 통일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김 씨는 형편이 다른 미국 내 탈북자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해나갈 것이라며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김마태] “모든 것이 실험적으로도 하고 실행하는 단계에 들어가서 사업에서 계획도 생기고 경험도 생기고 규모도 크게 할 수 있고 신뢰가 있게 조직할 수도 있고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편 탈북자 지원을 위한 영농단지 조성에 지역 내 한인단체들이 발 벗고 나서고 있는데요, 한인여선교회는 돼지감자 종자 기부자와 씨앗 구입비를 기부하는 등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윤영식 회장은 이제 시작이라며 미주리주 농장에 다른 주에 있는 탈북자들이 이주해 살 수 있도록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며, 한인사회의 관심과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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