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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중국 대북압박은 외교용...대북전략 불변"


지난달 14일 중국 접경 지역인 북한 신의주 압록강 유역에 석탄이 쌓인 모습을 중국 단둥에서 촬영했다. (자료사진)

지난달 14일 중국 접경 지역인 북한 신의주 압록강 유역에 석탄이 쌓인 모습을 중국 단둥에서 촬영했다. (자료사진)

북한의 올해 초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이후 중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석탄 등을 금수조치하고 북한의 5번째 핵실험 조짐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하는 등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 같은 기조를 단기적 전술로 간주하면서 근본적인 대북 전략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 교수는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중국의 대북 압박을 실질적 제재가 아닌 외교적 행보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스테판 해거드 교수]

북한과의 수출입을 실제 차단하려는 목적이라기 보다 북한과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한 지속적인 신호로 읽는 겁니다.

특히 현 국면을 미국-북한-중국 간의 ‘3각 게임’에 비유하면서 중국이 강력한 제재 이행 의지를 보이면서 6자회담 등 미-북 간 대화 창구를 뚫기 위해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중국의 최근 대북 압박을 과거보다 진일보한 근본적인 정책 변화로 보는 대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기 위한 단기적 처방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 출신인 윤선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불쾌감과 강력한 압박 의지를 거듭 전달하는 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윤선 연구원]

그러면서도 중국의 이런 움직임이 대북 정책의 근본적 변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대북제재는 우선 주민들에게 타격을 가하고 당국자들에게는 가장 나중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중국이 이달 초 발표한 제재 공고문을 봐도 ‘민생과’ ‘인도주의 목적’을 예외적인 상황으로 명시하는 등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 놓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5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270호에 대한 이행 조치로 북한으로부터 수출입을 금지하는 품목 25종을 발표하고 곧바로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해거드 교수는 북-중 국경의 현지인들로부터 교역량 변화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테판 해거드 교수]

중국의 접경지역 투자 규모를 보여주는 교량, 박람회장, 기타 기반시설 등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석탄 거래 등 구체적 실태는 언제나 불투명하다는 설명입니다.

해거드 교수는 중국이 북한의 광물 수출을 차단하면서 대량살상무기와의 연관성이나 민생 목적 여부를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이 제재를 실제로 이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없지만, 그렇다 해도 북한이 초기 파장을 극복하기 위한 현금을 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여 (제재의) 효력이 즉시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스테판 해거드 교수]

윤 선 연구원 역시 북-중 접경지역에서 활발히 이뤄지는 밀무역 등 중국의 제재망에 걸려들지 않는 비공식 교역으로 인해 제재의 효과가 훼손되고 있다며, 따라서 제재 국면이 북한 정권에게 중대한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컬럼니스트인 고든 창 씨 역시 중국이 대북 제재 품목을 발표하는 등 모종의 압박 조치를 취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 차원일 뿐이라면서 제재 조치의 실제 이행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 입장을 내놨습니다.

[녹취: 고든 창]

동북아 전문가인 창 씨는 중국이 그 동안 비슷한 내용의 발표를 한 뒤 국제사회의 시선을 피해 제재를 이행하지 않는 관행을 되풀이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도출 과정에서 최대한 시간을 끌며 제재 수위를 낮추려고 시도했던 것으로도 이미 그런 의도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선 연구원은 중국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앞으로 제재에 저항해 보다 극단적 행동으로 치달을 때 중국이 우선 순위를 제재와 ‘처벌’에 두는지, 아니면 북한 정권의 안정에 두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 선 연구원]

하지만 중국의 기존 대북 전략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북한의 금융 체재를 겨냥한 매우 강력한 제재를 발표한 뒤 불과 수 개월 뒤 이를 흐지부지 시킨 예를 들었습니다.

선 연구원은 중국이 이번에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며, 향후 북한의 행동이 변수로 남아있긴 하지만, 중국이 다른 방식의 전술을 구사하면서도 대북 전략 자체를 바꿀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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