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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와이오밍 경선 압승...'빈부 지역 간 기대수명 격차 커'


미국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대통령 후보가 15일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대통령 후보가 15일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주말에 열린 와이오밍 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테드 크루즈 후보가 압승한 가운데 대의원 확보를 위한 경선 주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드리고요. 오늘(18일) 연방 대법원이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 심리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이어서 잘사는 곳과 못사는 곳 주민들 사이에 기대수명 차이가 크다는 연구결과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 토요일(16일) 와이오밍 주 전당대회가 열렸는데요.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이 압승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루즈 후보가 와이오밍 전당대회에 걸려있던 대의원 14명을 모두 차지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나 존 케이식 후보는 이날 대의원을 1명도 얻지 못했는데요. 두 사람은 와이오밍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크루즈 후보만이 유일하게 참석했습니다. 이날 크루즈 후보의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크루즈 후보] “If you don’t want to hand general election……”

네,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는다면, 본 선거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승리를 내주게 될 것이라고 크루즈 후보는 말했는데요.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걸 바라지 않으면,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와이오밍 주는 이미 지난달에 공화당 코커스, 그러니까 당원대회를 치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당원대회나 예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에게 던지는 표는 그 후보를 지지하는 대의원을 뽑는 표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각 주는 따로 전당대회를 열고 전국 공화당 전당대회나 민주당 전당대회에 나갈 대의원을 뽑는 겁니다. 크루즈 후보는 지난달 와이오밍 당원대회에 걸려있던 대의원 12명 가운데 9명을 확보했는데요. 이번 와이오밍 주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14명을 추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와이오밍 주는 대의원 가운데 일부는 당원들이 투표하는 당원대회에서 뽑고, 일부는 당 지도부가 참여하는 전당대회에서 뽑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콜로라도 주도 비슷한 방식으로 대의원을 뽑았고 역시 테드 크루즈 후보가 큰 승리를 거뒀습니다.

진행자)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조작이라면서 비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일반 유권자들이 투표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면서 불만을 표시했는데요. 하지만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이미 1년 전에 각 주가 경선 방식을 정했다면서 지금 와서 몰랐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죠.

진행자) 이번에 와이오밍 주 전당대회에서 크루즈 후보가 승리하면서 트럼프 후보와 크루즈 후보 간의 격차가 더 줄어들었을 것 같은데요. 현재 대의원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으려면 대의원 1천237명이 필요한데요. AP 통신 집계를 보면, 현재 트럼프 후보가 744명, 크루즈 후보가 559명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두 후보 간의 격차가 이제 200명 이내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내일(19일) 열리는 뉴욕 주 예비선거에서 압승해서 분위기를 전환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진행자) 뉴욕 주는 트럼프 후보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인데요. 트럼프 후보가 우세한 상황이죠?

기자) 맞습니다. 어제(17일) 공개된 최신 CBS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후보가 뉴욕에서 2위와 3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 54%, 크루즈 후보 21%, 케이식 후보 19%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그렇고요. 민주당 쪽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은 이번 뉴욕 주 예비선거에 대의원 291명이 걸려있는데요. 그동안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많이 따라잡긴 했습니다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여전히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고 있습니다. CBS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클린턴 후보가 53%, 샌더스 후보가 43%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제(17일) 샌더스 후보가 뉴욕 브루클린에서 선거 집회를 열었는데요. 샌더스 후보 측은 2만8천 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면서 기록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 목요일(14일) 민주당 후보 TV 토론회에서 샌더스 후보가 세금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했는데요. 공개했습니까?

기자) 네, 약속했던 대로 다음 날인 15일, 2014년도 세금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샌더스 의원 부부는 2014년에 20만5천 달러 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연방 상원의원 봉급 17만4천 달러에 사회보장 혜택을 합친 겁니다. 이는 그래도 미국인 전체 인구의 상위 5%에 드는 수입이라고 합니다. 클린턴 후보는 지난해 7월에 2014년도 세금보고서를 공개했는데요.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강연료와 자문료 등으로 약 2천8백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런 고액의 강연료는 샌더스 후보가 클린턴 후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점 가운데 하나인데요.

기자) 맞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어제(17일) 브루클린 집회에서도 클린턴 후보가 대형 금융기관으로부터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강연료를 받고 있다고 공격했습니다. 한편, 지난 주말 샌더스 후보가 교황청 과학원이 주최하는 회의에서 연설하기 위해서 바티칸을 방문했는데요. 교황 프란치스코 1세와 만날 것이냐가 관심사였는데, 만났습니다. 정식 면담이 아니라, 교황이 그리스의 시리아 난민촌을 방문하기 위해서 나서는 길에 잠깐 만나는 형식이었다고 하는데요. 교황은 정치적인 만남이 아니라,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 만났을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교황과의 만남이 큰 영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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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오늘(18일) 연방 대법원이 중요한 소송을 다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 소송을 심리합니다. 대법원이 이번 소송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리느냐에 따라서 많은 불법 체류자의 운명이 달라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먼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길래 소송까지 벌어졌는지 살펴보죠.

기자) 네, 불법 체류 청소년과 합법적 체류자의 부모들을 구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했다 하더라도 어린아이일 때 미국에 온 청소년들은 추방이 면제되고요. 또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의 부모 가운데 범죄를 지은 일 없이 5년 이상 미국에서 살았으면 추방이 유예될 수 있는데요. 약 4백만 명에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내린 게 2014년 11월이었는데요. 하지만 소송 때문에 제대로 시행조차 못 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텍사스 주 등 26개 주가 오바마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건 겁니다. 이들은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했다면서 행정명령 시행 중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2월에 텍사스 주 브라운스빌 연방 법원이 소송을 제기한 주들의 손을 들어줬고요. 항소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에 불복한 오바마 행정부가 상고하면서 대법원까지 온 거죠.

진행자) 그러니까 연방 정부는 행정부에 이런 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다는 주장이고요. 소송을 건 26개 주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의회가 정한 권한을 넘어섰다는 게 소송을 건 주들의 주장입니다. 만약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합법이란 판결이 나오면, 앞으로 대통령이 법을 피해갈 수 있는 위험한 선례를 남긴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부 측은 행정부에 이민 정책을 정할 권한이 있다고 말하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서 이민개혁 움직임이 나오지 않아서 행정명령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2013년에 상원에서 이민개혁안이 통과되긴 했지만, 하원에서는 이 법안을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2월에 앤터닌 스캘리아 연방 대법관이 사망하면서 대법원에 공석이 생겼죠. 현재 대법관이 8명에 불과한데요. 그 영향이 없을까 모르겠습니다.

기자) 영향이 있습니다. 만약 대법관들 의견이 4-4로 갈리게 되면, 항소심 판결이 유지됩니다. 그러니까 텍사스 주에서는 항소심 판결에 따라서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시행할 수 없는 거고요. 나머지 25개 주는 각각 따로 해당 법원에서 판결을 받아야 하는데요. 왜냐하면, 대법원에서 다수 판결이 나와야만, 선례로서 영향력을 갖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법원이 행정부 손을 들어준다면, 조만간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시행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에서 합헌 판결이 나와서 행정명령이 시행에 들어간다고 해도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또 바뀔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후보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이 발효될 경우, 대통령에 취임하면 즉각 이를 철회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민주당 후보들은 이를 기반으로 해서 이민개혁을 확대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조심스럽게 정부 측의 승리를 점치고 사람도 있긴 한데요. 많은 사람이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두 사람은 보수 성향의 판사들이지만, 로버츠 대법원장이 두 차례나 오바마케어, 그러니까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전국민 건강보험제도를 지지했습니다. 케네디 대법관도 가끔 진보 판사들 편에 서곤 합니다. 과연 대법원에서 어떤 판결이 나올지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는데요. 오는 6월에 판결이 나올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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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소득과 거주 지역이 기대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몇몇 미국 대학과 미 연방 재무부, 그리고 경영 자문 회사인 맥킨지사 소속 경제학자 7명이 연구해서 최근 ‘미국 의학협회저널(JAMA)’에 발표한 내용인데요. 핵심은 잘 살수록 기대수명이 길고, 가난한 사람 사이에서도 사는 지역에 따라 기대수명에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연구진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자료는 뭡니까?

기자) 네, 연구진은 지난 1999년과 2014년 사이에 유효한 사회보장번호와 소득을 가진 미국인 전부의 세금과 사회보장 기록을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연구를 해보니까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오래 사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차이가 났습니까?

기자) 네. 남자 같은 경우는 소득 최상위하고 하위 1% 가 기대수명이 거의 15년이 차이가 났습니다. 여자는 이 격차가 10년이었는데요. 눈길을 끄는 건 지난 2000년 이후에 격차가 커졌는데, 소득 상위 5%는 기대수명이 그새 3년이 늘었지만, 하위층의 기대수명은 전혀 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상대적으로 돈을 많이 버는 사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계층보다 더 오래 사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상식적으로 돈이 많으면 그냥 오래 살 거로 생각하기 쉬운데, 하지만 전문가들 말로는 그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돈으로 건강을 살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거죠.

진행자) 그런가요? 하지만 가난한 사람이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보다 오래 살지 못하는 이유는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에 나온 연구결과도 바로 그 점을 지적하는데요. 소득수준이 낮으면 좋은 환경에서 살거나 좋은 음식을 못 먹는데, 이런 요소들이 수명 단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어떤 전문가는 돈이 없어서 고생을 많이 하면 기대수명이 단축된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아까 가난한 사람들도 사는 곳에 따라 기대수명에 차이가 난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주민 교육수준과 소득수준, 그리고 인구밀도가 높고요. 또 집값이 비싸면서 지역 정부가 쓰는 돈이 많은 지역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곳에 사는 저소득층보다 오래 사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주민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이 높은 곳이라면 어디를 말할까요? 뉴욕 같은 곳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샌프란시스코 시와 로스앤젤레스 시가 바로 그런 지역입니다. 저소득층 기대수명이 긴 상위 8개 도시 가운데 여섯 군데가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데요. 캘리포니아 주 같은 경우 사회보장제도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고요. 또 흡연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번에 연구를 해보니까 이런 지리적 위치가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에 영향을 더 크게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역 특성이 가난한 사람들의 기대수명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령 가난하더라도 지역 정부가 건강에 해를 주는, 가령 흡연이나 비만과 관련된 식품을 강하게 규제하면 저소득층의 기대수명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겁니다. 조사를 해보니까 가난한 사람들의 기대수명에는 운동이나 흡연, 그리고 비만이 큰 관계가 있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지역은 잘사는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소득 차이가 크게 나는, 그러니까 ‘소득불평등’ 상태가 심한 곳이죠? 이런 곳에서는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통념이 있는데, 이번에 나온 연구결과를 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말도 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에 보니까 소득 불평등하고 기대수명이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러니까 소득 불균형이 심한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보면 오히려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보다 건강하다는 그런 말도 되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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