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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범죄…자의적 체포와 구금이 절반 차지"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인권정보센터 초청 통일부 기자단 간담회에서 임순희 북한인권정보센터 실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인권정보센터 초청 통일부 기자단 간담회에서 임순희 북한인권정보센터 실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북한 내에서 조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인권 범죄의 절반 가량은 자의적 체포와 구금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의 활동 이후에도 북한의 인권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지난 13년 간 탈북자 면접조사 등을 통해 축적한 북한 인권범죄 사례분석 결과를 18일 발표했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조사된 범죄 사례는 모두 5만2천여 건이었고 이 가운데 자의적 체포와 구금은 2만5천여 건으로, 전체의 48%에 달했습니다.

이어 주거 이동의 자유와 관련한 침해가 7천200여 건으로 14%를 차지했고 생명권 침해 범죄가 6천여 건으로 12%, 정치범 수용소에서 발생한 사건이 4천500여 건으로 9%, 그리고 고문과 비인간적 처우가 4천여 건으로 8%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또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설치를 전후해 북한 인권범죄 유형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조사한 ‘북한인권 평가 보고서’도 발표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2013년 3월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로 설치됐고 1년 간의 북한인권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14년 2월 북한에서 발생하고 있는 반인도 범죄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었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설치된 뒤 식량권 문제나 수용소 내 가혹 행위, 외국인 납치 사건 등 전반적으로 범죄 발생 빈도는 줄었지만 생명권 침해와 이동의 자유 관련 침해 등의 비중은 증가했습니다.

공개처형과 비공개 처형 등 생명권 침해 비중은 2011~2012 사이엔 전체 인권범죄의 15%를 차지했지만 2013~2014년 사이엔 22%로, 이동의 자유와 관련된 침해는 같은 기간 11%에서 18%로 각각 늘었습니다. 외국인 납치와 강제실종 사건 비중도 1.3%에서 3.5%로 증가했습니다.

반면 정치범 수용소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 사건의 비중은 7%에서 6%로, 그리고 고문과 비인간적 처우는 16%에서 12%로 각각 줄었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핵심엘리트에 대한 대규모 총살과 강제실종이 자행되고 있다며 유엔 보고서도 이런 사건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입니다.

[녹취: 윤여상 소장 / 북한인권정보센터] “COI 보고서가 나온 다음에도 공개처형과 같은 생명권 침해 사건 또 이주, 강제송환 이런 부분과 강제실종, 납치와 같은 이런 부분들은 오히려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좀 더 COI나 유엔에서 구체적이고 계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서 북한 당국에게 개선을 강하게 촉구해야 한다는 거죠.”

북한인권정보센터는 그동안 한국 정부의 위탁을 받아 탈북자 정착시설인 하나원에서 탈북자들을 상대로 북한 내 인권 침해 실태를 조사해 왔습니다.

한국 정부가 이 일을 민간단체에 맡긴 이유는 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설 경우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통일부가 ‘북한인권기록센터’를 설치해 직접 북한 인권 침해 사례를 조사할 방침이어서 민관 사이에 역할 분담을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윤여상 소장입니다.

[녹취: 윤여상 소장 / 북한인권정보센터] “정부에서도 기록센터를 통해서 직접 사업을 하겠지만 20여 년 동안 이 작업을 해오고 있고 축적된 자료들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기존에 저희가 해왔던 사업들도 중단되지 않도록 계속 도움을 줘서 정부 자료와 민간 자료를 서로가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그동안 정부 위탁조사 이외에도 자체적인 탈북자 조사를 꾸준히 벌여 북한 내 인권 침해 사례와 관련 인물이 포함된 8만여 건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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