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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외부 정보 유입으로 북한 체재 변화'


한국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달 3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대북전단을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보냈다. (자료사진)
한국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달 3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대북전단을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보냈다. (자료사진)

외부 세계에서 북한으로 정보를 들여보내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미국의 유력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반면 북한 당국은 국경을 넘어 유입되는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14일 서울발로 북한으로 정보를 들여보내기 위한 다양한 단체들의 노력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이 신문은 먼저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전략센터가 운영하는 한 언론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강철환 씨가 대표로 있는 이 센터는 지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260여 명에게 언론 프로그램을 제공했고, 수강생 중에는 북한체제를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기술을 익히려는 탈북자들이 많습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탈북자들은 상당수가 대북방송국에서 일하거나 한국 내 매체에 북한에 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강철환 대표는 북한전략센터가 지난 2007년부터 지금까지 라디오 400 대, 휴대용 저장장치인 USB 4천 개, 알판 4만여 개를 북한에 보냈다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언론 프로그램은 북한에 정보를 유입시키는 활동을 돕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 정부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판단하고 오랫동안 이를 막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하지만 대북방송이 늘고 휴대용 저장장치가 보급되면서 이런 노력이 벽에 부딪혔다고 전했습니다.

탈북자들은 이렇게 전해지는 정보 가운데 북한보다 훨씬 잘사는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연속극이 가장 인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문은 특히 북한에 외부 정보가 유입되면서 생긴 변화로, 북한 정부가 더이상 북한이 한국보다 잘 산다고 주장하지 않으면서 경제개발을 강조하는 현상을 들었습니다.

미국의 북한인권 단체인 링크 (LiNK)의 박석일 국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에는 탈북자 가운데 많은 수가 한국 연속극이나 방송물을 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 국장은 또 외부 정보 유입으로 북한 주민과 정부 사이의 연계가 약해졌다면서, 많은 탈북자가 외부 정보를 통해 외부 세계에 눈을 뜬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 정보가 들어가는 통로로는 북-중 국경에서 인편으로 몰래 유입되는 USB나 알판, 외부와 통화가 되는 손전화가 있습니다. 비무장지대 부근에서 풍선을 통해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각종 선전물과 민간 대북방송, 군이 운영하는 대북확성기 방송도 중요한 정보원입니다.

이런 가운데 대북 정보 유입을 위해 기존 방식 외에 새로운 형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의 김연호 선임연구원은 최근 국제문제 전문지인 포린 폴리시 (Foreign Policy) 기고문에서 드론, 즉 '무인기' 이용을 주장했습니다.

[녹취: 김연호 연구원] "북한에 한국이나 다른 나라의 영화, 대중가요, 드라마, 이런 것들을 USB에 담아서 보내는 일을 민간단체에서 꾸준히 하고 있는데, 사실 이게 위험부담이 있죠. 인편으로 보내려면... 또 대량으로 보내는 데 한계가 있는데, 이걸 좀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들 찾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중에 인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무인기를 이용하자는 건데..."

무인기를 활용해 그동안 해왔던 대북 정보 유입 활동이 좀 더 기술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게 하자는 겁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으로의 정보 유입 활동에서 미국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대북방송과 정보 유입 활동을 지원하는 법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이 신문은 또 비영리 조직인 미국의 민주주의진흥재단이 지난해 200만 달러 상당의 돈을 대북 관련 사업에 지원했다면서, 한국 내 대북방송국이 지원대상에 포함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신문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 등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대북방송 외에 영국 `BBC' 방송도 대북방송을 고려하고 있고, 현재 한국에서는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대북방송국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는 자신의 언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탈북자들 가운데 북한에 있을 때 외부매체를 접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교육이 갈수록 쉬워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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