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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영국·호주 사업가 등 대북 제재 기업과 거래...제재 허점 드러나'


호주 출신 사업가 등이 유엔의 제재를 받는 북한 기업과 광물 관련 사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북한 라진항 부두에서 석탄 선적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자료사진)
호주 출신 사업가 등이 유엔의 제재를 받는 북한 기업과 광물 관련 사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북한 라진항 부두에서 석탄 선적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자료사진)

영국과 호주 출신 사업가 등이 유엔의 제재를 받는 북한 기업과 광물 관련 사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 제재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과 호주 출신 사업가 등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 목록에 오른 북한 기업과 오랜 기간 거래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 노스’는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런 사실을 공개하면서, 북한의 폐쇄성 등으로 인해 대북 제재에 구멍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38 노스에 따르면 문제의 사업가 중 한 명인 영국인 케빈 리치 씨는 자신의 회사가 북한의 금과 은, 석탄, 희토류 등의 채굴권과 판매권을 25 년 간 보장받았다고 홍보해 왔습니다.

리치 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회사도 희토류를 발견했다는 등 북한과 대형 사업이 진행 중임을 주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리치 씨의 회사는 지난 2012년 호주증권거래소에 채굴권 보유 사실을 신고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리치 씨 등이 북한의 국가자원개발투자공사 (NDIC)와 계약을 맺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문제는 국가자원개발투자공사가 2012년 중반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따른 유엔 대북 제재 기업으로 지정돼 이 같은 계약은 물론 거래가 금지돼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리치 씨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호주인 지질학자 루이스 슈먼 씨 등과 함께 벤처회사를 설립해 투자를 받는 등 사업을 계속해 왔다고 38 노스는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리치 씨 등 관련 인물들은 제재 위반에 따른 법적 조치를 받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운영한 기업들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나 아랍에미리트연합과 같은 나라들에 사실상 유령회사를 차리는 방식으로 핵심 운영진의 이름을 감췄기 때문입니다.

38 노스는 최근 폭로된 파나마 법률회사의 조세회피 자료에 리치 씨 등의 이름이 공개되면서 이들의 행적이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실제 북한의 광물 채굴을 통한 이익은 창출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8 노스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이 같은 문제들을 적발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호주와 같은 나라들이 제재와 관련한 법 집행을 강화해 문제를 방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각국 정부는 조세피난처와 같은 금융허브 국가에 등록된 투자자나 기업들이 제재를 위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등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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