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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북한 식당 줄줄이 폐업...한인 불매운동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북한 식당. (자료사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북한 식당. (자료사진)

캄보디아에 있는 북한 식당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프놈펜에서만 최근 3곳이 문을 닫았고, 나머지 식당들도 손님이 없어 폐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손님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현식 캄보디아한인회장은 6일 ‘VOA’에 수도 프놈펜의 북한 식당 6곳 가운데 3 곳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현식 회장] “능라도 식당이 제일 마지막으로 3월에 닫았어요. 고려식당이 그 전에 2월에 문을 닫았고요. 대동강 식당은 옛날에 수리를 했었어요 문을 닫은 뒤에. 그리고 지난달에 오픈을 할 예정이었어요. 근데 결국 하지 못하고 문을 닫은 걸로 지금 나와있습니다.”

김 회장은 캄보디아한인회가 지난 2월부터 북한 식당을 가지 말자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친 뒤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현식 회장] “개성공단 철수 이후 우리가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냉면 한 그릇이 대수롭습니까’? 라며 시작을 했죠. 냉면 한 그릇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것이 핵을 만드는 데 쓰이고, 북한 정부가 외국에서 모은 돈을 갖고 핵폭탄을 만드는 데 우리가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겠다……”

김 회장은 현지 한인 식품점과 식당들에 북한 식당 출입을 하지 말자는 포스터를 붙이고 한인 여행사들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출입을 삼가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인회 회원들과 북한 식당 앞에서 출입 자제를 요청하는 캠페인도 펼쳤다고 전했습니다.

캄보디아주재 한국대사관도 현지 한인들에게 북한 식당 이용을 자제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재외동포신문’은 6일 김원진 캄보디아주재 한국대사가 최근 교민간담회에서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며 북한 식당 출입을 삼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인들은 이제 북한 식당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입니다.

[녹취: 김현식 회장] “처음에는 평양 식당이나 북한 식당들이 줄을 이렇게 차를 세워가지고 차를 댈 곳 조차 없었습니다. 지금도 (손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이나 현지 사람들이 오는 것이고 한국 사람들은 전혀 발길이 끊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사실 완전히 소멸됐다고 봐야죠. 남은 3 개 북한 식당들도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에요. 한국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북한 식당을 찾는 손님 가운데 80-90%를 차지하는 한국인들의 발길이 끊기자 식당들이 바로 타격을 입었다는 겁니다.

김 회장은 타격이 커지자 북한 측 관계자들이 한인 식품점에 찾아와 포스터를 떼라며 항의까지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인들 스스로 북한 식당 이용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돼 별다른 영향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놈펜에는 5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 식당이 평양 랭면관과 대동강 식당 2곳에 불과했지만 이후 4 곳이 추가로 개업해 성업 중이었습니다.

김 회장은 50개에 달하는 프놈펜의 한인 식당들과 달리 북한 식당들은 노래방을 설치하고 여성 종업원들까지 동원해 매우 적극적으로 손님들을 유치하면서 호황을 누렸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현식 회장] “여기는 아가씨들이 노래방을 하고 호객 행위들을 해 손님들을 많이 유치했었어요. 옛날 북한 식당이 아니었었어요. 요즘은 노골적으로 손님을 많이 유치하는 것을 저도 봤죠.”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런 공격적인 영업 덕분에 최근에는 북한 식당들의 연간 수입이 25-40만 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씨엠립의 북한 식당 2 곳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주기병 씨엠립한인회장은 6일 ‘VOA’에 북한 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이제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주기병 회장] “거의 손님이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기자] “예전에는 손님들이 많았습니까?”

[주기병 회장] “그렇죠. 이번 일이 없을 때는 거기에 일반 손님들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만석이었죠. 거의 한국 관광객에 의존해서 경영을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는 관광지이고 사업가들이 오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앙코르와트 유적지로 유명한 씨엠립은 해마다 한국인 관광객 40만여 명이 찾기 때문에 한국인 손님이 없으면 북한 식당은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주 회장은 또 북한이 외화벌이 목적으로 직접 투자해 세운 앙코르 파노라마박물관 역시 한국 단체관광객들이 찾지 않으면서 운영을 거의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주기병 회장] “거기도 지금 거의 뭐 어떻게 표현하면 개점휴업이랄까 아직까지 손님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인들이 안 들어가니까요”

씨엠립을 찾는 관광객은 대부분 한국인과 중국인들인데 요금을 넉넉하게 낼 수 있는 한국인들이 방문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현지 여행사 관계자는 한국 ‘재외동포신문’에 (한국 당국으로부터) 북한 식당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공식 요청이 있었고, 북한 정권의 핵 위협으로 한인사회에서도 북한 식당 이용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퍼진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월 북한 정권의 돈줄을 죄려는 독자적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해외 북한 식당 이용을 자제할 것을 국민에게 권고했었습니다.

이에 따라 캄보디아 뿐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상당수 지역에서 북한 식당들이 문을 닫거나 영업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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