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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일본군 위안부 영화 '귀향' 미 주요 도시 개봉


영화'귀향'에서 주인공인 14세 한국 소녀 ‘정민’이 일본 군 위안부로 끌려가는 장면.

영화'귀향'에서 주인공인 14세 한국 소녀 ‘정민’이 일본 군 위안부로 끌려가는 장면.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다룬 영화 ‘귀향’이 미국 주요 도시 개봉관에서 상영됐습니다. 이 영화는 한국 국민들이 풀뿌리 운동으로 모은 기금으로 제작돼 화제를 모았는데요. 장양희 기자가 관람객들의 반응을 들어봤습니다.


[영화:효과]

지난달 31일 미 동북부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시내 영화상영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 사이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립니다.

40여 명의 관객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고개를 가로젓기도 하는 등 두 시간 동안 힘겹게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20대 한인 여성은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화관을 박차고 나갔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으로 등장한 14세 한국 소녀 ‘정민’이 일본 군 위안부로 끌려온 첫 날 일본 군 장교에게 매를 맞으며 무력하게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효과: 귀향]

‘귀향’은 17세 나이에 일본 군의 성 노예로 끌려간 88세 강 일출 할머니 등 피해자들의 증언과 역사자료를 재현한 한국 내 첫 위안부 관련 상업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당시 일본 군이 병에 걸린 위안부 소녀들을 산 채로 불에 태워 죽이는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강일출 할머니의 그림이 계기가 되어 제작됐습니다.

[효과: 귀향]

이야기 전개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다소 복잡하게 이뤄지지만 주인공인 3 명의 10대 소녀들이 모두 성범죄 피해자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민’은 일본 군 위안소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총에 맞아 죽는 인물로 수많은 희생자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영희’는 현재까지 살아있는 44명의 생존자를 상징하며, 무녀인 ‘은경’은 강도에게 성폭행을 당한 또 다른 성범죄 피해자로, 생존자 할머니 ‘영희’를 위로하는 소녀로 등장합니다.

영화는 특히 한국 무속신앙의 무녀를 등장시켜 희생자와 생존자의 한을 동시에 위로해 주는데요, 이는 조정래 감독이 영화를 제작한 목적이기도 합니다.

[효과: 조정래 감독-2월 워싱턴 시사회] “영화가 한번 상영할 때 마다 정말 한 분의 소녀들의 영령께서 돌아오신다고 믿습니다.”

지난 2월 워싱턴 시사회에서 조정래 감독이 영화의 의미를 소개한 장면입니다.

영화를 관람한 20대 미국인 남성 크리스토퍼 씨는 무속신앙에 대해 영화와 거리가 좀 느껴지고 혼란스러웠지만 영화 전반에 흐르는 한국 전통음악을 들으며 슬픔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퍼 셰]” I felt a little bit like it took away from the movie. But at the same time..”

크리스토퍼 씨는 믿기 어려울 만큼 슬픈 이 영화 속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점 때문에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문화와 역사가 다른 미국인이라고 해도 위안부들이 겪은 비극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귀향’은 영혼들이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인데요. 관객들은 나비들이 소녀들의 주검을 맴돌다 동해바다를 건너 고향산천으로 날아가는 장면에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50대 한인 남성입니다.

이 남성은 영화가 상당히 영적이며 영화속의 나비들은 좋은 영혼을 상징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30대 여성 미셸 림 씨는 당시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들 생각에 눈물이 많이 났다며,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녹취: 미셸 림] “과거가 현재가 되고 현재가 미래가 되는데 과거가 제대로 잘 해결되지 않고 이어진다면 과거가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잖아요. 과거를 바로 잡고 재정비하고 청산해야 건강한 현재가 되는 것을 너무 많이 느꼈어요.”

또 다른 50대 한인 남성은 나비 장면을 보면서 피해자들이 치유를 얻기를 희망했습니다.

[녹취: 한인 남성 ] “영혼과 자유 . 그리고 전쟁을 통해 잃어버린 자유가 귀향하는 모습 같아서 나비 장면이 좋았어요. 그런 식으로 우리가 겪었던 아픔 같은 것을 좀 힐링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20대 한인 여성은 자신에게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20대 한인 여성] “저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끌려가는 거잖아요. 차라리 저렇게 고통스럽게 있는 것 보다 죽는데 났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 화가 나더라고요. “

이 여성은 영화 제작 목적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면서 나름의 바람을 전했습니다.

[녹취:20대 한인 여성] “사실이죠 이 영화는. 뭔가 하지 않았던 일을 했으면 좋겠고 저를 포함해서 관심이 됐든 후원이 됐든 어떤 방법으로든 다른 스텝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30대 남성 이정우 씨는 이 영화는 한마디로 ‘위로’라며,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2차대전 당시 일본 군 위안부 관련 상업영화로는 한국에서 처음 제작된 ‘귀향’은 미국 내 개봉관에서는 1주일 상영에 그쳤지만 한국에서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지난해 말 한-일 두 나라 정부의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합의에 비판적인 한국인들의 국민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한편 워싱턴정신대문제협의회 이정실 회장은 ‘귀향’의 미국 상륙은 좋은 신호라며, 영화를 제작한 조 감독과 피해자 할머니들이 다음달 텍사스 주를 방문해 현지인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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