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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남 GPS 교란 전파 발사...한국 "도발 즉각 중단"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난달 3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북방 여러 곳에서 GPS 교란 전파를 발사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1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K-9 자주포가 대기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난달 3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북방 여러 곳에서 GPS 교란 전파를 발사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1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K-9 자주포가 대기하고 있다.

북한이 한 달 전부터 한국을 향해 인공위성 위치정보, 즉 GPS 교란 전파를 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사회에 불안감을 조장하려는 도발 행위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난달부터 한국의 수도권 일대로 인공위성 위치정보 즉 GPS 교란 전파를 발사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달 31일엔 교란 전파의 출력을 최대로 높여 시험 수준을 넘어 사실상 GPS 교란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 같은 행위를 도발로 규정하고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GPS 교란 행위 자체가 도발입니다. 북한은 이런 도발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남북관계 발전과 북한 자신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한국 국방부도 대북 경고성명을 내고 북한의 GPS 교란 행위가 정전협정과 국제전기통신연합 규정 등을 위반한 도발 행위라고 규탄하면서 북한이 GPS 공격을 계속한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국방부는 북한이 GPS 교란 전파를 쏘는 장소로 북방한계선 북방 해주와 연안, 평강 그리고 금강 등 네 곳으로 파악했습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까지 북한의 전파 교란으로 군 시설 피해나 작전상 제한사항이 생긴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동해와 서해에서 조업하는 한국 측 어선과 여객선, 상선 등은 북한의 GPS 전파 교란으로 운항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서해 연평도와 동해 속초, 그리고 주문진 인근 해역에서 1일 오전까지 선박 280여 척의 항해장치가 오작동을 일으켰습니다. 직접적인 선박 피해는 없었지만 상당수 어선들이 조업을 일시 중단하거나 일찍 귀항하기도 했습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미-한 연합훈련 기간 동안 북한의 다양한 도발을 예상했고 GPS 교란도 예상한 도발 유형 가운데 하나였다며 한국사회에 긴장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남광규 교수는 북한의 이런 도발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남광규 교수 /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의 GPS 교란이 한국사회에 미치는 심리적 불안감 이런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저비용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한국사회를 교란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서 GPS 교란이 북한으로선 유용할 수 있죠.”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는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와 미-한 연합훈련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이 저강도 도발을 통해 국제사회의 압박에 반발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군사적인 부분에 오히려 타격을 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왜냐하면 GPS로 유도되는 정밀타격 자산들이 많기 때문에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이런 첨단 정밀타격 무기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보여집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현재 차량 형태의 10여 종의 GPS 교란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특히 북한의 GPS 전파 교란 가능 거리가 100㎞ 이상으로 확장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군사분계선에서 가까운 해주에서 교란 전파를 쏠 경우 서울과 수도권까지 영향권에 들어간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군은 북한의 교란 행위에 맞서 군 GPS 전파 교란반을 편성해 대응 전파 발사와 피해 예방 조치 등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GPS 교란 전파를 원천 차단하는 장비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국 군은 이에 따라 교란전파 차단 기술인 ‘항재밍’(anti jamming) 기술을 개발 중이고 장기적으론 2022년까지 전력화하는 5기의 군사위성을 통해 독자적인 GPS를 갖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8월과 2011년 3월 그리고 2012년 5월에도 교란 전파를 한국 쪽으로 발사해 일부 군 장비와 민간 항공기 등에 일시적인 수신장애를 일으켰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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