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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청년들, 서울서 '평화 전시회' 열어


탈북민과 한국의 청년들로 구성된 ‘별찌’ 모임이 개최한 첫 전시회 '끌리는 평화 전시'에 '평화의 조각들(pieces of peace)'이란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9명의 남북한 청넌들이 각자 완성한 조각들을 합하여 만든 작품이다.

탈북민과 한국의 청년들로 구성된 ‘별찌’ 모임이 개최한 첫 전시회 '끌리는 평화 전시'에 '평화의 조각들(pieces of peace)'이란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9명의 남북한 청넌들이 각자 완성한 조각들을 합하여 만든 작품이다.

서울에서 탈북 청소년들과 한국 젊은이들이 협력해 평화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끌리는 평화 전시’란 이름으로 열리고 있는 전시회 현장을 서울의 박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녹취: 현장음]

연인관계인 남녀 사이에서 작은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연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평온과 불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록영화 ‘무제’인데요, 이는 남과 북의 현실과 매우 닮아있습니다. 이런 기록영화와 그림, 설치미술작품, 의상디자인 등 다양한 예술작품들이 전시돼 있는 ‘끌리는 평화 전시’ 현장인데요, 이 전시는 탈북민과 한국의 청년들로 구성된 ‘별찌’ 모임의 첫번째 전시입니다. 별찌의 차정순 씨입니다.

[녹취: 차정순, 별찌 회원] “별찌 모임은 북한 청년들이, 처음에 시작하기에는 대학교 다니는 청년들이 대학생활에 적응하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처음에 조금 도움이 되고자 만든 모임이긴 한데, 모이다 보니까 우리끼리 하는 것 보다는 남한 친구들이랑 같이 모여서 문제 해결이라든가 대학생활에서 어려운 일을 남한 친구들이랑 같이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도 되고 어려운 일은 도와 가면서 친해지고자 하는 모임이었는데, 별찌는 북한말로 별똥별이라는 말이거든요. 별똥별은 하늘에서 떨어지지만, 어디로 떨어지는지 모르지만 떨어지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희도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별똥별처럼 남한에 떨어져서 잘 살아가자는 의미도 있고요.”

별찌는 지난 1년 동안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고, 미술치료사를 초청해 강의도 듣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 결과물로 회원들은 평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작품들을 제작했고, 그 결과물 8 점이 이번 전시에 나왔습니다.

[녹취: 차정순, 별찌 회원] “뭔가 의미가 있어야 되잖아요. 결말이라는 게 있어야 될 것 같아서, 그 것을 뭐로 할까 생각을 하다가, 좀 더 북한에 대해서 남한 학생들이나 청년들에게 알리고 좀 그런 의미 있는 뭔가를 하고자 했었거든요.”

차정순 씨의 소개로 합류하게 된 박정실 씨는 한국의 사회 초년생인데요, 별찌 활동을 하면서 평화의 소중함을 깊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녹취: 박정실, 별찌 회원] “정기적인 모임은 한 달에 두 번 모였어요. 그래서 모이면서 같이 평화에 관련된 전시를 보러 가기도 하고 같이 계절이 바뀔 때 나들이를 가기도 하고, 평화 이런 주제의 토론을 하기도, ‘넌 평화를 어떻게 생각하니?’ 무슨 뭐 이런 통일에 관해서 하기도 하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저도 만드는 거 좋아해서 ‘나도 껴줘.’ 하고 들어갔는데 저는 되게 좋았어요. 평화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을 많이 안하고 있다가 실제로 해 보고 더 관심을 가지게 된 케이스인 것 같아요.”

전시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나와 있는데요, 특히 한반도 지형모형 위에 각각의 경험을 담아 완성한 작품이 눈에 띕니다.

[녹취: 차정순, 별찌 회원] “아홉 명의 멤버가, 아홉 칸으로 나뉘어져 있잖아요, 한 칸 한 칸 채운 거예요. 채운 작품인데, 남한 친구들은 북한 쪽을 채우고, 북한 친구들은 남쪽을 채우는 식으로 자기가 일하고 있거나 공부하고 있는 분야의 다양한 소재라든가, 자기가 원하는 그런 오브제 그런 것들로 한 칸 한 칸 채워간 그런 작품이거든요.”

깃털불사라는 작품은 한옥의 뼈대 위에 관람객들의 염원을 담은 깃털을 올려 만든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전시가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완성해 나가게 되는데요,

[녹취: 박정실, 별찌 회원] “이 뼈대는 한옥의 구조를 갖고 만들었고, 보이는 형상은 날개 형상이에요. 날개가 의미하는 게, 자유나 평화나 이런 걸 의미하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평화라는 것도 한 사람이 평화를 하자, 해서 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염원이 소원이 이렇게 같이 모아졌을 때 평화가 이뤄지는 것처럼, 사람들이 이 깃털 위에다가 평화에 대한 염원이나 소원을 써서 전시 마지막에 날개가 완성되는 거거든요. 다 쓴 거 보면 우리가 이 모임을 하길 잘 했다, 내지 평화나 통일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던 것 같은 그런 청년들도 되게 관심이 많구나, (그래서) 이런 전시 뿐만 아니라 이런 행사들이 계속 이뤄져야 할 것 같다는 그런 탄력을 받았어요.”

가슴 찡한 사연이 담긴 세상에 하나 뿐인 의상도 전시돼 있습니다.

[녹취: 박정실, 별찌 회원] “새터민으로 남한에 오면서 양부모의 그런 관계를 맺어요. 그런데 이 어머니가 10 년 전쯤에 친딸이 사고로 죽었대요. 그 딸이 취직 선물로 사준 첫 선물을 양딸한테 주면서, 이 옷을 업사이클 하는 식으로 만든 작품이 이거고, 그래서 re-born이라고 해서, 옷도 새로 태어나고 이 새터민도 엄마를 만나서 새로 태어나는 그런 스토리를 담고 있어요.”

차정순 씨의 작품도 전시 돼 있는데요, 북한의 가장 대중적인 산업품 중 하나인 편리화를 소재로 한 ‘편리화’라는 작품입니다.

[녹취: 차정순, 별찌 회원]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한 반이 그냥 그대로 올라가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그러다 보면 그 친구들을 10 년이 지나도 그 친구의 습관이나 장단점이나 그런 것들을 다 기억하게 되더라고요. 35 명의 기억이 다 있어요. 이름도 다 있고. 그래서 여기에는 그 35 명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메시지를 전하는 식으로 제가 이제 쓴 거고. 북한 신발 밑창에 보면 다 ‘신의주 신발’이라고 써 있어요. 그런 대중적인 운동화를, 북한의 획일화된 뭔가 개성 없는 그런 집단을 표현하기도 하면서, 그 안에도 서로의 각자의 개성이 있다는 거를 보여주려고 이 작품을 한 거거든요.”

끌리는 평화 전시는 오는 4월 8일까지 서울 건국대학교 근처에 있는 커먼그라운드 스트리트 마켓동 4층 전시관에서 열립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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