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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단체들, 한국 정부 맹비난…"총선 겨냥 남남갈등 의도"


지난 1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한 과업을 철저하게 관철할 것을 촉구하는 대규모 군중 대회가 열렸다. (자료사진)

지난 1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한 과업을 철저하게 관철할 것을 촉구하는 대규모 군중 대회가 열렸다. (자료사진)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북한의 정치 사회 종교 등 각종 단체들이 한국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을 일제히 맹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남남갈등을 유도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자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대변인은 27일 성명을 내고 미-한 합동군사훈련을 무모한 북침전쟁 책동이라며 미국과 박근혜 한국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성명은 또 북한의 최고 수뇌부 즉,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털끝만큼이라도 건드린다면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리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성명은 특히 한국의 노동자들과 각계각층 인민들이 미국과 박근혜 정부의 북침전쟁 도발책동을 저지하기 위한 거족적인 애국성전에 떨쳐 나서야 한다며 한국사회 내부의 갈등을 부추겼습니다.

북한의 대남단체인 민족화해협의회는 남북관계를 차디찬 얼음장으로 만들어버린 장본인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발표했습니다.

이밖에도 북한 노동당의 어용정당으로 알려진 사회민주당과 조선농업근로자동맹,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등도 비슷한 내용의 비난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군 조직이나 대남기구가 했던 북한의 대남 위협에 정당이나 사회단체들까지 일제히 나선 데 대해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경쟁의 한 단면으로 평가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한국 통일부] “우리 정부와 대통령을 공격하는 이런 행태는 지난번 3차 핵실험 때도 일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처럼 수위가 높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것은 어떻게 보면 체제 내부에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정 대변인은 이어 북한의 이런 행태가 매우 안타깝다며 결국 북한과 지도부의 수준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정당과 사회단체 이름의 이런 비난 성명을 낸 데 대해 다음달 13일 치러지는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를 겨냥해 남남갈등을 최대한 부추기려는 계산된 행동이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입니다.

[녹취: 김진무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지금 총선 분위기 속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북한 주민들에겐 굉장히 우려스럽다, 그러니까 북한 사회단체들이 나서서 한국 야당이나 국민들이 정부에 압박을 넣어서 대북정책을 바꾸도록 하라고 촉구하면서 결국은 총선을 앞두고 남남갈등을 유도하려는 선전전의 일환이라고 보고 싶어요.”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매우 높아진 상황에서 북한의 사회단체들이 한국 정부를 겨냥한 비난전에 나선 것은 총선 국면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점차 구체화돼 가는 양상입니다.

북한의 대남 통일전선기구인 반제민족민주전선은 앞서 26일 한국의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 대한 낙선 투쟁 구호를 발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반제민족민주전선은 이른바 ‘전체 국민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내고 한국의 이번 총선을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역사의 날로 만들자고 선동했습니다.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입니다.

[녹취: 김진무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남남갈등을 유도해서 야당에 유리한 총선국면을 유도하기 위해선 북한이 무력시위나 군사적 위협을 지속적으로 하고 또 박근혜 정부를 비판해서 야당이 박근혜 정부를 공격할 수 있는 자료나 근거를 제시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김 박사는 그러나 북한이 총선 기간 동안 한국과의 직접적인 무력충돌이나 핵 또는 미사일 실험과 같은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선 한국 여론의 역풍을 의식해 쉽게 저지르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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