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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자폭 테러범 신원 추가 공개…중국-인도네시아 영유권 갈등


24일 벨기에 군인들이 이틀 전 연쇄 테러 공격이 발생 브뤼셀 국제공항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24일 벨기에 군인들이 이틀 전 연쇄 테러 공격이 발생 브뤼셀 국제공항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VOA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벨기에 브뤼셀 연쇄 폭탄 테러 현장에서 자폭한 세 번째 테러범의 신원이 밝혀졌습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를 국빈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이 만찬에서 아르헨티나의 전통춤을 깜짝 선보였습니다.

진행자) 먼저 벨기에 테러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22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연쇄 폭탄 공격이 발생해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는데요. 공항에서 자폭한 또 다른 테러범의 신원이 밝혀졌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브뤼셀 연쇄 폭탄테러 사건은 브뤼셀 외곽에 있는 자벤템 국제공항과 브뤼셀 시내에 있는 말베이크 지하철역에 약 한 시간 간격으로 발생했는데요. 사건 발생 후 벨기에 당국은 공항 폐쇄회로(CCTV)에 찍힌 용의자들의 모습을 공개했었습니다. CCTV 속에는 모두 3명의 남성이 찍혀 있었는데요. 이들 중 2명은 공항에서 자폭했는데 1명의 신원은 어제(23일) 공개됐고요. 오늘(24일) 벨기에 경찰 당국이 또 한 명의 신원을 밝혔습니다. 벨기에 경찰은 공항에서 자폭한 테러범의 신원이 나짐 라크라위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나짐 라크라위는 이미 벨기에 당국의 수배를 받던 인물이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짐 라크라위는 벨기에 경찰이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의 주범인 살라 압데슬람을 최근 체포한 후 공개 수배해왔던 인물인데요. 25살로 모로코에서 태어났지만 줄곧 벨기에에서 성장했다고 합니다. 나짐 라크라위는 특히 파리 테러 때 폭탄 제조를 맡는 등 핵심 역할을 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고요. 또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의 유럽 지역 총책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벨기에 당국은 라크라위가 테러 자행 당시 입었던 자살폭탄 조끼에서 DNA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공항에서 자폭한 또 다른 테러범과, 지하철역에서 자폭한 테러범은 형제 사이였던 것으로 밝혀졌죠?

기자) 네, 두 사람 모두 벨기에 국적으로 30살 이브라힘 엘 바크라위와 27살 칼리드 엘 바크라위 형제인데요. 형인 이브라힘 엘 바크라위는 자벤템 공항에서, 그리고 동생 칼리드 엘 바크라위는 지하철역에서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했습니다. 벨기에 경찰 당국은 이들 형제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과도 연루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벨기에 경찰이 현재 나머지 범인들을 추적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벨기에 경찰 당국은 공항 CCTV에 찍힌 또 한 명의 용의자, 그리고 지하철역에서 칼리드 엘 바크라위와 함께 자살폭탄테러 공격을 자행한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용의자를 추적 중입니다. 이 용의자는 지하철역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커다란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경찰은 이 남성이 자폭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까지 사상자 집계가 어떻게 됩니까?

기자) 현재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31명입니다. 하지만 부상자가 270명에 달하고요. 이 가운데 중상자가 60명이 넘어 앞으로 사망자가 더 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말베이크 역은 유럽연합 본부 주변에 있는 역인 데다가 사건이 발생한 게 오전 8시경으로 출근 시간이어서 피해가 더 컸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테러범 가운데 1명이 터키에서 강제로 추방된 인물이라는 보도가 있군요.

기자) 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어제(23일) 직접 밝힌 내용인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정부가 이번 폭탄 테러범 가운데 1명인 이브라힘 엘 바크라위를 지난 해 6월 시리아와 터키 남부 접경 지역에서 체포한 뒤 추방했다고 밝혔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특히 터키 정부가 벨기에 정부에 이브라힘이 '외국인 테러 전투원'이라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막지 못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지금도 벨기에 정부는 테러에 대한 경고가 있었는데도 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벨기에 당국의 테러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해 130여 명이 숨진 파리 연쇄 테러 당시에도,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를 비롯한 주범 9명 중 4명이 벨기에 출신이었습니다. 벨기에는 유럽에서도 무슬림 이민자들이 많은 나라인데요. 이들이 벨기에 사회에 성공적으로 통합되지 못하면서, 사회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이미 있었습니다.

진행자) 브뤼셀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자벤템 공항이 폐쇄되면서 하루 60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는데요. 오도 가도 못하는 승객들이 천 여명에 달하고요. 발이 묶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현지 언론들은 이들이 브뤼셀 교외에 있는 큰 장소에서 마치 난민처럼 지내고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불편하지만 끔찍한 테러를 겪고 살아난 것에 안도하면서 침착하게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들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자벤템 국제 공항은 적어도 오는 26일까지는 폐쇄될 예정이고요. 지하철도 운행을 재개하긴 했지만 운행 횟수를 많이 줄였습니다. 또 벨기에 당국은 시민들의 외출 자제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BRIIDGE ///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인도네시아가 최근 또다시 날카롭게 대립하는 사건이 벌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남중국해에 있는 나투나 제도 부근에서 중국 어선과 인도네시아 경비선 간의 충돌 사건이 벌어지면서 양국 간의 갈등이 점점 더 고조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이번 주 중국 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중국 경비정의 방해 행위를 강력히 비난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는데요. 중국은 자신들의 행동이 정당했다며 서로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건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볼까요?

기자) 네, 지난 19일 남중국해 칼리만틴 섬 부근의 나투나 제도 인근 해역에서 중국의 어선들이 조업활동을 하고 있었는데요. 인도네시아 경비선이 이들을 적발하자 도주했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경비선이 이들을 추적해 선원 8명을 체포하고 어선의 예인을 시도했는데요. 중국 경비정이 예인을 방해하고 어선을 중국 영해 쪽으로 더 밀어 넣으면서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렛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중국이 인도네시아의 주권과 배타적경제수역(EEZ) 관할권을 침해했다면서 중국의 조치는 인도네시아가 남중국해에서 해온 평화와 안정 노력을 파괴한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마르수디 장관은 또 중국이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중국은 어떤 반응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자국의 어선들이 조업 활동을 한 것, 또 자국 경비정이 인도네시아 경비선의 예인 행위를 막은 것은 정당하다는 입장입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나투나 제도 인근 해상은 중국의 전통적인 어장이라면서, 문제의 어선은 자국의 영해에서 조업 중이었으며, 인도네시아 경비선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어선을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이 나투나 제도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권에 들어간다고 주장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약 70년 전 '남해 9단선'이라는 가상의 선을 설정했는데요. 남중국해의 약 80% 이상이 이 남해 9단선 안에 들어가 있고요. 현재 인도네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나투나 제도역시 이 남해 9단선 안에 들어가 있어 종종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중국 정부는 현재 인도네시아 당국에 체포돼 있는 자국 선원 8명의 석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BRIDGE///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19년 만에 남미 국가 아르헨티나를 국빈 방문 중이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부인 미셸 여사, 두 딸과 함께 쿠바 방문을 마치고 아르헨티나를 국빈 방문 중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 (23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카사 로사다 대통령궁에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이어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마크리 대통령이 역내 지도자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면서 마크리 대통령이 선거 당시 공약했던 개혁 작업들을 과감히 추진해 나가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고요. 마크리 대통령은 미국과 아르헨티나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우방 관계를 맺어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르헨티나는 14년 만에 우파 정권이 집권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기업인 출신으로 이제 취임한 지 100일 조금 넘은 신임 대통령입니다. 아르헨티나는 14년간 좌파가 집권했었지만 지난 2014년 국가부도사태를 맞았고요. 이후에도 경제가 나아지지 않으면서 정권이 교체됐습니다. 마크리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당시 경제 활성화와 사회 안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23일) 기자회견장에서 벨기에 브뤼셀 폭탄 테러와 관련한 입장도 밝혔죠?

기자) 네. ISIL 격퇴는 자신의 최우선 현안이라면서, 벨기에와 벨기에 동맹국들이 테러범을 체포하도록 필요한 건 무엇이나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고요. 또 이번 사건은 인종과 국적, 종교에 상관없이 테러를 격퇴하기 위해 전 세계가 하나로 단합해야 하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23일) 만찬장에서 아르헨티나의 전통춤을 깜짝 선보인 것도 화제가 되고 있죠?

기자) 어제(23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키르치네르 문화센터에서 국빈 만찬이 있었는데요. 아르헨티나의 전통춤인 탱고 공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연을 마친 남녀 무용수들이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앉아있던 테이블로 가서 춤을 청한 겁니다. 예정에 없던 거였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당황해서 손을 내저으면서 사양했지만 거듭 요청하자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췄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탱고 솜씨가 제법 그럴싸하던데요. 원래 탱고를 출 줄 알았을까요?

기자) 아니라고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도 탱고를 못 춘다고 말했는데요. 탱고라는 게 두 사람 간의 호흡이 아주 잘 맞아야 하고 발동작도 엉키면 안 되기 때문에 사실 쉬운 춤은 아닌데요. 오바마 대통령, 다소 멋쩍은 듯 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진행자) 자, 오바마 대통령의 오늘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

기자) 오늘 (24일)은 아르헨티나에서 군사 독재정권의 시작을 알린 쿠데타 40주년 기념일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군사 독재 기간 중 희생된 3만 명을 추모하는 행사에도 참석해 헌화할 예정입니다. 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항구도시인 라보카 지역을 찾아 젊은 기업인들과도 면담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서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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