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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분단 아픔 다룬 연극 '아나스포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극단 C바이러스 연습실에서 단원들이 연극 '아나스포라'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극단 C바이러스 연습실에서 단원들이 연극 '아나스포라'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실화를 토대로 한 연극 ‘아나스포라’가 다음달 10일부터 18일까지 서울에서 공연됩니다. 서울의 박은정 기자가 연극 연습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녹취: 현장음]

총성이 울리던 날 밤, 총에 맞고 쓰러진 친구를 적진에 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태백 출신 학도병 ‘기석철’과 납북된 친구 ‘리금동’. 전쟁으로 인해 죽마고우를 평생 마음에 묻고 살게 된 리금동과 기석철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연극 ‘아나스포라’입니다.

[녹취: 현장음]

아나스포라는 시간과 공간이 다른 4 개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습니다. 1951년 태백 출신 학도병 리금동과 기석철 이야기, 방콕을 배경으로 한 김송아와 리송지 이야기, 리금동의 손녀 리송지의 그녀의 세 남편 이야기, 그리고 미국을 배경으로 한 죠슈아와 제시카의 이야기가 맞닿아 있는데요, 연극은 소외된 사람들이 사실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이들의 고통이 우리 모두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작품을 쓴 극단 C 바이러스의 이문원 대표입니다.

[녹취: 이문원, 극단 ‘C 바이러스’ 대표] “아나스포라는 디아스포라, 그 흩어짐의 반대말 뜻을 갖고 있고요, 하나됨, 고향으로 돌아옴.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남북의 분단이 이뤄진, 두 학도병이 동부전선에서 헤어지게 되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해서 서로 다른 네 가지의 이야기가 서로 날줄과 씨줄로 얽혀서 사실 참된 우리의 마음의 고향, 우리 민족의 통일을 찾아가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북한에 있는 남편과 중국으로 탈출해 결혼한 남편 그리고 한국에서 만난 남편, 이렇게 세 명의 남편이 있는 리송지의 이야기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리송지 역을 맡은 구시연 씨 입니다.

[녹취: 구시연, 리송지 역] “리송지는요, 원래 북한에 살다가 남편이 돈 벌러 중국 갔는데, 나타나지 않아서 중국에서 살다가, 희망을 잃고 중국에서 남자를 만났다가 또 거기에서 도망쳐 나와서 아이를 데리고 베트남 국경을 넘었다가 아이랑 헤어지고, 한국에 와서 탈북자가 됐다가 아이를 찾으러 다시 방콕에 가서 헤매다가 다시 한국에 정착한, 그래서 한국에서 남편을 만나서 결혼해서 살고 있는 여자입니다. 막상 이해하려고 보니,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애는 잃어버렸는데 결혼은 세 번이나 했으니. 그런데 리서치 과정이나, 조금씩 그 인물에 들어갈수록, 사회가 그렇게 여자를 극단적으로 몰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구나. 그게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고, 사실은 정말 많은 탈북하신 여성분들이 겪은, 살아 남으려면, 다시 북한으로 북송되지 않으려면 겪어 내야 하는. 어떤 삶을 쟁취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어떤 루트 같은 거더라고요. 그런 걸 깨닫고 나서는 이제는 조금씩 감정적으로, 머리가 아니라 감정적으로 이해해가는 과정에 놓여있습니다.”

달콤한 신혼생활을 하던 중, 아내의 북한 남편의 존재를 알게 되는 리송지의 한국 남편 ‘우식’역은 염순식 씨가 맡았습니다.

[녹취: 염순식, 우식 역] “굉장히 외로운 인물이라고 생각을 해요. 고아로 자랐고, 그래서 겨우 이렇게 만들어진 가족에 집착을 많이 하는 외로운 인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계속 이해가 안 되는 지점이 억지로 이해하려고 한다고 해서 되진 않는 것 같아요. 그냥 계속 부대끼면서 이해가 안 되는 데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계속 가게 되지 않나, 결국은.”

이문원 대표와 배우들은 이 작품을 위해 여러 명의 탈북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험난한 탈북 여정과 그리운 고향 이야기, 남한에서의 녹록치 않은 삶에 대해 들으면서 조금이나마 탈북민들의 삶에 대해 알게 됐는데요, 리송지의 북한 남편인 함강모 역의 김정석 씹니다.

[녹취: 김정석, 함강모 역] “이해하기 쉬운 상황은 아니죠. 인물이 탈북을 했거나 그렇다고 해서, 아니면 그게 어떤 사람이라도 이해되는 상황은 아니잖아요. 자기가 납득을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상황이 그러니까. 그래도 속으로는 계속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내가 버티고 옆에서 있으면 나한테 다시 올 수 있을 거다, 이 상황이 어떤 식으로든 극복이 될 거다라고 믿고 있지 않을까라는 그런 생각을 하죠. 두 분을 만나 뵙고 도움을 받아 봤는데요, 여기서 편하게 산 제가, 그 분들의 어떤 고통을 완벽하게 이해를 한다는 게 너무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난의 행군 때 그런 극단적인 어떤 배고픔이라든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 제가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힘들 것 같더라고요.”

[녹취: 현장음]

연극 아나스포라는 오는 4월 10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유시어터에서 공연됩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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