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메릭 갈랜드 미국 연방 대법관 지명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6일 백악관에서 새 연방대법관 후보에 메릭 갈랜드 현 연방순회항소법원장(가운데)을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왼쪽은 조 바이든 부통령.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6일 백악관에서 새 연방대법관 후보에 메릭 갈랜드 현 연방순회항소법원장(가운데)을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왼쪽은 조 바이든 부통령.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16일,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으로 한 달 넘게 공석 중이던 연방 대법관의 후임으로 메릭 갈랜드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장을 지명했습니다. 미국은 지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수와 진보, 공화당과 민주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의 연방 대법관으로 지명된 메릭 갈랜드 판사는 과연 누군지,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메릭 갈랜드 연방 대법관 지명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의 연방 대법관 제도

[녹취]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 사망 보도

미국의 연방 대법원은 대법원장을 포함해 모두 9명의 판사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월 중순 보수파의 거목인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현재 연방 대법원은 진보 성향의 판사 4명, 보수 성향의 판사 4명으로 정확히 양분돼 있는데요. 공석 중인 스캘리아 대법관의 후임으로 누가 되느냐에 따라 중심축이 움직이게 됩니다.

[녹취] 동성혼 합헌 보도

지난해 6월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동성혼 합헌 판결을 내린 것은 연방 대법관이라는 자리가 미국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엄중한 자리인지 극명히 보여주는 예가 될 텐데요. 상원 공화당 지도부는 민주당 소속의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을 불과 1년도 채 안 남겨 놓은 상황에서 후임 대법관을 지명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히 반대해왔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발표 기자회견

그러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카드가 바로 메릭 갈랜드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장입니다.

“유대인의 뿌리를 가진 갈랜드 판사 ”

메릭 갈랜드 판사는 1952년,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고향인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태어났습니다. 올해 63살이니까 대법관 지명자로서는 나이가 많은 편인데요. 현재까지 가장 나이가 많은 지명자는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지명한 루이스 파웰 대법관으로 지명 당시 64살이었습니다.

갈랜드 판사는 유대인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데요.

[녹취: Garland ] “My grandparents left the pale of settlement at the border of western Russia…”

갈랜드 판사가 오바마 대통령의 후보 지명을 수락하면서 자신의 집안 내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갈랜드 판사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1900년대 초 반유대주의를 피해 자녀들에게 더 나은 삶을 만들어 주기 위해, 당시 러시아 서부와 동유럽 접경 지역에 있던 유대인 정착촌을 떠나 미국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갈랜드 판사는 시카고 근교의 중상류층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서 성장했습니다.

[녹취: Garland ] “My parents taught me by both words and deeds …”

소규모 회사를 운영했던 아버지와 가정주부였던 어머니는 유대인 지역 사회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많이 하며 언행일치의 삶으로 자녀들을 양육했다고 합니다. 학창 시절, 뛰어난 우등생이었던 갈랜드 판사는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한 후, 법조인의 길을 걷기로 결정하고 하버드 법률전문대학원에 진학해 1977년에 졸업했습니다. 하버드 법률대학원 재학 당시에는 미국 최고의 권위 있는 법률 학술지로 인정받는 “하버드 로 리뷰’의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갈랜드 판사는 1987년에 결혼해 슬하에 두 딸이 있습니다.

“민간, 정부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

갈랜드 판사는 대학원을 졸업한 후 연방 법원 판사들의 사서와 법무장관의 특별 보좌관 등을 지내다가 워싱턴 D.C.의 민간 법률회사에서 약 4년간 일했는데요, 주로 반독점법 재판을 담당하는 잘나가는 변호사였습니다. 이 기간에 하버드 법률대학원에서 강의도 했습니다. 하지만 1989년 연방 법무부 검사로 다시 공직 생활을 시작하는데요. 연봉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어릴 적부터 사회에 대한 책임과 봉사를 가르쳤던 부모의 영향이 컸습니다.

[녹취: Garland ] “One of my first assignments was to assist in the …

갈랜드 판사가 연방 법무부 검사로 첫 번째 맡은 임무 가운데 하나가 뉴욕의 범죄 조직 소탕 작전이었고요. 1995년에 발생한 오클라호마 주 폭탄 테러 사건으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습니다.

[녹취] when I went to Oklahoma City to investigates the bombing…

당시 연방 법무차관의 수석 보좌관으로 테러 현장을 직접 방문해 사건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요. 1997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워싱턴 D.C. 연방 순회 항소법원 판사로 지명합니다. 갈랜드 판사는 상원의 인준 표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임명됐고요.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3년 갈랜드 판사를 D.C. 연방 순회 항소법원의 수장인 연방 항소법원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양 당의 지지를 받아온 중도 성향의 판사”

메릭 갈랜드 판사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항소 법원인 D.C. 연방 항소법원의 판사로 20년 넘게 재직하면서 온건하고 중립적인 성향으로 초당적인 신망을 얻은 인물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의 반대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정당을 떠나 두루 존경을 받는 인물이어야 하는데, 갈랜드 지명자는 양쪽 모두에게서 존경과 신뢰를 받는 인물로 손색이 없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하지만 중도 성향의 갈랜드 판사가 연방 대법관으로 임명되면 50년 만에 미국에 가장 진보적인 연방 대법원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이 판사들의 이념 성향을 측정한 걸 보면 갈랜드 판사는 소니아 소토마요르 연방 대법관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 대법관에 이어 세 번째로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갈랜드 판사가 연방 대법관이 되면 미국의 연방 대법원에는 하버드 법률전문대학원 졸업자가 5명으로 늘게 되고요. 전 연방 검사 출신은 3명이 됩니다. 또 9명의 대법관 중 가톨릭교가 5명, 유대교가 4명이고요. 개신교는 1명도 없는 상태가 계속되는데요. 지난달에 숨진 스캘리아 대법관도 가톨릭교도였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메릭 갈랜드 연방 대법관 지명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