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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새 연방 대법관 지명...퍼거슨 시, 연방 정부 사법 개혁안 승인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6일 백악관에서 새 연방대법관 후보에 메릭 갈랜드 현 연방순회항소법원장(오른쪽)을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왼쪽은 조 바이든 부통령.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6일 백악관에서 새 연방대법관 후보에 메릭 갈랜드 현 연방순회항소법원장(오른쪽)을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왼쪽은 조 바이든 부통령.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메릭 갈랜드 판사를 새 연방 대법관 후보로 지명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화요일(15일) 5개 주에서 열린 예비선거 결과 살펴봅니다. 이어서 미주리 주 퍼거슨 시가 연방 정부가 제시한 경찰 개혁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소식도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 대법관 지명자를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세상을 떠난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 후임으로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장인 메릭 갈랜드 판사를 지명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Today, after completing……”

기자) 아주 힘들었던 과정을 거쳐서 메릭 갈랜드 연방 항소법원장을 새 대법관으로 지명했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곳 시각으로 수요일(16일) 오전 백악관에서 직접 이 사실을 발표했는데요. 갈랜드 지명자가 대법원에 중용과 품격, 평등의 정신을 가져다줄 것이라면서 법원 사서와 검사, 법원장으로서의 풍부한 경륜과 뛰어난 판결 능력을 법조계에서 두루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누구를 신임 대법관으로 지명할지 관심이 많았는데요. 새로 지명된 메릭 갈랜드 판사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갈랜드 지명자는 현재 워싱턴 디시에 있는 연방 항소법원의 수장인데요. 올해 63살로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시카고 출신입니다. 하버드대학교와 하버드 법률전문대학원을 나왔고요. 워싱턴에 있는 법률회사인 ‘아널드 앤 포터’에 있다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엔 연방 법무부에서 일했습니다.

진행자) 갈랜드 지명자가 많이 알려지게 된 계기가 지난 1995년에 발생한 오클라호마 주 폭탄 테러사건이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당시 이 사건 조사를 진두지휘하면서 이름이 많이 알려졌죠. 갈랜드 지명자는 또 연방 법무부에 있을 때 당시 매리언 배리 위싱턴 D.C. 시장의 마약 사건을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1997년에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갈랜드 지명자를 D.C. 항소법원 판사에 지명했고요. 2013년에 오바마 대통령이 순회 항소법원장에 임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 연방 대법원이 보수와 진보가 4대 4로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요. 누가 이 균형을 깰 것인가가 큰 관심사 아닙니까? 갈랜드 지명자의 성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백인인 갈랜드 지명자는 온건한, 그리고 중립적인 성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민주, 공화 양당에서 두루 존경받는 법조인이라고 하는데요. 지난 2010년에 당시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이었던 공화당의 오린 해치 상원의원은 갈랜드가 훌륭한 법관이라면서 대법관에 지명되면 인준 과정에서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될 것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 연설에 이어서 갈랜드 판사가 소감을 밝혔는데요.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갈랜드 판사] “Fidelity to the Constitution and the law……”

기자) 갈랜드 판사는 그동안 헌법과 법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다고 말했는데요. 상원 인준을 받는다면, 계속해서 이 같은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에 맞서서 진보 색이 확실한 지명자를 들이밀지 않고 온건한 성향을 가진 갈랜드 지명자를 내세웠는데요. 그런 걸 보면 인준 과정에서 공화당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공화당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수요일(16일) 갈랜드 지명자에 대한 인준을 고려하지 않겠다며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법관 지명을 강행한 것은 상원 인준을 받으려는 목적에서가 아니라, 올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이 문제를 정치적 쟁점화하려는 시도라며 비판했는데요. 맥코넬 원내대표는 새 대법관 지명과 관련해 국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 다음 대통령이 대법관을 지명하면, 그때 가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대법관 자리 하나를 놓고 이렇게 정치권이 신경을 쓰는 건 미국에서 대법원 판사의 위상이 막강하기 때문이죠?

기자) 물론입니다. 미국에서 특히 이 연방 대법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별합니다. 미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각종 현안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정치가 제 기능을 못 하거나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연방 대법원이 나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연방 대법관이 새로 지명될 때 정치권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 전체가 크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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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번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화요일(15일) 미국 내 5개 주에서 예비선거가 실시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큰 승리를 거뒀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오하이오 주에서는 존 케이식 주지사에게 패했지만, 플로리다 주와 노스캐롤라이나, 일리노이 주에서 승리했고요. 클린턴 후보는 플로리다 주와 노스캐롤라이나, 일리노이, 오하이오 주, 이렇게 4개 주를 휩쓸었습니다.

진행자) 아직 미주리 주에서는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1위와 2위 사이에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0.2% 포인트 근소한 차이이긴 하지만, 트럼프 후보와 클린턴 후보가 각각 앞서는 상황입니다. 공화당은 이날 북마리아나 제도에서 당원대회를 실시했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특히 중요한 곳이 플로리다 주와 오하이오 주로 꼽혔는데요. 1위에 오른 후보에게 모든 대의원을 몰아주는 승자독식제를 취하는 주들일 뿐만 아니라,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 주지사의 기반이 되는 곳이어서 그렇죠?

기자) 그렇습니다. 화요일 선거는 루비오 후보나 케이식 후보에게 ‘선거운동을 계속하느냐, 마느냐’하는 갈림길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한때 공화당 주류 세력의 희망으로 불렸던 루비오 후보가 지역구인 플로리다 주에서 20% 포인트에 가까운 큰 격차로 트럼프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이같이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자, 루비오 후보는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녹취: 루비오 후보] “While it is not God’s plan……"

기자) 루비오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신의 뜻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후보를 겨냥해 공포나 분노, 다른 사람의 좌절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원칙과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보수주의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루비오 후보는 이번에 대통령 꿈을 접었을 뿐만 아니라, 상원의원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됐는데요.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데, 대통령 선거운동에 집중하기 위해서 재선에 도전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루비오 후보는 결국 중도 탈락했지만, 케이식 후보는 새로 희망을 얻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자신이 주지사로 있는 오하이오 주에서 승리를 거둔 건데요. 처음에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밀렸지만, 점점 격차를 좁히더니, 실제 선거에서 두 자릿수 격차를 보이며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케이식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1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오하이오 주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멉니다. 대의원 수에서 트럼프 후보뿐 아니라, 2위인 크루즈 후보에게도 크게 밀립니다. 루비오 후보가 경선 포기를 선언하면서 공화당 주류 세력이 케이식 후보 중심으로 단합할 가능성이 있긴 한데요. 하지만 트럼프 후보에게 얼마나 위협이 될지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오하이오 주에서 패하긴 했지만, 3개 주와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에서 승리했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표정 어떻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오는 7월에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 전에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플로리다 주뿐만이 아니라, 오하이오 주에서 승리했다면, 공화당 후보로 거의 확정될 수 있었을 텐데요. 오하이오 주에서 지면서 조금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상황도 살펴보죠. 지난주에 예상을 깨고 버니 샌더스 후보가 미시간 주에서 승리하면서 클린턴 후보의 대선 가도에 제동을 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는데요. 이번에는 이변 없이 클린턴 후보가 대부분 주에서 승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샌더스 후보가 노스캐롤라이나나 플로리다 같이 원래 클린턴 후보가 강세를 보여온 남부 주들은 일찌감치 포기했지만요. 오하이오나 일리노이 같은 중서부 주들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요. 결국, 클린턴 후보에게 밀렸습니다. 하지만 샌더스 후보는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싸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승자에게 대의원을 몰아주지 않고 지지율에 따라서 배분하니까, 앞으로 몇몇 주에서 샌더스 후보가 승리한다고 해도 대의원 수 격차를 줄이기 힘든 거죠.

기자) 맞습니다. 클린턴 후보 역시 대의원 수를 계속 늘려갈 테니까 말이죠. 전문가들은 클린턴 후보가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클린턴 후보 역시 화요일(15일) 승리연설에서 민주당 경선을 넘어 11월 본 선거를 바라보는 발언을 했습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If we reach out to treat each other with respect ……”

기자) 고함치거나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서로 존중하고 친절과 사랑으로 대한다면, 또 서로를 무너뜨리는 대신에 일으켜 세워준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말했는데요. 공화당 선두주자 트럼프 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여기서 후보별 대의원 확보 상황 살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으려면, 대의원 1천237명이 필요한데요. AP 통신 집계를 보면, 현재 트럼프 후보가 646명, 크루즈 후보가 397명, 케이식 후보가 142명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크루즈 후보는 2위 자리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어제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와의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졌습니다. 민주당은 대의원 2천383명을 확보해야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을 수 있는데요. 현재 클린턴 후보가 1천132명, 샌더스 후보가 818명입니다. 하지만 슈퍼 대의원까지 합치면, 클린턴 후보가 거의 두 배 가까이 앞서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다음 경선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공화당은 오는 토요일(19일)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당원대회를 열고요. 다음 주 화요일(22일)에는 애리조나 주와 유타 주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예비선거가 열립니다. 또 이날 공화당은 미국령 사모아에서, 민주당은 아이다호 주에서 경선을 치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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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달 미국 법무부가 미주리 주 퍼거슨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퍼거슨 시 의회가 경찰-법원 개혁안을 거부했기 때문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퍼거슨 시 의회가 태도를 바꿨군요.

기자) 네, 퍼거슨 시 의회는 화요일(15일) 6-0 만장일치로 연방 정부가 내놓은 개혁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이 개혁안에는 우수한 경관을 모집하기 위해서 경찰 월급을 올리고 소수계 경관 채용을 늘리는 조항이 들어있는데요. 앞서 퍼거슨 시 의회는 이 조항을 빼달라고 요구하면서 개혁안을 거부했습니다. 이 조항을 시행하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게 이유였는데요. 3년 동안 1천만 달러가 드는데, 이를 감당할 만한 재정적인 여력이 없다는 겁니다. 현재 퍼거슨 시는 1년에 약 250만 달러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한 달여 만에 입장을 바꾼 이유가 뭘까요?

기자) 역시 재정적인 부담 때문입니다. 퍼거슨 시가 개혁안을 거부하자, 법무부가 소송을 내지 않았습니까? 이 소송을 진행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변호사 비용도 많이 든다는 거죠. 소송비가 8백만 달러에 달할 것이란 추산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주일 전에 법무부가 퍼거슨 시 의회에 보낸 편지에서 경비를 줄이기 위해 협조하겠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시 의원들이 마음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애초에 법무부가 퍼거슨 시를 상대로 소송까지 낸 이유가 궁금한데요.

기자) 네, 로레타 린치 법무부 장관은 퍼거슨 시 경찰이 헌법을 위반하고 흑인들을 상대로 인종차별 행위를 했다고 말했는데요. 퍼거슨 시가 재정적인 문제를 걱정하는 건 이해하지만, 헌법에 따른 경찰 활동을 하는 데 돈이 문제가 돼선 안 된다며 소송 이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결국, 퍼거슨 시 의회가 법무부 개혁안을 수용한 건데요. 법무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바니타 굽타 법무부 민권 담당 부차관보는 화요일(15일) 성명에서 퍼거슨 시가 모든 시민이 미국 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퍼거슨 시는 미국 중서부 미주리 주에 있는 작은 도시인데요. 지난 2014년에 일어난 총격 사건으로 전 국민의 관심을 받게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2014년 8월에 마이클 브라운이란 이름의 10대 흑인 소년이 아무런 무기를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숨졌는데요. 브라운에게 총을 쏜 백인 경관이 정당방위를 인정 받아 기소되지 않으면서 퍼거슨 시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요. 폭동으로까지 번졌습니다. 법무부는 조사 결과, 퍼거슨 시 경찰과 법원에서 흑인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인종차별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화요일(15일) 시 의회 회의에는 마이클 브라운의 어머니도 참석했는데요. 개혁안이 통과되자 제임스 노울스 시장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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