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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한국계 미국인 작가, 북한 가족 구출기 한글판 출간


북한 내 가족 구출기를 영어에 이어 한국어로도 출간해 화제가 된 한국계 미국인 이혜리 작가.

북한 내 가족 구출기를 영어에 이어 한국어로도 출간해 화제가 된 한국계 미국인 이혜리 작가.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14년 전 영어로 출간돼 화제를 모았던 한국계 미국인 작가의 책이 한국어로 출간됐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이산가족으로 떨어져 살았던 외삼촌 가족을 구출하는 생생한 과정이 담겼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47년 간 생이별 했던 아들을 만나기 위해 중국 국경지역을 방문한 86세 할머니와 손녀 딸 이혜리 작가의 가족 구출기, ‘아들이 있는 풍경.’

지난 2002년 미국에서 영문으로 출간된 이 책의 원제목은 ‘In the Absence of Sun', `태양이 없는 곳으로’로,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었습니다.

`CNN’ 방송과 오프라 윈프리 쇼 등 미국 주요 매체와 인기 방송 프로그램들이 이 책을 소개했고 미국 내 대학들과 의회는 이 작가에게 증언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후 14년의 세월이 흐른 올해 2월, 이혜리 작가의 책이 ‘아들이 있는 풍경’이란 제목으로 한글로 출간됐습니다.

“모든 마을이 5가구 단위로 나뉘어 서로를 감시하게 되어 있었다.”

“당에 속아 왔다는 깨달음에 이르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삼촌이 포옹하자 엄마의 울음소리는 더 커졌다. 엄마는 쭈글쭈글한 얼굴로 입을 크게 벌리고 아이처럼 울었다. 통곡소리는 묘한 화음을 이루었다.”

`아들이 있는 풍경’의 주요 장면들인데요, 500쪽 분량의 책에는 이혜리 작가와 그의 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조선족 브로커가 중국 국경지역에서 외삼촌을 만나는 상황과 당초 외삼촌과 할머니만의 상봉 계획이 8명의 가족 구출작전으로 바뀌는 과정도 상세히 담겼습니다.

북한의 내부 상황, 주민들이 느끼는 두려움, 가족들의 혼란과 배신감 등 세밀한 가족들의 심리와 긴박한 상황들이 간결하고 생생한 문체로 묘사됐습니다.

이혜리 작가는 아들이 있는 풍경을 쓰기로 마음먹기까지 적잖은 갈등이 있었다고 `VOA’에 말했습니다.

[녹취: 이혜리]” When I wrote my first book, “Still Life with Rice”, I wrote it without really knowing the effects that my book would have I had no idea.”

이 작가가 할머니와 북한 가족의 실명을 밝히며 썼던 1996년 작 ‘할머니가 있는 풍경’이 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몰랐었고 실제로 북에 있는 가족들이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할머니와 부모님의 권유로 2년의 집필 과정을 거쳐 책을 출간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혜리] “Because people don’t realize there’s a holocaust going on in North Korea..”

당시 할머니는 북한 주민이 끔찍한 상황에 놓인 사실을 세상 사람들이 모르고 있고, 이 이야기가 세계에서 가장 힘있는 언어인 영어로 알려져야 한다고 자신을 설득했다는 겁니다.

1997년 북에 있는 가족을 구출하고 2002년 가족 구출기를 펴낸 지 14년 만에야 한글판이 출간된 이유를 이혜리 작가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혜리] “Kim Dae-Jung, the former president, wanted to do the Sunshine policy in ..”

10여 년 전부터 한국 내 출간을 계획했었지만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한국의 경제 상황 등을 이유로 출판사들이 출판을 꺼렸다는 겁니다.

그러나 자신의 책을 읽고 감동을 받은 노은미 한림대 교수의 노력으로 이제 한국 독자들이 자신의 책을 읽게 됐다며 매우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4 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이혜리 작가는 책 출간 후 북한인권을 알리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며 현재 미국에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작가는 `아들이 있는 풍경’이 출간되고 한국어판이 나오는 동안 많은 것들이 변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미혼이었던 자신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됐고, 구출된 외삼촌 가족들은 한국에서 매우 잘 살고 있습니다.

이 작가의 외사촌인 탈북자 이애란 씨는 1997년 한국에 입국한 뒤 현재 북한인권 활동가로, 그리고 대학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작가는 할머니가 곁에 없다는 것도 달라진 점이라고 말합니다. 책이 출간되고 얼마 안 돼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이 작가는 할머니가 생전에 남북통일을 보고 싶어했다며 자신의 소원 역시 같다고 말했는데요, 할머니는 자신에게 인생의 목표와 방향을 준 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작가는 짧지 않은 세월이 흘렀지만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바로 이 때문에 14년 전에 출간된 책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혜리] “ its message is about family. We’re all interconnected. And if somebody is suffering in one country, we all suffer..”

이 작가는 이 책은 가족에 대한 메시지라고 말했는데요 한 나라에서 누군가가 고통을 받고 있다면 모두가 고통을 겪는 것이라며 그래서 모두가 북한의 인권 상황에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혜리 작가는 북한의 참상을 알리는 것이 자신과 국제사회가 할 일이라며, 하나의 행동, 한 명의 사람이 북한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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