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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카스트 제도


지난 21일 인도 하리아나 주 고속도로에서 주민들이 길을 막고 하층민 정부고용 우대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1일 인도 하리아나 주 고속도로에서 주민들이 길을 막고 하층민 정부고용 우대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인도에서는 계급간 역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면서 큰 혼란이 있었는데요, 인도의 오랜 신분제도인 카스트 제도가 이번 사건의 원인이 되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인도의 전통적인 신분제도인 ‘카스트 제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일파만파로 퍼진 인도의 역차별 시위”

지난 2월 중순,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 하리아나 주에서 자트 카스트 주민들이 운하를 점령하고 물 공급을 차단해 1천여만 명의 뉴델리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녹취 : 인도 시위 관련 VOA 뉴스]

카스트 제도의 중간 계급에 속하는 자트 카스트 계급 주민들이 정부의 하층 카스트 우대 정책에 항의해 시위를 일으킨 건데요. 이들은 공무원 임용과 대학생 선발 등에서 50%의 인원을 하층 계급에 할당하는 정부 정책이 역차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시위대 가운데 일부가 경찰과 충돌하면서 20여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유혈사태가 벌어졌는데요. 결국, 주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해 중앙정부와 협의하기로 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습니다.

“3천 년 역사의 카스트 제도”

인도의 전통적인 신분제도인 카스트는 21세기 현대에 들어서도 인도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카스트 제도는 약 3천 년 전에 힌두교도들을 각각의 경제, 사회적 역할로 구분 짓기 위해서 생겨났습니다. 고대 인도의 마누 법전에는 카스트가 ‘힌두 사회의 질서와 규칙의 근간’이라고 적혀있는데요, 카스트는 크게 브라만과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로 구성됩니다. 각 계급은 힌두교 창조의 신인 브라마의 신체를 구성하는 것으로 여겨지는데요, 머리에서 나왔다는 브라만 계급은 최상위 계층으로 주로 성직자나 교직에 종사하는 지식인들로 구성됩니다. 그 다음 계급인 크샤트리아는 브라마의 팔로 정치나 치안을 담당하는 계급이고요. 이어서 브라마의 허벅지에서 나온 바이샤는 농업과 상업, 끝으로 발에서 나온 수드라는 허드렛일을 맡도록 운명 지어졌다는 것입니다.

“인도인의 삶과 정체성을 규정하는 카스트”

카스트는 크게 4계급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혈통과 지역, 직업에 따라 3천 개의 카스트로 나뉜다고 합니다. 또 그 중에서도 하위 계급은 다시 2만5천 개 계급으로 구성돼 있다고 하는데요, 얼마나 세분화시켜 계급을 나누고 있고 얼마나 계급 간에 차별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각각의 카스트는 저마다 다른 성씨를 쓰고 있으며, 담당하는 일도 다른데요, 다른 카스트와의 결혼이나 신분 간의 이동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수천 년 전 조상이 어떤 신분으로 태어났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신분이 결정되는 겁니다.

[녹취 : 인도 불가촉천민 여성]

이른바 ‘불가촉천민’이었던 조상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최하층민의 삶을 받아들여야만 했던 한 인도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셨는데요,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카스트가 아닌 자띠의 개념으로 인도의 신분제도를 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출생신분, 성씨만으로 어느 지방, 어느 계급인지를 알 수 있고, 그 차별이 대물림되기 때문에 ‘출생’, ‘업’을 뜻하는 말인 자띠로 불러야 한다는 겁니다.

“오늘날의 카스트 제도”

현대 인도는 공식적으로 카스트 제도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1947년 제헌 헌법을 통해 카스트 제도를 철폐한 것인데요, 이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카스트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코체릴 라만 나라야난 전 대통령이나 거리에서 차를 팔던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와 같은 하층민 출신들도 정계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도인은 여전히 카스트의 막강한 영향력 아래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계급 때문에 고통 받고 불합리를 겪는 것을 막기 위해 인도 정부는 1950년대부터 하층 카스트와 부족에 대해 우대 정책을 펴고 있는데요, 인위적으로라도 신분 상승의 기회를 주기 위해 공무원 임용이나 대학생 선발, 각종 생활 지원에 하층민 50%를 무조건 할당하는 정책을 펴기 시작한 것입니다.

[녹취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하층 부족의 권리 증진을 위한 연설’ 내용을 듣고 계신데요, 인도 정부 차원에서 카스트로 인한 불합리함을 없애기 위해 의욕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온 겁니다. 하지만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일자리 때문에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하층민 우대정책이 다른 계층의 박탈감과 반발을 불러 일으켰고요. 중간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계급을 낮추더라도 정부의 지원을 받겠다고 시위에 나서는 상황까지 생기게 된 것입니다.

“카스트가 인도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

전통적인 의미의 신분제도인 카스트는 오랜 세월 동안 인도인들의 삶에 뿌리 깊게 자리매김해왔습니다. 카스트가 이렇게 오랜 세월 인도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은 ‘현생에서 충실히 선을 쌓고 최선을 다해야 다음 생에 더 나은 신분으로 태어난다’는 힌두교의 교리 때문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어려운 경제 상황에 취업난이 극심한 상황에서 인도인 스스로 최우선 가치로 여겼던 신분을 내려서라도 취업과 경제적 지원을 받겠다는 시위가 벌어진 만큼 시장논리와 자본주의가 카스트 제도의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인도의 신분제도인 카스트 제도를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조상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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