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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장관 "북한은 인권 '블랙홀', 국제사회가 주민 보호 나서야"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이 2일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열린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이 2일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열린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북한 정권이 국민 보호에 계속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국제사회가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이 밝혔습니다. 윤 장관은 북한 정권을 “상습적 범법자”, 북한을 “인권의 블랙홀”로 묘사하며 북한 주민들의 존엄과 자유를 국제사회가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은 2일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열린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윤병세 장관] "I believe that we, the international community, should take heed of the COI’s powerful message and take action…”

윤 장관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가 최종 보고서에서 지적한 북한 내 조직적으로 만연된 인권 침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북한의 인권 상황이 현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고, 북한 정권이 반인도 범죄로부터 국민 보호에 명백히 실패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보호 책임 (R2P)에 나서야 한다는 위원회의 강력한 메시지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장관은 이어 북한 주민들의 민생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윤병세 장관] “Sadly enough, one of the poorest countries in the world is diverting scarce economic resources for WMD development and other military purposes..”

정말 슬프게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하나인 북한이 부족한 경제 재원을 (민생이 아닌) 대량살상무기 (WMD) 개발과 다른 군사 목적에 전용하고 있어, 북한 주민들만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윤 장관은 이런 현실 때문에 “많은 북한 주민들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유와 인간 존엄을 찾아 북한을 탈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장관은 이는 북한 정권의 잔인함과 강압적인 인권 침해 상황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며, “북한이 계속해서 국민 보호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해 전적으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병세 장관] “If the North Korea continues to fail its responsibility to protect its people, it should…”

윤 장관은 또 이날 한국 당국자로는 국제무대에서 처음으로 북한 해외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착취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마르주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유럽의회가 국가 주도의 노동자 파견에 따른 노동착취, 정권의 임금 갈취를 우려하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지난달 성명에서 북한 정부가 노동자들을 해외에 파견해 착취하는 것은 국가 주도의 인간 노예화 등 반인도 범죄에 해당될 수 있다며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었습니다.

윤 장관은 이날 북한의 상황을 “인권의 블랙홀”로 묘사하며 국제사회와 유엔 기구들이 인권 침해 가해자에 대한 책임 규명 등 개선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전날인 1일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인권 문제를 선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앞으로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한편 윤병세 장관은 이날 오전 제네바 군축회의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북한 정권을 “상습적 범법자”(serial offender)에 비유하며 핵.미사일 도발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윤 장관은 북한이 “21세기 최초의 핵실험 국가”, “핵확산금지조약 (NPT) 체제 내에서 핵을 개발하고 NPT와 국제원자력기구 (IAEA) 탈퇴를 선언한 최초의 국가”, “최초로 헌법을 통해 핵 보유국임을 공식 천명하고 군축회의 회원국인 한국에 최종적 파괴 (final destruction)로 협박하는 최초의 나라”라며 “북한은 마치 상습적 범법자와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장관은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가 비군사적 제재 조치로는 70년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 결의를 채택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제네바군축회의 (CD)는 남북한 등 65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국 외교장관이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을 한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10년 만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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