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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 열악한 인권 상황 개선 노력해야"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이 지난해 3월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28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이 지난해 3월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28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유엔 인권이사회를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지금은 북한이 인권 개선에 노력할 때라고 반박했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리 외무상의 발언에 대해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 국면을 피하기 위한 특유의 강공책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 논의에 반발한 데 대해 인권 문제는 인류보편적 가치로 한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2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 당국의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북한은 국제사회와 우리와 함께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돌아보고 실질적 개선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리 외무상은 현지 시간으로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 연설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정치적으로 공격하고 압력을 가하는 회의들에 더는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를 사실상 전면 거부한 북한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만들어진 강력한 대북 제재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특유의 강공책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기도 외교정책 특보인 차두현 박사는 북한은 지금 시점에서 인권 문제가 부각되는 것 또한 자신들을 옥죄는 국제사회의 또 하나의 제재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 이상 회의에 참석해서 반박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전면 거부를 통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동시에 자신들이 부당한 탄압을 받고 있다는 인상을 퍼뜨리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설명입니다.

차 박사는 북한의 이런 강공책은 그동안 수세에 몰렸을 때 보여 온 특유의 전술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 지도부가 인공위성 추가 발사를 독려하는 등 대외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미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들의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 올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차두현 박사 / 경기도 외교안보 특보] “외교든 전략적인 면이든 극단적인 위기 국면까지 끌고 갔다가 갑자기 그 정점에서 내려오면서 대화를 시도했던 게 북한의 전통적인 대외적인 전략이었기 때문에 그 일환으로서 이해할 수 있겠죠.”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한동호 박사는 그동안 외교무대에서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판을 적극 반박해 온 리 외무상이 이런 극단적인 발언을 한 것은 그만큼 북한 지도부가 지금의 상황을 불편해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또 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에 새로운 대응책을 찾기 위해 시간을 벌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한동호 박사 / 통일연구원] “일단은 국제사회 제재 국면이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선 자기들도 나름대로 전략을 짜야 되니까 그럴 시간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런 면에서 시간벌기라고 저는 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오는 5월 7차 노동당 대회까지는 체제 결속을 위해 대외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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