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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 미 해군 기지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수용소. (자료사진)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수용소.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에 있는 수용소 폐쇄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 정가에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계획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취임 이틀 만에 이를 다시 거론할 만큼 특히 중요하게 생각했던 현안인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과 쿠바의 뜨거운 감자,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해군 기지가 왜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걸까요?”

관타나모는 카리브 해 섬나라 쿠바 제일 남동쪽 관타나모 주에 있는 주도, 도시입니다. 미국은 관타나모 주를 전체 다 관할하는 게 아니고요. 관타나모 시에서 좀 떨어진 관타나모 만 일대,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미국의 해군기지가 들어서 있는 약 116 제곱킬로미터의 면적을 관할하고 있는 겁니다. 어찌 됐건 미국의 해군기지가 왜 쿠바 땅에 있는 건지 의아해하실 분도 많을 텐데요. 그 까닭은 19세기 말, 미국과 스페인 간의 전쟁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당시 쿠바는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었는데요. 이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면서 스페인은 푸에르토리코와 필리핀, 괌, 그리고 쿠바를 미국에 양도했습니다. 이때 미국은 쿠바는 합병하지 않기로 하고요. 약 3년간 군정 통치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쿠바는 독립을 하게 되는데요. 한국 서울대학교 라틴 아메리카 연구소 쿠바 문제 전문가 박병규 교수의 도움말 잠시 들어 보실까요?

[녹취: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 연구소 박병규 교수]

"다만 쿠바인들이 스페인과 싸워 독립한 게 아니기 때문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국가 수립에 관여하게 되죠. 실질적인 독립은 1902년에 있었는데요. 미국의 지원과 영향과 미국의 후원 속에 독립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 우호적이었던 신생 쿠바 정권은 독립 이듬해인 1903년, 관타나모 만의 주권은 쿠바에 영구히 있지만, 사법권과 관할권은 미국이 갖기로 합의하는 조약을 체결하게 되고요. 그래서 미국의 해군 기지가 쿠바 관타나모 만에 들어서게 된 겁니다.

“그런데 왜 관타나모 기지 반환 이야기가 나오는 건가요?”

미국과 쿠바는 1934년에기존의 조약을 손질해서 새로운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조약에 따라 미국은 쿠바 관타나모 기지 임대 비용으로 매년 미국의 금화로 2천 달러를 지급하기로 하는데요. 금화 2천 달러는 당시 시세로 달러로는 약 4천 달러의 가치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 새로운 조약은 또 양국이 이 조약을 파기하기로 합의하지 않는 한, 또는 미국이 관타나모 기지를 포기하지 않는 한, 관타나모 기지는 미국이 영구 임대하기로 합의합니다.

하지만 쿠바에 공산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 상황이 달라지게 된 겁니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관타나모의 지위는 변한 게 없다고 주장한 반면, 피델 카스트로 쿠바국가평의회 의장은 과거 미국과 쿠바 간 조약은 불법이라며 관타나모 기지 반환을 주장한 거죠. 그러면서 1960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이 임대료로 지급하는 수표를 현찰로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단 한 차례 1959년에 현찰로 바꾸고 임대료를 수령한 적이 있긴 한데요. 이 때문에 미국은 카스트로 정권 하에서도 이 계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피델 카스트로 의장은 당시 공산화되면서 정권이 바뀌는 혼동의 시기에 실수로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과 쿠바 간 국교 정상화가 이뤄진 후 앞으로 쿠바가 다시 이 돈을 받을지도 주목거리입니다.

“관타나모 해군 기지 내 수용소 폐쇄 논란은 왜 있는 건가요?”

관타나모 수용소는 지난 2002년 1월,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테러 용의자들을 수용, 심문할 목적으로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안에 세워졌습니다. 당시 미국은 한 해 전 9.11테러 공격을 당해 3천여 명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참극을 당한 후로써, 국가와 국민에 대한 우려가 고조돼 있었죠. 하지만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고문과 인권 유린 행위가 자행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권단체의 거센 항의를 받게 됐고요. 유엔으로부터 폐쇄 권고도 받았습니다. 한때 관타나모 수용소의 수감자는 800명에 달했는데요. 현재는 91명이 수감돼 있습니다.

[녹취:오바마 대통령] "Guantanamo that is open when we suspend habeas those kinds of things erode our moral ..."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통령 선거 당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관심을 갖고 추진해왔습니다. 하지만 공화당과 국방부 강경파 등의 반대에 막혀 번번이 실패했는데요.

[녹취: 오바마 대통령] "For many years, it's been clear that the detention facility does not advance our national security.."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일 년이 채 안 남은 상황에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다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보와 재정 등의 이유로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가 작지 않은데요. 과연 오바마 대통령이 8년 전 했던 공약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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