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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청문회, 유엔기구 불법 대북 지원 의혹 논의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의 프란시스 거리 사무총장. (자료사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의 프란시스 거리 사무총장. (자료사진)

미 하원 외교위원회가 북한과 이란에 컴퓨터를 비롯한 첨단장비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유엔 기구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과거 이 기구의 대북 지원이 사무총장의 비리와 연계됐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소위가 24일 유엔 산하 세계지적재산권기구 (WIPO) 책임자인 프란시스 거리 사무총장의 부정부패 의혹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소위와 중동 소위, 국제기구 소위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청문회는 4년 전 열릴 예정이었지만 당시 증인들이 출석하지 못해 무산됐습니다.

이후 내부고발자 역할을 한 증인들이 기구를 떠나면서 청문회가 다시 추진돼 열리게 됐습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 사무부총장을 지낸 제임스 풀리 변호사는 이날 청문회에서 이 기구가 북한에 컴퓨터 등 첨단장비를 제공한 것을 거리 사무총장의 부정부패 사례로 지적했습니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세계지적재산권기구가 북한에 미국 휴렛 패커드 컴퓨터와 대형 레이저 프린터, 24테라바이트 데이터 저장장치, 방화벽 등 11만8천 달러 상당의 기기를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풀리 변호사] "I knew that the computers were “dual-use” technology that could easily..."

풀리 변호사는 “이 컴퓨터들이 이중용도로, 쉽게 원격측정 등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특히 당시 지원한 방화벽은 북한 주민들이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용도 외에는 다른 쓸모가 없는 기기였다”고 말했습니다.

풀리 변호사는 이 기기들을 북한에 보내는 것은 미국의 제재법과 유엔 안보리 제재에 저촉될 수 있다며 거리 사무총장에게 결정을 재고하도록 요청했지만 무시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거리 사무총장의 전략자문관이었던 미란다 브라운 박사도 같은 이유로 첨단기기들을 북한으로 제공하는 일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었다고 이날 청문회에서 밝혔습니다.

[녹취: 브라운 박사] "Mr. Gurry’s response was profoundly disturbing: he said that N Korea..."

브라운 박사는 “하지만 거리 사무총장으로부터 충격적인 답변을 들었을 뿐”이라며 “북한도 다른 회원국들과 마찬가지로 기술 지원이 필요할 뿐 아니라 WIPO는 미 국내법과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는 것입니다.

브라운 박사는 이어 “컴퓨터 제공은 북한이 거리 사무총장 선출에 한 표를 행사하는 대가로 요구한 것임을 알게 됐다”며 “2008년 선거 당시 북한은 WIPO 선거위원회에 속해 있었고 거리 총장은 단지 한 표 차이로 간신히 선출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증인들은 북한과 이란에 대한 첨단장비 지원 문제 외에도 거리 사무총장이 내부고발자들에 보복한 일들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 의회가 국무부 등 행정부를 움직여 WIPO를 포함한 유엔 기구들의 투명성과 공정성 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날 청문회를 주재한 공화당의 크리스 스미스 의원은 WIPO 사태에 대해 미 의회가 관심을 갖고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앞으로 다른 유엔 기구들에 대해서도 청문회를 계속 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엔사무국 감사실 OIOS은 지난해 5월 WIPO에 대한 내부감사를 벌여 WIPO 총회 의장인 콜롬비아 대사에게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의장은 이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2012년 외부 독립감사 보고서는 미국법이 WIPO에 적용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과 이란에 대한 WIPO의 지원은 거리 총장의 전임자 시절 시작됐다며, 사무총장직 선출 지지에 대한 대가라는 의혹은 잘못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북한과 같은 나라에 대한 지원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권고했습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도 지난 2012년 WIPO의 대북 기술 지원이 유엔 제재 위반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는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발전을 위한 지적재산권 등록을 지원하기 위해 1970년 설립된 유엔 기구입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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