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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북한 병진노선 추구...지속 성장의 최대 걸림돌"


지난 8일 북한은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인공위성 발사 성공' 축하대회를 열었다.

지난 8일 북한은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인공위성 발사 성공' 축하대회를 열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로켓 발사까지 감행하며 핵 개발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병진노선’ 관철 의지를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한 획기적인 경제성장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계기로 국제사회의 대북정책 우선순위는 핵 개발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북한체제를 겨냥한 압박 기조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대화와 압박을 통해 북 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모색했던 이전과는 달라진 것으로,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네 차례나 핵실험을 감행하며 핵 무장 의지를 노골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가 남북 교류협력의 마지막 보루였던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 북한으로의 자금줄 차단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엄중한 상황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그러나 한국과 국제사회의 이 같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병진노선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는 게 한국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핵 능력 고도화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인도나 파키스탄과 같은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길 원하는 북한으로선 핵을 사실상 체제 생존을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옥현 전 한국 국가정보원 제1차장입니다.

[녹취: 전옥현 한국 국정원 제1차장] “북한 정권에게 핵은 더 이상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체제 보위를 위한 수단으로 북한이 병진노선을 포기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판단됩니다. 현재 북한의 핵과 미사일의 실전 배치가 임박한 만큼 남북간 격차가 벌어질수록 또 한중 관계가 벌어지고 한미 관계가 강해질수록 북한은 체제 보위를 위해 핵 무장을 더욱 더 강화하려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은 김정은 제1위원장 집권 이듬해인 2013년 3월 20년 만에 열린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병진노선을 국가노선으로 채택한 뒤 이를 관철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왔습니다.

헌법 전문에 핵 보유국임을 명시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은 거부한 채 집권 기간 내내 병진노선에 따라 핵 무력 소형화와 경량화, 다종화에 박차를 가해왔습니다.

북한이 사실상 김정은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리는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축포 성격인 수소폭탄 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감행한 것도 ‘핵 강국 실현’이라는 병진노선의 성과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치적으로 내세워 체제 결속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한국 정부 당국자는 말했습니다.

병진노선의 또 다른 한 축인 경제 부문 역시 김정은 체제 들어 일부 호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경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에서도 지난 2011년부터 4년 연속 1%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과의 무역 확대와 비공식 경제인 시장 확산 조치 덕분으로,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협조 없이는 북한이 실질적으로 아파할 강력한 제재 조치가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핵 문제 해결을 통한 대외관계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합니다. 내부 자원이 부족한 북한으로선 외부 지원이 절실한 만큼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에선 획기적인 경제성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산업연구원 이석기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한국 산업연구원 이석기 선임연구원] “그렇잖아도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북-중 무역이 줄어드는 추세인데다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에서 중국 정부 역시 자유로울 수는 없어 일정 기간 북한 경제가 좀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중국이 무역통관 절차나 북한 근로자 송출 조건을 까다롭게 하거나, 북한 경제개발구 가운데 그나마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관광 부문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겠죠.”

북한은 2013년 5월 외자 유치를 위해 경제개발구법을 만들어 26곳의 경제개발구를 지정했지만 여전히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사회에서의 이 같은 고립 심화는 올해 36년 만에 당 대회를 여는 김정은 체제에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북한도 이를 의식한 듯 4차 핵실험 이후 연일 병진노선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4차 핵실험으로 경제강국 건설의 길이 열렸다’며 주민들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핵 개발과 경제발전이 양립할 수 없다는 국제사회의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북한은 핵 개발이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로 맞서왔습니다.

북한은 병진노선을 채택하며 ‘국방비를 추가로 늘이지 않고도 전쟁 억제력과 방위력의 효과를 결정적으로 높임으로써 경제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핵 개발이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는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한의 국방비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게 한국 군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예산안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국방비를 2013년 전체 예산의 16%에서 2014년과 지난해 15.9%로 0.1%포인트 낮추는 데 그쳤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실제 군사비는 북한 체제의 특성과 예산 체계를 고려할 때 이보다 훨씬 높은 북한 국민총소득(GNI)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14일 국회에 출석한 한국 한민국 국방부 장관의 발언입니다.

[녹취: 한민구 한국 국방부 장관] “북한은 예산의 약 15.9% 정도를 국방비로 쓴다고 하지만 이는 약 10억 불 정도로, 우리는 북한이 발표하는 예산 외에 은닉하고 있는 예산, 제2경제위원회라고 하는 별도의 통로를 통해 확보하고 있는 예산을 감안해 이를 구매력 지수라고 하는 기법을 동원해 판단하면 약 100억 불 상회하는 선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군 전문가들은 세계 5대 핵 보유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추가적으로 국방비 투입이 필요 없다’는 북한의 주장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합니다.

핵무기 자체를 개발, 생산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들지만 이를 실어 나를 각종 투발 수단과 지휘, 통신, 정보 등 운용자산을 갖추는데 추가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2014년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대 핵 보유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세계 군비지출의 1위부터 6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청와대 국가위기상황팀장을 지낸 차두현 통일연구원 초청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차두현 초청연구위원] “북한의 핵개발 비용이 얼마 들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핵탄두만을 놓고 볼 때 그렇고 실제로는 완전한 핵 보유국이 되려면 핵탄두를 실어 나를 투발 수단을 갖춰야 하므로 추가적으로 국방비가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핵 보유국들의 경우, 파키스탄을 제외하면 재래 군비 면에서도 엄청난 강대국입니다. 핵전력과 재래 전력이 완전히 단절된 분야가 아니라 핵 개발을 하게 되면 재래 군비도 현대화를 해야 합니다.”

북한과 같은 경제후진국이자 인도에 맞서고 있는 파키스탄 역시 1998년 핵실험 이후 지속적으로 군사비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집권 5년차를 맞은 김정은 정권의 성공 여부는 결국 민생 해결에 달려 있는 만큼 핵 문제 해결을 통한 대외환경이 개선되지 않고는 북한의 경제강국 건설은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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