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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계획 발표...공화당 네바다 당원대회


22일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가스 시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경선 후보가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22일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가스 시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경선 후보가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VOA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논란 많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화요일(23일) 미국 서부 네바다 주에서 열리는 공화당 당원대회 소식에 이어서, 미 연방수사국(FBI)과 애플의 대립 상황에 관한 여론 조사 결과 살펴봅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선거 운동 당시에 내걸었던 공약 가운데 하나인데요.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폐쇄를 추진하고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방부가 화요일(23일)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계획을 연방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관타나모 수용소를 계속 운용하는 것은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For many years, it’s been clear that the detention……”

기자) 관타나모 수용소는 미국 안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해가 된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이는 대통령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여러 전문가들과 군 관계자들도 동의하는 점이란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범들이 관타나모 수용소를 선전에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테러와의 전쟁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먼저 관타나모 수용소가 어떤 곳인지 짚고 넘어가죠.

기자) 네, 쿠바 동남쪽 관타나모 만의 미 해군기지에 있는 수용소인데요.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문을 연 뒤, 테러 용의자들을 수감해 왔습니다. 한때 관타나모 수감자 수가 거의 800명에 달하기도 했는데요. 현재는 91명이 남아 있습니다. 이 곳에서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고문과 인권 유린 행위가 자행되기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권 단체의 거센 항의를 받았고요. 폐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진행자) 국방부가 수용소 폐쇄 계획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 있습니까?

기자) 네,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계획의 골자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남아있는 91명 가운데 35명을 지정된 외국으로 이송하는 건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에 취임한 이후 별로 위험하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진 수감자 147명을 외국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수감자들 가운데 풀어주기에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30명에서 60명을 미국 본토로 이송해 군사 기지나 연방 교도소에 수감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본토로 이송한다고 했는데, 어디로 옮길지 장소가 정해졌는지요?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요.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캔자스, 콜로라도 주에 있는 13개 시설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는 이유 중에 재정적인 문제도 있죠? 운용하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 운영에 한 해 4억4천5백만 달러가 든다고 하는데요. 국방부 조사에 따르면, 수감자들을 미국 본토 시설로 옮길 경우, 한 해 약 6천5백만 달러에서 8천5백만 달러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관타나모 수감자 수용을 위해서 미국 본토 시설을 개선하는 데 드는 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 같은 수용소 폐쇄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면 의회 동의가 필요할 텐데요. 법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행 법은 행정부가 관타나모 수감자들을 미국으로 이송하기 위해 돈을 쓰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수감자들을 본토로 옮기려면 새로 시설을 짓거나 이미 있는 시설을 쓴다고 해도 대대적으로 고쳐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 약 2억9천만 달러에서 4억7천만 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같은 예산을 의회가 승인해 줘야 하는 거죠. 백악관은 의회가 계속 반대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내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회는 이번 계획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공화당은 그동안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계획에 대해서 계속 반대 의사를 표시해 왔는데요. 화요일(23일) 행정부 계획이 발표되자, 의회 공화당 의원들이 즉각 반대를 표시했습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 같은 경우, 관타나모 폐쇄 계획에 대해서 어느 정도 열린 자세를 보여온 몇 안 되는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 한 사람인데요. 매케인 의원마저도 이번 계획은 모호하고 믿을 만한 계획이 못 된다면서 반대를 표시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후보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공화당 후보들은 역시 반대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해선 안 되고 수감자들을 미국 본토로 옮겨서도 안 된다고 말했고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관타나모 수용자들은 최악 중 최악이라면서 이들을 미국 본토로 데려오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후보 중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하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쿠바계 미국인 아닙니까? 두 후보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기자) 네, 두 후보 모두 행정부 계획을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루비오 후보는 특히 관타나모 기지를 쿠바에 반환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는데요. 중요한 해군 기지를 반미 공산 독재정권에 넘겨줄 수 없다는 겁니다.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해선 안 되고 오히려 새로 테러범을 생포하면 관타나모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루비오 후보는 또 관타나모 기지 반환을 막기 위한 법안을 공동으로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관타나모 기지 반환이 행정부 계획에 포함돼 있나요?

기자) 백악관 측은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달에 쿠바를 방문할 계획이지 않습니까? 이와 관련해 지난주에 벤 로즈 백악관 안보 담당 부보좌관이 기자 브리핑을 했는데요. 쿠바 측이 관타나모 기지 반환을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 의제에 올라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의 반응은 어떨까요?

기자)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화요일(23일) 오바마 대통령의 계획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폐쇄해야 한다는 건데요. 샌더스 후보는 지난 2007년에 관타나모 수감자의 미국 이송을 금지하는 법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상원의원 3명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샌더스 후보 측은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클린턴 후보가 관타나모 수용소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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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여러분께서는 VOA 미국의 소리 방송이 전하는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듣고 계십니다.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화요일(23일) 미국 서부 네바다 주에서 공화당 코커스가 열리죠?

기자) 그렇습니다. 코커스는 한국말로 당원대회라고 하는데요. 그 지역 당원들이 모여서 당의 정강을 의논하고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걸 말합니다. 민주당은 지난 토요일(20일)에 네바다 주에서 당원대회를 열었는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버니 샌더스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고요. 이번에는 공화당 차례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뉴햄프셔 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이어서 네바다 주에서까지, 세 개 주 연속해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네바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크게 앞서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주에 나온 CNN-ORC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후보가 45%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고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19%,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17%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네바다 주에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다른 후보들의 두 배가 넘는 건데요. 트럼프 후보가 선두 주자 자리를 굳히면서 이런 상황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공화당 유권자들 가운데 여전히 상당수가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는 데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트럼프 후보가 11월 본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 맞서 승리할 가능성이 별로 없어서 반대한다는 사람들이 있고요. 그런가 하면 트럼프 후보가 낙태 문제 등에 대해 말을 바꿨다면서 반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진정으로 공화당의 보수적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인지 믿기 힘들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네바다 주에서도 2위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네요.

기자) 네, 크루즈 후보는 진정한 보수를 내세우며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고요. 루비오 후보는 트럼프 후보에 맞설 수 있는 주류 공화당의 대안이자 당을 단합할 수 있는 후보로 자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최근 여러 중진 공화당 정치인들이 루비오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요. 월요일(22일) 밥 돌 전 상원의원이 루비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돌 전 의원은 1996년에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은 인물인데요.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도전했지만, 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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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죠. 미 연방수사국(FBI)과 아이폰으로 유명한 미국 기업 애플이 샌버나디노 총격 테러범의 손전화기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 센터가 월요일(22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미국인들의 51%가 FBI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애플이 FBI에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FBI는 테러범 사이드 파룩이 사용한 아이폰 손전화기의 잠금장치를 풀 수 있게 도와달라고 애플에 요구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2월에 파룩 부부가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켜 14명이 숨지지 않았습니까? FBI는 파룩의 손전화에 중요한 정보가 들어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애플은 고객의 손전화를 해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거부하고 있죠.

진행자) 개인의 사생활 보호가 우선이냐, 국가 안보가 우선이냐, 바로 이게 문제인데요. 반대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FBI 요구를 들어줘선 안 된다, 개인의 사생활 보호가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됐습니까?

기자) 38%였습니다. 애플이 FBI에 협조할 경우, 다른 고객의 정보도 누출될 염려가 있어서 반대한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설문 참여자 가운데 11%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주에 미국인 약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유에스에이투데이 신문이 실시한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한 것입니다. 당시 조사에서도 애플이 FBI에 협조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이 51%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혹시 지지하는 정당별로 차이가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보통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서 여론이 갈리곤 하는데요.

기자) 흥미롭게도 지지 정당과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의 의견이 같은 몇 안 되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 싶은데요.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56%,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55%가 애플이 FBI의 요청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에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소속의 경우, 45%만이 FBI 편에 섰습니다. 그러니까 절반이 안 된 건데요. 무소속 응답자 42%는 애플이 FBI를 도와선 안 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캘리포니아 치안 판사가 FBI 손을 들어줬는데요. 애플이 저항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6일, 셰리 핌 판사가 애플에 대해 FBI에 협조하란 명령을 내렸습니다. FBI가 바라는 건 두 가지인데요. 첫째는 손전화기의 잠금장치를 풀 때까지 여러 암호 조합을 계속 시도할 수 있게 해달라는 거고요. 또 손으로 일일이 누르지 않고 자동으로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겁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새 운영 체제를 개발해 달라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애플이 반나절이면 이런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과 법무부 등 미국 행정부는 이런 조처가 테러범의 손전화기에만 사용된다고 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이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모든 손전화를 열 수 있는 일종의 마스터키를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겁니다. 당국이 남용할 수도 있고 북한 같은 적대 세력이나 테러범이 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가 FBI 편을 들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신문이 보도했는데요. 이번 문제는 특정 전화기에만 해당하는 문제라면서 기업들이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그동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구글 등 다른 첨단 기업계 대표들은 애플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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