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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의류업체, 북한산 의류 중국산으로 속여 판매'


호주의 유명 의류업체 ‘립 컬’(Rip Curl) 사의 웹사이트.
호주의 유명 의류업체 ‘립 컬’(Rip Curl) 사의 웹사이트.

호주의 주요 의류업체가 북한에서 생산된 제품을 중국산으로 속여 판매해 비판을 받고 있다고 호주 유력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호주의 유명 의류업체인 ‘립 컬’(Rip Curl)이 북한 노동자들이 노예 같은 환경에서 생산한 의류 수 백만 달러어치를 중국산으로 속여 판매했다고,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 신문이 21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지난해 7월 북한을 방문했던 호주 기업인으로부터 북한에서 립 컬 상표가 붙은 의류가 생산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이 기업인이 북한 당국이 주관한 공장 방문 중 비밀리에 촬영한 사진에는 의류 제품에 ‘중국산’이란 표식이 붙어 있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평양 근교 대동강 의류회사의 노동자들이 립 컬의 2015년 겨울용 의류 일부를 생산했고, 이 의류들은 호주의 소매점으로 반입된 후 ‘중국산’으로 판매됐습니다.

신문은 탈북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북한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임금, 혹은 때로는 아무런 대가 없이 장시간의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으며,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노동교화소에 갇힐 정도로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립 컬 측은 하도급 업체의 잘못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자신들은 생산이 완료되고 소매업체에 물품이 전달된 후에야 관련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호주의 노조단체나 비정부기구들은 립 컬 측을 비난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국제 구호단체인 옥스팜 호주지부의 헬렌 쇠케 대표는 립 컬이 몰랐다는 것은 변명이 될 수 없다며, 기업들은 도덕적으로나 국제인권의 틀 안에서 인권 침해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호주의 섬유의류신발 노조의 미쉘 오닐 사무총장은 이번 사례가 끝없이 값싼 노동력을 찾으면서 일어난 일이라며, 립 컬의 중국 납품업체가 북한 업체와 계약한 것은 북한 임금이 중국에 비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1969년 설립된 립 컬은 세계 최대 서핑 관련 브랜드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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