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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화벌이 하나둘씩 차단..."심각한 외화난 직면할 수도"


북-중 접경 도시인 단둥 항구에서 중국인 노동자가 북한에서 들여온 석탄을 선적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자료사진)
북-중 접경 도시인 단둥 항구에서 중국인 노동자가 북한에서 들여온 석탄을 선적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자료사진)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외화벌이 사업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외화벌이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자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외화벌이 실태를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외화벌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광산물 수출입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중국에 석탄과 철광석 등 10억 달러 이상을 수출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배종렬 객원연구위원입니다.

[녹취: 배종렬 통일연구원 객원 연구위원] “북한의 대중 석탄 수출의 경우 2009년 10월 원자바오 총리가 방북하면서 북-중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이후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2010년부터 석탄 수출이 월 100만t 이상, 연 10억 달러 이상 수출을 한 것으로 나타나죠. ”

노동자 해외 송출도 주요 외화벌이 사업입니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체코 등 동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5만 명이 넘는 노동자를 파견해 외화를 벌고 있습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노동자를 파견한 나라는 16개국에 달하며, 이를 통해 연간 12억 달러가량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개성공단도 북한의 주요한 외화 창구입니다. 지난 2003년에 세워진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은 5만5천 명의 일자리에 함께 연간 1억 달러의 외화 소득을 올려왔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인 고려대 남광규 교수입니다.

[녹취: 남광규] “1년에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는 1억 달러의 외화를 막았다는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개성 주변 20만 주민의 생계가 끊어지게 되기 때문에 북한 정권에게 큰 부담이 됩니다.”

또 북한은 그동안 남북관계에서 상당한 외화를 챙겼습니다. 19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으로 9억4천만 달러를 챙겼으며 지난 2000년에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4억5천만 달러를 받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무기 수출과 위조 달러, 마약 밀수 등 불법 활동을 통해서도 상당한 외화를 조달해왔습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1년 미 국무부와 중앙정보국 (CIA), 재무부 실무자로 구성된 ‘북한실무그룹’에 따르면 북한은 1980-90년대 이란과 이라크 등에 미사일을 판매해 10억 달러의 외화를 벌었습니다.

또 미 사법당국이 90년대 적발한 100 달러 위조지폐, 이른바 수퍼 노트만도 4천5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과 무기 수출은 미국이 시행해 온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으로 2005년 이래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친북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즉, 조총련도 북한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습니다. 조총련 소속 상공인들은 매년 ‘애국헌금’ 명목으로 수 십억 엔을 평양에 보냈습니다. 북한-일본 관계에 밝은 일본 ‘주간 동양경제’의 후쿠다 게이스케 부편집장입니다.

[녹취: 후쿠다]”제가 알기에는 2000년도에는 일본 돈으로 40-50억엔 정도 많은 돈이 북한으로 송금됐었는데, 2008년도에는 2억엔 정도로 급감했습니다.”

이렇게 광산물 수출과 인력 송출, 개성공단, 무기거래, 조총련 헌금 등으로 북한이 벌어들인 외화는 수 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탈북자 출신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북한 정권이 하는 북-중 무역거래 등을 포함해서 70억 달러 정도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벌어들인 모든 외화는 평양의 노동당 39호실 금고에 들어와 핵과 미사일 개발 그리고 정권 유지를 위한 사치품 구입에 쓰여진다고 안찬일 소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외화벌이를 통해 달러가 39호실에 모이면 핵실험, 장거리 로켓 실험의 경우 고강도 알루미늄이라든가 코일이라든지 이런 것을 서방국가에서 사올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것에 39호실 외화가 사용된다는 겁니다.”

그러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계기로 북한의 외화벌이 돈줄은 하나 둘씩 끊기고 있습니다. 우선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해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취했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우리가 지급한 달러 대부분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 향상에 쓰이지 않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하게 되는 이런 상황을 그대로 지속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일본도 북한의 대북 송금 차단에 나섰습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는 지난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고 인도적 목적의 10만엔, 미화 870 달러가 넘는 금액의 송금 금지와 북한으로 반입되는 현금 신고 대상을 10만엔 초과로 확대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미국 의회도 김정은 정권의 돈줄을 차단하는 내용의 대북 제재 법안을 채택했습니다. 미 하원은 지난 12일 대북 제재 강화법안 (North Korea Sanctions and Policy Enhancement Act of 2016)을 통과시켰습니다.

[녹취:현장음] "the yays are 408 the nays are 2. 2 thirds being in the affirmative the rules are"

이번에 통과된 대북 제재법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 사치품 조달, 인권 유린, 사이버 공격 관련자들을 제재하도록 했습니다. 또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개인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세컨데리 보이콧’ 즉, 2차 제재 조항도 담고 있습니다.

안찬일 소장은 북한의 외화벌이 돈줄이 하나 둘씩 차단되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이 조만간 심각한 외화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기본적인 돈줄이 하나 둘씩 막히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으로서는 상당히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17일 북한으로 유입되는 외화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에 있는 북한식당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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