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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법원명령 거부, 정치권 논란 확산...미국 내 증오단체 크게 증가


애플사의 아이폰. (자료사진)

애플사의 아이폰.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손전화 보안장치 해제를 도우란 법원 명령을 애플이 거부하면서 정치권으로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마르코 루비오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소식, 또 지난해 미국에서 증오단체 수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법원이 지난해 일어난 캘리포니아 테러 사건 수사를 돕기 위한 기술 지원을 제공하라고 애플에 명령했는데요. 애플이 이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정치권으로 퍼지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 치안판사가 화요일(16일) 미국 수사 당국이 테러범이 사용한 손전화를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주라고 애플에 명령했는데요. 손전화 잠금장치를 풀 수 있는 운영체제를 개발하란 얘기였습니다. 하지만 팀 쿡 애플 최고 경영자는 고객의 손전화를 해킹하란 소리나 마찬가지라면서 법원 명령을 따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운영체제를 개발하면, 보안을 뚫는 일종의 뒷문을 만드는 셈이기 때문에 모든 고객의 정보가 노출될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게 애플의 주장이죠?

기자) 네, 테러범이 사용한 손전화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손전화, 컴퓨터 등을 해킹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해킹이란 건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무단으로 침입해서 정보를 빼가거나 망가뜨리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애플은 당국이 도를 넘어선 지나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애플이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 “They’re not asking Apple to redesign a product……”

기자) 어니스트 대변인은 수요일(17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당국이 애플에 제품을 다시 디자인하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고 뒷문을 만들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법원 명령은 테러범이 사용한 손전화기 하나에만 해당한다는 겁니다. 미국 법무부와 미 연방수사국(FBI)은 캘리포니아 테러 사건과 관련해 가능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려 노력하고 있고 백악관은 그런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어니스트 대변인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회에서도 애플을 비판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번 주 의회가 휴회 중인데요. 하지만 여러 의원이 신속히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톰 코튼 상원의원은 애플이 미국인들의 안전보다 테러범들의 사생활 보호를 더 우선순위에 올려놓았다고 비난했고요. 같은 공화당 소속인 트레이 가우디 하원의원은 안전 문제에는 예외를 둬야 한다면서 사법 당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 역시 법원 명령을 따르라고 애플에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정당에 상관 없이 애플을 지지하는 의원들도 나왔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저스틴 아매쉬 하원의원 등은 애플사에 대한 정부의 요구는 불합리하고 헌법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후보들은 이 사안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네, 공화당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법원 명령에 100% 동의한다면서 애플이 법원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존 케이식 후보는 이번 경우 정부가 도를 넘어 권한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미국 땅에서 테러가 일어났으니, 테러범들이 어떤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알아내야 한다고 AP 통신에 말했습니다.

진행자) 수요일(17일) 공화당 대통령 후보들이 CNN 방송이 주최한 타운홀 토론회에 참여했는데요. 여기서도 이 문제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후보 6명 가운데 벤 카슨 후보와 테드 크루즈 후보, 마르코 루비오 후보, 이렇게 3명이 주민 초청 토론회 형식의 타운홀 미팅에 참여했는데요. 카슨 후보와 크루즈 후보 두 사람은 FBI의 입장을 지지했습니다. 애플이 수사 당국을 도와야 한다는 건데요. 변호사 출신인 크루즈 후보는 애플이 계속 FBI의 협조 요청을 거부하면 수색 영장을 거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르코 루비오 후보는 조금 다른 견해를 보였는데요. 매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단언하기 힘들다면서, 정부와 실리콘밸리 첨단 기업들이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후보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아직 이번 법원 명령에 대해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진 않았는데요. 앞서 민주당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테러범들이 사용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수사 당국이 첨단 기술업체들과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법원 명령은 뒷문을 만들라는 게 아니라고 백악관 대변인이 말했는데요. 사실 사법 당국은 테러 수사를 위해 암호화를 풀 수 있는 뒷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최근 들어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애플과 구글 등 기업들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요. 새로운 암호화 기술 때문에 테러범들에 관련된 정보가 암흑에 묻힐 수 있다는 겁니다.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문자를 보내면 암호화돼서 전송된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애플은 일단 암호화된 메시지를 풀 수 있는 뒷문을 만들 기술이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FBI가 요구하는 것은 다른 기술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게 캘리포니아 테러 사건의 범인이 사용한 손전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에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의 영향을 받은 파키스탄계 미국인 부부가 무차별 총격 사건을 일으켜 14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쳤죠. 문제의 손전화는 남편 사이드 파룩이 사용했던 아이폰 손전화기입니다. 수사 당국은 이 손전화에 파룩이 테러 전에 연락한 사람 등 중요한 정보가 들어있을 것으로 보는데요. 사건이 일어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손전화기의 잠금장치를 풀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암호를 눌러야 잠금장치가 풀리는 건데 테러범이 죽었으니, 암호를 모르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10번 시도해서 안 되면 그동안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와 연락처 등 손전화에 들어있는 정보가 자동으로 삭제된다고 합니다. 미 연방수사국(FBI)가 애플에 요구하는 건 크게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무한대로 암호를 푸는 시도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거고요. 또 하나는 손으로 일일이 누르지 않고 자동으로 여러 암호 조합을 시도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이런 운영체제를 새로 만드는 데 반나절이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애플이 법원 명령을 거부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애플이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 의견입니다. 그럴 경우,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 있는데요. 워낙 중요한 문제이고 잘 알려진 테러 사건에 관련돼있으니만큼 법원이 신속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번 문제는 국가 안보와 개인의 사생활 보호 사이에서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하느냐, 뭐가 더 중요하냐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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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여러분께서는 VOA 미국의 소리 방송이 전하는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오는 토요일(20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공화당 예비선거가 열리는데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마르코 루비오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지지율 1위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이고요. 마르코 루비오 후보와 테드 크루즈 후보가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요. 루비오 후보가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습니다.

[녹취: 헤일리 주지사] “Ladies and gentlemen, if we elect Marco Rubio…….”

기자) 네,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루비오 후보 지지 선언을 한 건데요. 수요일(18일) 루비오 후보 유세 현장에 나타난 헤일리 주지사는 루비오 후보를 선출하면 매일매일 좋은 날이 될 것이라면서 루비오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헤일리 주지사는 공화당의 떠오르는 스타로 이번 대선의 부통령 감으로 거론되는 인물인데요. 지난 1월 12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했을 때, 공화당 대표로 반박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불안한 시기에는 분노의 목소리를 따라가고 싶은 유혹이 들기 마련이지만 그런 유혹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높은 담을 쌓겠다, 모든 이슬람교도들의 미국 입국을 당분간 금지해야 한다, 이런 반이민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까? 당시 논란이 일자 헤일리 주지사는 일부 트럼프 후보를 염두에 두긴 했지만, 트럼프 후보만을 겨냥한 발언은 아니라고 설명했는데요. 헤일리 주지사는 수요일(17일) 지지 후보를 밝히기에 앞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란 점만은 확실하다고 기자들에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헤일리 주지사와 루비오 후보는 다 같이 이민자 자녀죠?

기자) 그렇습니다. 헤일리 주지사의 부모는 인도 출신이고요. 루비오 후보의 부모는 쿠바 출신입니다. 헤일리 주지사가 수요일(17일) 지지 연설에서 이민자 자녀란 점을 언급했는데요. 합법 이민자들이 미국에 이바지한 점을 기리자고 촉구했습니다. 루비오 후보가 선출된다면 자신의 부모가 미국에 이민 온 것이 자녀를 위해 내린 최고의 결정이었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헤일리 후보와 루비오 후보는 올해 만 44살로 나이도 같습니다.

진행자) 헤일리 주지사는 지난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일어난 흑인 교회 총격 사건과 그 이후 불거진 남부연합기 게양 문제로 전국에 얼굴을 알렸는데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후보들도 헤일리 주지사가 지지해주길 바랐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헤일리 주지사의 지지를 받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월요일(15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동생 젭 부시 후보를 돕기 위해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선거 유세에 나섰는데요. 이날 부시 전 대통령이 헤일리 주지사를 일부러 찾아서 만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헤일리 주지사가 루비오 후보 손을 들어줬는데요. 부시 후보의 반응이 궁금하네요.

기자) 네,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헤일리 주지사는 훌륭한 주지사라면서 자신이 만약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게 된다면 헤일리 주지사에게 맡길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중도 사퇴한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앞서 젭 부시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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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증오 단체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미국의 비영리 민간단체 남부법률빈민센터(SPLC)가 수요일(17일)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지난해 미국 내 극우 증오단체 수가 892개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한 해 전인 2014년에는 784개였는데요. 1년 동안 14%가 늘어난 겁니다. 미국에서 증오단체 수가 늘어난 것은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극우 증오단체라면 어떤 단체를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먼저 인종 분리 단체를 들 수 있는데요. 보통 KKK라고 부르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 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 지부가 72개에서 190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백인 우월주의 웹사이트인 스톰프론트(Stormfront)의 경우, 지난 몇 년 동안 등록 회원 수가 한 해 2만5천 명씩 늘면서 현재 30만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이슬람 국가운동(Nation of Islam) 같은 과격 흑인 단체 지부도 113개에서 180개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또 어떤 단체들이 늘었습니까?

기자) 네, 동성애자들을 혐오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반동성애 단체나 이민자 유입에 반대하는 반이민 단체, 또 이슬람교도들을 증오하는 반무슬림 단체도 역시 늘어났습니다. 무장 민병대 역시 2014년의 874개에서 지난해 998개로 늘었는데요. 공유지를 둘러싼 서부 목장주들과 연방 정부와의 마찰, 또 오바마 행정부가 총기 규제를 강화할지 모른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에 몇몇 신나치주의 단체는 재정 문제와 지도부 내 갈등으로 하향길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왜 이렇게 증오단체가 느는 걸까요?

기자) 네, 이번 보고서를 낸 미국 남부법률빈민센터는 분노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는데요. 먼저 이민자 유입으로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 인구가 늘고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지난해 연방 대법원이 내린 동성혼 합헌 결정, 이슬람 테러주의자들에 의한 잔혹한 테러 행위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하고요. 또 정치인들도 한몫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민자들과 이슬람교도들에 대해 강경 발언을 서슴지 않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같은 정치인들이 증오 확산을 부추겼다는 겁니다.

진행자) 실제로 지난해 백인 우월주의자에 의한 흑인 교회 총격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고 또 이슬람 사원의 기물을 파손하는 행위 등 이슬람교도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 행위도 여러 번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인종차별 반대 단체 ADL(Anti-Defamation League)는 지난해 국내 극단주의 폭력으로 52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추산하는데요. 이는 1995년에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연방 청사 폭파 사건이 일어난 이후 가장 많은 수라고 합니다. 당시 연방 정부에 불만을 품은 백인 극단주의자 2명이 저지른 테러로 어린아이들을 포함해 168명이 숨졌죠. 이번 보고서를 쓴 마크 파톡 씨는 지난해는 정치적 폭력 수준이 상당히 높았고 유권자들 가운데 분노가 널리 퍼졌으며 증오 단체가 많이 늘어난 해였다고 요약했는데요. 이에 따라서 미국 사법 당국은 증오 단체에 의한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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