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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트럼프, 뉴햄프셔 예비선거 승리...연준 금리 인상 늦출 가능성


9일 미국 뉴햄프셔에서 열린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롬프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9일 미국 뉴햄프셔에서 열린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롬프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화요일(9일) 뉴햄프셔 주에서 열린 예비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후보가 각각 승리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이어서 연방 대법원이 오바마 대통령의 청정에너지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연준이 기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요. 관련 소식 살펴봅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화요일(9일) 뉴햄프셔 주에서 예비선거가 실시됐습니다.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 과정에서 첫 프라이머리, 그러니까 일반 투표 형식의 예비선거로는 처음이어서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요. 널리 예상했던 대로 트럼프 후보와 샌더스 후보가 승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공화당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35% 지지를 얻으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 후보 지지율의 두 배가 넘는 높은 지지를 받았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승리 연설 잠깐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Wow, we’re going to start winning……”

기자) 트럼프 후보는 미국이 다시 승리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 만들자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가 대부분 선두를 달리긴 했지만, 실제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트럼프 후보는 지난 아이오와 주 당원대회에서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에게 밀려 2위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이번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주목할 점 가운데 하나가 공화당 후보 가운데 누가 2위를 하느냐, 이 점이었는데요.

기자) 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약 16% 지지율로 2위에 올랐습니다. 케이식 주지사는 뉴햄프셔 주에서만 100여 차례 주민초청 토론회를 여는 등 이곳에서 지지를 모으는 데 주력했는데요. 그 같은 노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케이식 후보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케이식 후보] “We don’t see it as just another campaign……"

기자) 케이식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을 그저 단순한 선거운동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기회, 모든 사람이 미국을 변화시키는 큰일에 참여할 기회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지율도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주류 정치인 후보들 가운데 나머지 후보들을 5%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앞으로 치고 나오는 후보가 있으면, 트럼프 후보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인데요.

기자) 네, 3위에 오른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의 지지율이 12%가 조금 못 되거든요. 그러니까 케이식 후보와 크루즈 후보의 지지율이 4~5% 포인트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케이식 후보의 경우, 다음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는데요. 뉴햄프셔 주에 주력하느라 사우스 캐롤라이나 같은 남부 주에서는 제대로 기반을 다지지 못했고 선거자금도 넉넉지 못하다는 겁니다. 아직은 두고 봐야 한다는 거죠.

진행자) 나머지 후보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11.1%로 4위에 올랐고요. 마르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이 10.6%로 5위에 올랐는데요. 루비오 후보는 아이오와에서 높은 지지율로 3위에 올랐지만,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지난 토요일(6일) TV 토론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민주당 쪽 볼까요? 최근 여론조사 결과대로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승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샌더스 후보가 60% 지지율로 38% 지지를 얻은 클린턴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렸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앞서 아이오와 당원대회에서 0.2% 포인트란 아주 근소한 차이로 클린턴 후보에게 패했는데요. 뉴햄프셔 주에서는 크게 이겼습니다. 샌더스 후보의 승리 소감 들어보시죠.

[녹취: 샌더스 후보] “The government of our great country……”

기자) 샌더스 후보는 위대한 미국 정부는 모든 사람에게 속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부유한 선거자금 기부자나 그들이 운영하는 정치 후원기구 슈퍼팩에 속하는 게 아니란 건데요. 샌더스 후보는 소득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 대학 무상교육을 제공하는 한편, 거대 금융기관에 맞서 싸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샌더스 후보에게 지더라도 지지율 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게 목표였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큰 표차로 지고 말았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고 샌더스 후보에게 축하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서 계속 노력할 것이고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후보] “You’re the reason we’re here……”

기자) 클린턴 후보는 지지자들 때문에 이 자리에 있으며 그들을 위해 승리하고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아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번에 패배하긴 했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클린턴 후보가 선두주자입니다.

진행자) 지난 아이오와 당원대회가 끝나고 나서 공화당 후보 2명이 경선 포기를 선언했는데요. 이번에 탈락자는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아직은 없습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잠시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뉴저지로 돌아갔는데요. 앞으로 선거운동을 계속할 것인지 신중히 생각해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예비선거에서 크리스티 후보는 7.5% 지지율로 6위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다음 경선은 언제, 어디서 열립니까?

기자) 네, 다음 주 토요일 2월 20일인데요. 민주당은 미국 서부 네바다 주에서 당원대회를 열고 공화당은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예비선거를 실시합니다. 이번 뉴햄프셔 주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아웃사이더’로 불리는 비주류 정치인들이 승리를 거뒀는데요. 이들이 이 같은 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많은 사람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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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청정에너지 계획에 제동이 걸렸네요.

기자) 네, 미국 연방 대법원은 화요일(9일) 관련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온실가스 규제 계획의 시행을 중단하란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로써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에 이 계획이 시행에 들어가기 힘들게 됐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청정에너지 계획 내용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지난해 8월 오바마 대통령이 온실가스 규제안을 발표했는데요.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 화력발전소의 탄소배출량을 지난 2005년 수준에 대비해 32% 삭감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앞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태양열 에너지나 풍력 에너지 같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에 힘쓴다는 게 골자였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행정부가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자 화력 발전에 의존하는 주들이 크게 반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웨스트버지니아 주 같은 경우 95%를 석탄 산업에 의존하는데요. 주의 경제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순순히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계획대로 시행되면 화력 발전소와 탄광이 문을 닫게 되고 전기료도 오를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에 따라서 웨스트버지니아 주와 와이오밍, 인디애나 주 등 석탄 의존도가 높은 27개 주와 탄광업계가 오바마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이들은 연방 정부가 주의 권한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는데요.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넘어서는 행동을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 대법원 결정이 소송 자체에 대한 결정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일단 정부 계획의 시행을 멈춰달라고 주들이 요청했는데, 그 요청에 대한 결정입니다. 이번 소송의 1심 법원인 워싱턴 DC 연방 항소 법원이 지난달 21일, 주들의 요청을 거부하고 연방 정부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연방 대법원이 5-4로 항소법원 결정을 뒤집은 거죠.

진행자) 이번 대법원 결정이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의 온실가스 규제 계획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미국 내 각 주는 행정부가 정해 준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워서 미 환경보호청(EPA)에 제출해야 하는데요. 먼저 오는 9월까지 초안을 내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결정에 따르면, 9월까지 그런 초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거죠.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연방 항소법원이 오는 6월 초에 이번 소송을 정식으로 심리할 예정이거든요. 항소법원에서 어떤 판결이 나오든 대법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큰데요. 그러면 내년에야 최종 판결이 나오게 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오바마 대통령이 물러나기 전에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힘들다는 얘기네요. 소송을 건 주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물론 대법원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패트릭 모리세이 웨스트버지니아 법무장관은 화요일(9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대법원 결정을 큰 승리로 평가했습니다. 행정부 계획이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을 대법원이 깨닫고 시행 중단을 지시했다는 건데요. 덕분에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많은 돈을 절약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환경 단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결국에는 대법원이 행정부 계획의 합법성을 인정할 것으로 자신했습니다. 오염 수준이 높은 더러운 화석 연료를 사용하던 과거로부터 깨끗한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는 미래로 나아가는 변화가 이미 시작됐고 이 같은 흐름을 멈출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지난해 12월에 프랑스 파리 기후회의에서 새로운 기후변화 합의를 끌어낸 오바마 행정부에는 망신스런 일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번 결정을 보면, 결국 대법원이 행정부에 불리한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거 아닌가요?

기자) 네, 환경보호 운동가들 사이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이번 결정이 대법관들의 성향에 따라 나왔다는 건데요.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이 모두 시행 중지 쪽에 표를 던졌지만 진보 성향의 대법관들은 모두 반대했다는 겁니다. 이런 분열 양상이 계속된다면, 대법원이 행정부의 탄소 배출 감축 계획을 무효로 선언할 수 있다는 건데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 회의에서 나온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기 힘들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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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죠.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제기됐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이 수요일(10일) 미 연방 하원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했는데요. 연준 의장은 1년에 두 번 의회에 경제 보고를 하는데 수요일(10일) 올해 첫 번째 경제 보고를 한 겁니다. 옐런 의장은 미국의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국제적인 위협 요소들이 직면해 있다고 밝혔는데요. 많은 금융 전문가들은 옐런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 금융시장의 위협이라고 하면 근래 들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중국 금융시장을 말하는 거겠죠?

기자) 네, 맞습니다. 옐런 의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옐런 의장] “Declines the foreign exchange value…”

기자) 옐런 의장은 중국의 위안화 가치 하락이 중국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과 성장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고 말했습니다. 세계 경제규모 2위인 중국의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미국의 주식시장 역시 흔들리고 있는 게 사실인데요. 이런 미국 주식 시장의 약세 역시 미국 경제 성장에 우려를 가져오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옐런 의장은 거기다 국제 원유 가격이 추락하는데 달러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면서 미국 수출업계와 전반적인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데 있어 국제적인 위협만 작용하는 건 아니겠죠? 미국 국내 경제 상황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옐런 의장은 노동시장 여건은 좋지만 인플레이션, 그러니까 물가 인상률은 여전히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옐런 의장은 금리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지표 등을 모두 고려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옐런 의장은 그러면서 추가로 금리를 올릴지는 앞으로 나오는 경제 전망과 지표에 달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노동시장에 관한 지표는 발표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5일, 1월의 고용시장 지수를 발표했는데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 증가량이 15만1천 개로 나타났죠? 옐런 의장은 노동시장의 건전성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지난 1월 실업률이 4.9%를 기록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미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옐런 의장은 특히 원유 가격 하락과 달러 강세 때문에 해외 상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지면서 인플레이션율은 목표에서 더 멀어지게 됐고 앞으로 인플레이션은 한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연준이 지난해 말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0%대를 유지해왔던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이후 추가로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연준은 2006년 중반부터 기준금리를 내리다가 2008년에 국제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부터는 0%대를 유지해왔습니다. 중앙은행은 경기가 안 좋으면 금리, 그러니까 이자율을 낮춰서 시중에 돈을 풀고요. 경기가 과열되면 금리를 높여서 돈을 거둬들이는데요. 미국 경기회복을 돕기 위해 비정상적인 제로금리를 7년 동안 이어왔던 겁니다. 그러다가 미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회복하고 있고 또 앞으로 경제성장이 계속된다는 전제 아래, 0~0.25%인 기준금리 목표 수준을 0.25%~0.5% 수준까지 올리기로 결정했죠. 연준은 그러면서 앞으로 3년 동안 1%포인트 정도 올린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옐런 의장의 이번 발언을 보면 금리 인상이 그렇게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 같진 않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금융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해 안에 4번 정도 추가로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고 전망을 하기도 했는데요. 옐런 의장의 이번 발표로 연준이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면서 어쩌면 올해 안에 추가 인상이 없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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