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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4차 핵실험으로 '사드 배치' 주장 힘 실려

  • 최원기

지난 2013년 9월 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 시험발사 장면. 사진 제공: 미 미사일방어청.

지난 2013년 9월 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 시험발사 장면. 사진 제공: 미 미사일방어청.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뒤이은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으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또 미국의 전략무기 전개와 함께 미-한-일 공조체제도 한층 강화되고 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변화인데요. 핵실험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를 최원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모호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한국의 한민구 국방장관이 지난해 4월 밝힌 내용입니다.

[녹취: 한민구]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양국 정부 간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사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우에 따라 사드 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근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우리가 감안해 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나갈 것입니다”

이어 한민구 국방장관도 지난 25일 `M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민구] “사드 문제는 분명히 국방과 안보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이고 군사적인 수준에서 말씀 드리면 저희들이 그런 능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군사적으로는 충분히 필요한 그런.. (것이다).”

대통령에 이은 국방장관의 이런 발언은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좀더 긍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과거 남북 군사회담 대표를 지낸 문성묵 한국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이 같은 기류 변화의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1월6일 북한이 핵실험을 했고,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에 사드 배치 문제는 안보와 국익을 고려해 검토하는 것은 작년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것입니다.”

미국도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발언의 강도를 차츰 높이고 있습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사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과 일본의 역할과 관련해 미사일 방어 능력에 대해 두 나라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벤 로즈 부보좌관]Talking about Missile Defense…

북한의 핵실험은 또 미-한-일 공조체제 강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다음날인 지난 7일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잇달아 전화통화를 갖고 대북 공조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은 핵실험이 그동안 삐걱대던 한-일 관계를 봉합하고 미-한-일 공조체제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아직 여러 가지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한국과 일본 간에 안보 문제에서 공조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그런 공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미국은 특히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전략무기를 속속 한반도에 전개하고 있습니다. 미군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실시한 지 나흘 만에 B-52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보낸 데 이어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 호를 서태평양 지역에 파견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입니다.

[녹취: 김민석] “핵추진 항공모함도 미 전략자산 중 하나인데 한반도에 추가 전개하는 문제는 계속 논의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 개발에 맞서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지난 8일 국회에서 북한 핵 문제를 주제로 외교부, 국방부, 통일부 차관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핵 능력 보유라는 ‘최후의 수단’을 굳이 다 포기한다고 명확히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한국과 미국에서는 북한 핵실험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16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북한 핵실험 이후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 60%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은 26%에 그쳤습니다.

또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라스무센 리포트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7%는 군사행동을 포함한 강력한 조치로 북한의 핵 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4차 핵실험으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미국의 전략무기 전개, 그리고 미-한-일 공조체제 강화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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