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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강 한파에 폭설, 피해 속출...버스정류소 ‘발열의자’ 인기


2년 만의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가 닥친 제주도 성산읍 시흥리 일대를 25일 상공에서 촬영한 모습.
2년 만의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가 닥친 제주도 성산읍 시흥리 일대를 25일 상공에서 촬영한 모습.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도 주말 내내 기록적인 추위와 폭설에 시달렸을텐데, 어떻습니까? 오늘 상황은 조금 나아졌습니까?

기자) 주말 내내 꽁꽁 얼어있다가 오늘에서야 추위도 조금 누그러졌고, 쏟아 붓던 눈도 잠잠해졌습니다. 기록적인 한파에 주말 서울 도심 뿐 아니라 전국 대부분 지역의 거리가 한산한 정도였었고,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세상 소식을 들었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정도였습니다. 오늘은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지방의 한파 특보가 해제 됐구요. 내일은 정말 오랜만에 서울의 낮 기온도 영상으로 오르겠다는 반가운 예보가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이 빚어낸 사건사고도 많았더군요?

진행자) 한반도 남쪽 지도를 그려보면 전체적으로 한파의 기운이 짙게 깔렸고, 충청남도와 전라남북도 제주도는 폭설까지 겹쳐져 각종 사건사고가 이어졌습니다. 엄청난 추위에 가장 경미한 단골 사고는 주택 수도관, 수도 계량기, 옥상에 노출돼 있던 물탱크 동파사고로 전국에 3300여건 동파 사고나 났는데, 지금은 모두 복구가 됐다고 하구요. 눈이 많이 내렸던 제주도에 전기가 끊겨 3만1000여가구가 정전피해를 입었습니다. 눈길 얼음 길에 교통사고도 속출했는데요. 어제 오전에는 서울에서 전라남도 목포로 가려던 KTX고속열차 운전석 문이 얼어 붙어 출발이 늦어지기도 했는데 출발이라고 했으면 다행이었습니다.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제주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하늘길이 막혔었고, 충청도 전라도에서 서해지역과 제주를 연결하는 바닷길, 울릉도에서 육지를 연결하는 뱃길도 모두 불통인 상황이 이어졌구요. 눈이 많이 내린 충청도와 전라남북도 지역에는 비닐하우스가 눈에 파묻히거나 내려앉은 농가 피해소식도 많았습니다.

진행자) 제주도에 눈이 그렇게 많이 왔다면서요?

기자) 고도가 높은 한라산의 눈 소식은 익숙하지만 제주 도심에 눈이 쌓인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 12cm나 쌓여 제주도를 마비시킬 정도였습니다. 눈이 내린다고 해도 따뜻한 날씨가 금방금방 녹아버리는 제주에는 제설차량을 구비해놓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번 폭설이 대략 난감일 수 밖에 없었는데요. 제주시내에 10cm 이상의 눈이 쌓인 것은 1984년 1월 이후 32년만이고, 한라산 윗세오름에 123 cm, 진달래밭 113cm 등 제주 산간지역에 쌓인 눈도 기록적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동해 쪽 울릉도도 비슷했는데요. 울릉도에 쌓인 130cm~200cm의 폭설로 육지로 나간 울릉도 사람도, 울릉도에 들어가 있던 육지사람도 오도가도 못하는 고립상태가 8일째 이어지고 있는데 생필품이 바닥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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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는 제주도 공항 소식을 자세하게 알아보지요. 하늘길이 막혀 공항에 갇혔던 사람들이 9만명에 가까웠다면서요?

기자) 하늘만 쳐다보면서 언제쯤 비행기가 뜰까 기다렸던 여행객들이 공항에 자리를 깔고 누워버렸습니다. 지난 토요일부터 폭설에 공항의 이착륙이 금지되면서 여행객들이 제주도에 갇혀버린 상황이 됐는데, 사흘간 발이 묵인 여행객 수가 9만 명에 가까웠다는 겁니다.

진행자) 9만 명이 모두 공항에 머무를 수는 없었을 테고, 사흘을 어떻게 지낸 겁니까?

기자) 공항 인근 호텔과 모텔 민박 등 숙소를 찾아간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마저도 동이나 1500여 명되는 여행객들이 공항 바닥에 자리를 깔아야 했습니다. 추위에 시멘트 돌바닥에 눕는 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요. 공항 안 가게에서 나오는 모든 종이박스가 활용되다가 공항 우체국에서 파는 1만원짜리 택배용 종이상자라도 구한다면 다행일 정도로 제주 공항은 지난 사흘 동안 난민촌과 다름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제주도와 국토교통부, 한국공항공사 관광협회, 적십자가 나섰고, 사람들에게 담요와 깔개, 생수 등 구호품을 제공하기도 했구요. 집을 숙소로 내어놓는 제주도민들도 많았고, 식당에서는 제주공항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음식을 무료로 전해주기도 했다는 훈훈한 소식도 들려왔는데요. 낮 12시부터 제주지역에 내려진 기상특보가 해제되면서 오후 2시48분부터 항공기를 통한 제주 여행객들의 탈출러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9만 명이 넘는 여행객을 하루 만에 다 실어 나를 수 있습니까?

기자) 불가능 합니다. 적어도 사흘은 걸려야 해결될 수 있는일 입니다. 발 묶인 여행객 수만큼의 비행기 좌석이 확보되어야 하고 한 시간에 34대의 여객기를 운용할 수 있는 제주공항 활주로 상황도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인데요. 143편의 정기 운항 여객기에 항공사들이 임시로 투입하기로 한 여객기 68편 등을 더해 오늘 하루 200편 가까이가 투입돼 내일 새벽까지 3만9천여명을 실어 나를 계획인데, 적어도 2만여명의 여행객들이 육지로 나올 수 있을 것 같고, 내일도 210여 정기노선에 임시 여객기까지 4만 여명을 실어 나를 수 있어서 수요일은 되어야 제주 공항이 정상화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제주여행객 수송대작전을 위해 서울 김포공항과 부산 김해공항이 공항이 문을 연 뒤 처음으로 24시간 운영체제에 들어갑니다.

진행자) 야간에는 공항이 문을 닫았었나 보군요?

기자) 부산 김해공항, 서울 김포공항은 인근에 주택가가 있습니다. 밤 11시 이후는 소음을 일으키는 항공기 운항이 금지 되어 있는 곳인데요. 제주 여행객들의 수송작전이 시급한 만큼 인근 지역주민들의 양해를 구하고 공항을 열어놓기로 한 것이구요. 공항에서 시내 각 지역을 연결하기 위해서 지하철 2개 노선과 버스 등을 내일 새벽까지 연장 운행하기로 했고, 택시도 오늘 밤과 내일 새벽 공항 인근에 집중 배치한다는 계획이 마련돼 있는데요. 천신만고 끝에 제주를 탈출한 여행객들의 한 시간 거리면 충분한 제주에서 서울까지 이틀 밤을 걸렸다며 안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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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 들어보지요.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 있을 때 이런 의자를 만나면 정말 반가울 것 같군요? 버스정류소에 ‘발열의자’를 설치한 도시가 있다구요?

기자) 경상남도 창원시입니다. 시내 정류소 9곳에 설치한 발열의자가 화제인데요. ‘발열’ 말 그대로 열을 내는 따뜻한 의자입니다. 지난 22일 시범적으로 몇 곳에 설치 했는데, 창원시민들의 얼굴에 웃음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겨울에 ‘발열의자’라… 온돌방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겠습니다.

진행자) 서로 앉아보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의자 온도가 평균 30도라고 합니다. 더욱이 몸에도 좋은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의자인데요. 의자에 탄소소재로 된 열선을 설치했고, 전기를 공급하면 탄소소재가 열을 내 따뜻해지는 원리입니다.

진행자) 발열의자 하루 종일 따뜻한 상태로 있습니까?

기자) 일정기온 이하가 되면 자동으로 열을 내는데 새벽 5시부터 밤 12시까지 전기가 공급된다고 합니다. 전기료가 많이 들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발열되는 원리가 낮은 전압에서 가동되는 전기 절약형이고, 의자 안에 보온층이 있어 열손실도 적은 특징이 있다고 하는데요, 알고 보니 창원 외에도 여러 지역에서 이미 발열의자가 도입돼 있었습니다. 2년 전 전남 순천을 시작으로 경기도 양평군, 수원시, 전북전주, 충북 청주, 충남 보령에서도 이미 ‘온열의자’가 사랑 받고 있었는데요. 전라북도의 한 중소기업체가 개발한 상품으로 전국 각 지역에 발열의자를 설치하는 버스 정류소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깥날씨가 매서운 겨울철, 요즘처럼 한파에 몸을 움츠리게 되는 날, ‘발열의자’가 있는 버스정류소 앉게 된다면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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