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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타이완, 양안 관계


지난 16일 실시된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의 주리룬 후보를 누르고 압승을 거둔 민주진보당의 차이잉원 후보(가운데)가 손을 흔들고 있다.

지난 16일 실시된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의 주리룬 후보를 누르고 압승을 거둔 민주진보당의 차이잉원 후보(가운데)가 손을 흔들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한국에서 활동하던 한 타이완 출신 여성 가수가 한국 TV에서 타이완 기를 흔들었다가 며칠 뒤 사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이 간단한 촌극으로 끝나지 않고 타이완에서는 물론이고 한국과 중국으로까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이 사건의 배경이 되는 중국과 타이완, 양안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타이완 사람이 타이완 기를 흔드는 게 왜 문제인가요?”

네, 타이완 기의 정식 명칭은 ‘청천백일만지홍기’입니다. 빨간 천에 왼쪽 위에는 청색 바탕에 흰 태양이 그려진 국민당 기가 그려져 있죠. 이 청천백일만지홍기는 청나라 황실을 무너뜨리고 국민당을 창당했던 중국의 혁명가 쑨원이 초안을 잡은 거라고 합니다. 이후 쑨원이 죽고 그 뒤를 이은 장제스가 1928년 난립하던 군벌들을 통합하고 난징에 국민당 정부를 세우면서 정식으로 당기와 국기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공식적으로는 타이완 국기가 아니라, 타이완을 상징하는 깃발, 그냥 타이완 기라고 부르는데요. 국기란 한 나라의 깃발을 의미하는데 국제법상 타이완은 현재 나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중국과 타이완을 왜 양안 관계라고 하는 걸까요”

네. 중국과 타이완의 관계를 말할 때 ‘양안 관계(Cross-Strait Relations)'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요. '안'이란 호수나 강, 바다의 기슭을 말하는 한자어죠. 현재 중국과 타이완은 타이완 해협을 가운데 두고 서쪽 기슭, 즉 서안에는 중국 본토 대륙이, 동쪽 기슭, 동안에는 타이완 섬이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중국과 타이완은 '국가 대 국가'의 관계가 아니라 특수한 관계기 때문에, 이 둘의 관계를 말할 때면 ‘두 나라’ 관계라고 말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양안 관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중국과 타이완, 양안의 역사”

중국의 공식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China, PRC)입니다. 그리고 타이완의 공식 명칭은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 ROC)입니다. 1945년 일본 제국이 패망한 후, 중국에서는 마오쩌둥이 이끄는 공산당과 장제스가 이끄는 국민당 간의 내전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마오쩌둥의 공산당이 승리하면서 1949년 말에 장제스가 이끄는 국민당 정부는 타이완 섬으로 쫓겨 갑니다. 이후 중국과 타이완의 관계는 내내 대립과 갈등의 관계였습니다. 타이완은 본토 중국을 수복하지 못한 땅으로 간주하고, 이른바 3불 정책, 즉 접촉하지 않고, 협상하지 않고, 대화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오랫동안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1971년, 유엔 총회에서 중국의 대표권이 타이완이 아니라 중화인민공화국에 있다는 결의가 이뤄지면서, 타이완은 국제사회에서 합법적인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게 됩니다. 이후 타이완은 유엔에서 탈퇴하고요. 타이완의 지위는 국제사회에서 급속히 약해집니다. 그러다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노선을 채택하면서 양안 관계에 서서히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고요. 이듬해인 1979년, 미국에서는 '타이완 관계법'이라는 게 제정됩니다. 이 법은 만일 중국이 타이완에 무력을 사용하면, 미국이 개입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 중화인민공화국: 하나의 중국 원칙”

중국은 타이완 문제에 있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면서 타이완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림픽 대회나 아시안 게임 같은 국제적인 행사가 있으면 타이완은 자신들이 국기로 삼고 있는 ‘청천백일만지홍기’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한 예로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대회 때, 런던 시내에 올림픽 대회 출전국 국기들이 내걸린 적이 있는데요. 이때 타이완의 청천백일만지홍기가 내걸리자 중국이 거세게 항의해 내려진 적도 있습니다.

“타이완: 두 개의 시각 ”

현재 타이완에는 큰 두 정치 집단, '범람연맹'과 '범록연맹'이 있습니다. 범람연맹(Pan-Blue Coalition)은 국민당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요. 범람연맹도 중화인민공화국처럼 중국은 하나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일의 주체가 전혀 다른데요. 중국이 아니라 타이완이 중심이 돼서 중국 전체가 통일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범람’이라는 이름은 국민당이 사용하는 파란색, 남색에서 유래하는 겁니다. 한편 범록연맹(Pan-Green Coalition)은 최근 입법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집권당이 된 민주진보당, 줄여서 민진당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 집단인데요. '범록'이라는 이름은 민진당이 환경을 강조하면서 사용한 초록색에서 유래합니다. 범록연맹은 중국과는 아예 상관없이 타이완이 자주적으로 독립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전통적으로 범람연맹은 범록연맹보다는 중화인민공화국과 경제적 우호 관계를 선호해왔고요. 또 범람연맹 안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으로 흡수 통일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종종 흘러나오기도 합니다.

“타이완의 미래"

지난 1월 16일 실시된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민주진보당의 차이잉원 후보가 집권당이었던 국민당의 주리룬 후보를 누르고 압승을 거뒀습니다.

[녹취] 타이완 선거 발표

같은 날, 총통 선거와 함께 치른 입법원 선거에서도 민진당이 전체 의석의 60%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는데요. 차이잉원 후보와 민진당은 국민당의 마잉주 총통이 집권한 8년 동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진 반면 경제 성장은 둔화한 점을 지적해 유권자들의 많은 지지를 얻어냈습니다.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추진해온 범록연맹의 중심축인 민진당이 이제 집권함에 따라 앞으로 중국과 타이완 관계가 어떻게 펼쳐질지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녹취] 차이잉원 당선자 당선 소감

차이잉원 총통은 그동안 중국과 타이완 문제에 있어 현상 유지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총통에 당선된 후 "중국과 타이완은 서로 대등한 존엄을 추구해야 한다”는 당선 소감을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이 당선된 데는 한국에서 활동 중이던 타이완 출신 가수의 타이완 기 논란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이 얻은 표 가운데 20%가량은 중국과 타이완 관계를 각성한 타이완의 젊은이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해 몰표를 던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편 지난해 타이완 국립 정치 대학교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중국인이 아니라 타이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기록적으로 많아져 59%에 달했는데요. 반면 자신이 중국인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33% 정도에 그쳤습니다. 따라서 이런 타이완의 민심과 집권당의 교체가 앞으로 중국과 타이완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중국과 타이완 양안 관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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