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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 여파...이산가족 등 남북 교류 잇따라 중단


북한이 첫 수소탄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한 지난 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에서 정준희 대변인(오른쪽 두번째)이 출입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첫 수소탄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한 지난 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에서 정준희 대변인(오른쪽 두번째)이 출입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추진하던 대북 사업들이 잇달아 중단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남북한 당국이 인도적 사업에 대해선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20일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정세가 엄중하지만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이산가족 문제는 시급한 인도적 현안입니다. 지금 엄중한 정세가 조성돼 있지만 해결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나가겠다는 게 정부의 기본입장입니다.”

정 대변인은 이산가족 영상편지 제작이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구축, 국제사회와의 협업 네트워크 구축 등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은 계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대변인은 그러나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해 북측에 추가 제안을 하는 방안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여파로 한반도에 긴장이 또 다시 고조되면서 남북교류도 함께 얼어붙고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의 올해 대북 사업은 만 명의 이산가족 영상편지 전달과 6만6천여 명의 이산가족 생사 확인과 명단 교환, 그리고 국제적십자사를 통한 대북 사업 지원 등 세 가지입니다.

이미 지난해 이산가족 만 명의 영상편지 제작을 마쳤고 올해 정부 당국과 협의해 북한 측에 전달하는 방안을 모색하려 했지만 예상치 못한 북한의 핵실험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또 지난해에 준비한 6만6천여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 작업도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 당시 북한 측과 생사 확인 문제에 대해 적십자회담에서 논의하자고 합의했지만 지난해 12월 당국회담이 결렬된 데 이어 올 초 북한의 핵실험이 터지면서 적십자회담 자체가 당분간 힘들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또 국제적십자사의 대북 사업을 지원키로 하고 올해 초에 국제적십자사와 논의해 지원 규모를 결정하기로 했지만 아직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25 남북 고위급 합의로 올해 문화, 예술, 체육 등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교류 활성화가 기대됐지만 이 또한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오는 10월 아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을 준비 중인 충청남도는 지난해부터 이 대회에 북한선수단을 초청하고 북한예술단의 개회식 참가를 추진했지만 성사 가능성이 희박해졌습니다.

8.25 합의로 분위기가 나아지는 듯 했다가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한 당국이 모두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여종 전국체전 준비기획단장입니다.

[녹취: 박여종 전국체전 준비기획단장] “저희는 지금 그런 끈은 놓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이를 봐 가면서 노력을 하려고 하죠. 지금 상황으로선 좀 어렵다는 얘기죠.”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사업도 전면 중단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한국 내 59개 민간단체들로 구성된 대북협력 민간단체협의회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민간단체들에 당분간 대북 협력을 보류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그나마 부분적으로 이뤄지던 인도적 사업도 어렵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전에도 대북 협력사업은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런 국면이 장기화하는 데 대한 우려가 크다며, 남북한 당국은 인도적 사업에 대해선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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