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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니 글레이저 CSIS 선임연구원] “중국, 대북 정보 창구 크게 줄어…적극 제재 안 할 것”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선임연구원 (자료사진)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선임연구원 (자료사진)

중국은 북한의 동향을 관측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 같은 불확실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미국의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선임연구원은 11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중 간 정보 채널이 다수 소멸됐다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글레이저 연구원은 중국이 대북 제재에 여전히 소극적이지만 미국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중국 정부 내 분위기를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글레이저 연구원) 이번 핵실험을 비롯한 북한의 지속적 도발에 큰 불만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북한의 핵 개발을 반대한다는 중국의 입장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니까요. 게다가 중국은 핵실험을 사전통보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엄청나게 놀랄 일 또한 아니라는 게 중국 측 반응입니다. 이미 3차례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이 실험을 중단할 것이라고 낙관할 이유는 애당초 없었으니까요.

기자) 중국 정부는 대북정책 실패를 비난하는 미국 정부의 지적이 달갑지 않다는 반응인데요.

글레이저 연구원) 중국은 존 케리 국무장관의 그런 지적에 비난의 화살을 다시 미국 쪽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최우선 순위에 두지 않는다는 건데요. ‘전략적 인내’로 대표되는 미국의 대북정책은 문제를 제쳐 두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거죠. 중국은 6자회담 재개 환경을 조성해 2005년 9.19공동성명을 이행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미국은 적극적 외교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게 중국 측 시각입니다.

기자)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서방의 시각에 일리가 있습니까?

글레이저 연구원)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과장이라거나 옛날만 못하다는 시각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북한에 에너지와 식량을 지원하는 주요 후원자로 남아있습니다. 중국과의 거래가 북한의 대외무역 대부분을 차지하고 유엔 제재 명단에 올라있는 북한 기업들의 활동을 계속 돕는 것도 중국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기존 대북 제재를 더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강화하면서 북한의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습니다.

기자) 구체적으로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취할 수 있는 중국의 조치를 소개해 주시죠.

글레이저 연구원) 우선 기존 제재를 이행하는 일입니다. 중국은 사치품의 북한 유입을 금지한 유엔 결의안을 철저히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북동부 지역 은행들이 북한과 거래하는 것도 유엔 결의 위반이고요. 아울러 현재 거론되는 대북 제재 강화에도 동참해야 합니다. 중국은 대북 경제 제재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미국과 한국이 북한 기업 40개를 제재 대상 후보로 올렸을 때 중국은 고작 3개 기업 제재에만 동의했습니다. 중국이 취할 수 있는 또 다른 조치는 북한의 특정 행동을 지원과 결부시키는 일입니다. 모든 지원을 일시에 중단할 필요는 없지만 9.19공동성명을 위반할 경우 지원을 줄이는 식으로 단계를 높여가는 겁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적극적 북한 비핵화 의지, 그리고 당근과 채찍을 병행한 긍정적 유도 전략이 없을 경우 섣불리 북한을 옥죄려 하지 않을 겁니다.

기자) 유엔 안보리가 몇 주 뒤 채택할 대북 제재 결의안에 중국이 어느 선까지 협조하느냐가 당장 관건인데요.

글레이저 연구원) 과거와 마찬가지로 극단적 형태의 제재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대북 경제 제재를 적극 지원하지 않을 공산이 큰데, 제재 대상 개인과 기업을 크게 확대하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제재 강화에 그럭저럭 동참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거죠. 하지만 미국 정부가 얼만큼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는지 여부가 중국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겁니다. 지난해 시진핑 주석의 9월 방미를 앞두고 미국이 중국의 사이버 해킹에 제재를 가하려 하자 중국이 이 문제에 성의를 보였듯이, 이번에도 미국이 강한 의지와 전략을 보여준다면 시진핑 주석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기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 역시 양국의 대북 접근법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습니까?

글레이저 연구원) 북한 문제를 다른 미-중 관계 영역에서 떼어놓고 생각할 순 없습니다. 특히 아태 지역에서 두 나라가 벌이는 치열한 경쟁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을 전략적으로 포위하면서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고 있고 국내 불안정마저 조장한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 아래 중국은 북한의 붕괴와 급속한 한반도 통일로 이어질 수 있는 미국과의 협력을 매우 불편하게 여깁니다. 문제는 미국이 한반도를 중국의 이해를 훼손하는데 활용하지 않겠다는 확신을 얼마만큼 중국에 줄 수 있느냐는 건데, 미국이 그럴 수 있다 해도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극히 민감해 할 겁니다.

기자) 중국 인사들에게서 북한 붕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인상을 받으신 적은 없습니까?

글레이저 연구원) 중국은 북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게 됐습니다. 북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상당수 창구가 사라진 것으로 보이는데 장성택 처형 이후 더욱 그렇습니다. 당, 군, 외교 부문 채널 모두 예전만큼 정례적이지 못하고요. 이 때문에 중국으로선 북한을 분석하려 할 때마다 불확실성을 느끼고 북한 정치지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불안해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김정은 정권의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듯싶습니다. 일정 기간 권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거죠. 북한의 식량 사정도 다소 안정된 것으로 간주하고요. 따라서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우려하는 것 보다 불안정 여부를 긴밀히 관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더 우려하고 있습니다.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아시아 선임연구원으로부터 북한 핵실험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입장 등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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