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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 선 스팀슨연구소 연구원] “중국, 북 핵 실험에 큰 동요 없어…정권 위협하는 대북 압박 없을 것”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이 6일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다고 밝힌 데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이 6일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다고 밝힌 데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은 북한의 4차 핵 실험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으며 북한 정권의 생존을 위협하는 제재에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윤 선 미국 스팀슨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8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 실험 당시 베이징에 머물며 접한 중국 조야의 반응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중국 출신으로 브루킹스 연구소 객원 연구원을 역임한 윤 선 연구원은 중국 현지에서 본 북-중 관계의 현주소와 미국의 대북제재 압박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입장을 전했는데요.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의 4차 핵 실험 직후 베이징 현지에서 본 중국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윤 선 연구원) 중국 정부는 북한 핵 실험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만, 중국 현지에서는 크게 놀랄 게 없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정확한 실험 시기만 예측하지 못했을 뿐이죠. 북한 4차 핵 실험 가능성은 이미 2013년부터 제기돼 왔습니다. 중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추가 핵 실험이 엄청난 변화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식으로 얘기해왔고요.

기자) 그럼 중국 정부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은 이번 핵 실험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윤 선 연구원) 분석가들이나 일반인들 모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인들이 환경 문제에 더 예민해지면서 북한과의 접경지역의 핵 오염을 걱정하기 때문이죠. 여기에 2013년 이후 북-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정책 전문가들은 이런 종류의 북한 도발에 더욱 부정적입니다. 중국 정부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역내 불안정을 야기해 미 군사력의 증강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중국 내부에서도 대북 접근법의 획기적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게 그런 이유 아니겠습니까?

윤 선 연구원) 그렇긴 하지만 그런 논란이 새로운 건 아닙니다. 이미 2000년대 초부터 그런 제안이 나왔고 2006년과 2009년 북한의 1, 2차 핵 실험을 지켜보면서 논의가 더 뜨거워졌죠. 하지만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정책적 계산을 과연 바꿀까요? 저는 회의적으로 봅니다. 아무리 대북 접근법에 대한 논쟁이 격렬해도 중국 최고지도부의 인식이 완전히 바뀌지 않는 한 현실화되기 힘들다는 겁니다. 그건 북한 4차 핵실험 이후에도 마찬가집니다.

기자) 중국 전문가들의 정책 제안이 당국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나요?

윤 선 연구원) 그런 제안이 갖는 무게나 영향력이 아니라 양측의 입장 차를 근본적으로 들여다봐야 합니다. 중국 분석가들은 북한을 전략적 자산이라기 보다 중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합니다. 반면 중국 당국자들은 한반도 통일이나 북한의 붕괴가 중국 이해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요. 중국 정부로선 통일 이후까지 지속될 수 있는 미-한 군사동맹이 좀처럼 자국 이해에 부합한다고 여기기 어려운 거죠. 북한 정권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도 그 때문이고요.

기자) 그래도 중국이 이번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참여할 수 밖에 없겠죠?

윤 선 연구원) 그럴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북한 핵 실험에 불쾌해하고 도발에 대가가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니까요. 따라서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제재에 동참하겠지만 문제는 어느 선까지 그럴 것이냐는 거죠. 미국과 한국 정부는 북한 정권의 존속을 중국의 경제 지원 탓으로 돌리고 있는데, 실제로 중국은 근본적인 대북지원을 건드리는 수준까지 나가지 않을 겁니다.

기자) 중국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그래서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윤 선 연구원) 하지만 중국은 북한의 도발을 중국 탓으로 돌리는 시각에 강하게 반발합니다. 북한의 핵 실험은 중국의 문제라기 보다 미국의 이목을 끌고 미국과 협상하기 위한 행동 아니냐는 거죠. 미국이 북한의 그런 대화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만큼 북한의 도발에 대한 책임 역시 미국에 있다는 게 중국측 논리입니다.

기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하면서 대북 제재를 압박했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윤 선 연구원) 중국이 케리 장관의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봅니다. 6자회담을 재개하자는 중국의 일관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미국이 중국에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거죠. 양측간 책임 전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고 더 격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자) 중국의 대북 접근법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케리 장관의 지적을 중국이 어떻게 받아들인다고 보십니까?

윤 선 연구원) 대북 접근법의 작동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뭐냐는 거죠. 중국의 이익을 위해선 대북 접근법이 작동하고 있다는 게 중국 관점이니까요. 북한의 존재가 중국에게 전략적 완충제 역할을 하고 전략적 영향력 또한 제공한다고 믿는 겁니다. 중국의 대북 접근법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막진 못하더라도 자국 이해에 반하는 북한 정권의 붕괴를 저지하는 데는 유효하다는 입장입니다. 중국과 미국이 북한을 매우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상 미국의 비판이 중국의 이런 입장을 바꾸지 못할 겁니다.

기자) 중국에 대북 영향력이 남아있지 않다고 보십니까? 영향력은 있지만 자국 이익을 위해 행사하지 않는 게 아닐까요?

윤 선 연구원) 중국이 북한에 경제적, 전략적 지원을 제공하지만 그런 지원이 영향력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북한의 생존권을 쥐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이 흔히 언급되긴 하지만 과연 행사가 가능한 영향력인지 중국은 반문합니다.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경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식의 영향력 행사는 북한을 구석으로 몰아 역내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주장이죠. 중국이라도 북한과의 소통 채널이 되는 게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논리입니다.

기자) 베이징 현지에서 본 북-중 관계의 현주소는 어떻습니까?

윤 선 연구원) 2013년 이래 북-중 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다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양국 관계는 지난 10월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방북으로 잠시 개선 조짐을 보이기도 했지만 북한 모란봉 악단의 중국 공연 취소와 이번 핵 실험 이후 나아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양국 관계가 더 나빠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서로 적대적으로 돌아설 가능성 또한 없습니다.

기자) 불편한 미-중 관계가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더욱 소극적으로 만드는 측면은 없을까요?

윤 선 연구원)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미국과 긴장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 핵 문제를 정책적 지렛대로 이용해 온 과거 방식을 본능적으로 답습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북한 문제에 중국의 협조를 원한다면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서 중국 입장을 지지해달라는 건데, 중국의 이런 계산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 질 겁니다. 미국은 북한 문제에 협조하는 게 중국 스스로를 위한 일이라고 설득하지만 중국으로선 북한이 사라지고 미국과 굳건한 군사동맹을 맺은 한국이 한반도를 통일하는 시나리오를 이해에 부합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동북아와 전세계에 적용되는 미-중 간의 이런 근본적 전략적 경쟁에 대해선 단기적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윤 선 미국 스팀슨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부터 북한 4차 핵 실험을 바라보는 중국 조야의 반응과 대북제재 동참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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