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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 핵실험, 권력 공고 목적"…"미숙한 판단" 지적도


6일 평양 시민들이 대형 화면으로 북한 당국의 수소폭탄 핵실험 성공 발표를 보고 있다.

6일 평양 시민들이 대형 화면으로 북한 당국의 수소폭탄 핵실험 성공 발표를 보고 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실시한 배경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권력을 공고화하고 외부적으로는 미국의 대북정책 실패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인데, 치밀한 전략적 계산이 결여된 김정은 특유의 거친 행보라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문기사 보기] What's Behind North Korea’s Nuclear Test?

수소폭탄 실험을 명목으로 내세운 북한의 4차 핵실험. 아무 예고 없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뒤흔든 진동에 전문가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6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해하기 힘든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북한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외부와의 관계 개선 분위기를 갑작스럽게 반전시켜 결국 국제사회의 제재를 자초함으로써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국가적 이익이 무엇인지 반문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 모란봉악단의 중국 공연 무산과 핵실험을 결부시키는 일부 언론보도를 상기시키며 이번 핵실험이 개인적 모욕에 대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대처 방식이자 미숙한 판단력을 보여주는 방증일 수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그러나 북한을 오랫동안 관찰해온 한반도 전문가들은 핵실험의 국내정치적 측면에 무게를 뒀습니다.

뉴욕의 민간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스티븐 노퍼 부회장은 북한이 이달 8일 김정은 생일과 5월 7차 노동당대회를 겨냥해 핵 역량을 과시하고 내부 질서를 다잡고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스티븐 노퍼 부회장]

핵실험을 미국과 대화테이블에서 마주하기 위한 위협적 유인책으로 간주하기 보다 3년상을 진작 마친 김정은 제1위원장의 권력 공고화 과정으로 보는 겁니다.

이 같은 분석은 경제발전 성과가 미흡한 상황에서 핵실험이 국내적으로 안보 부문에서 점수를 딸 수 있는 호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과 맞닿아 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입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36년 만의 당 대회 소집을 앞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내세울 수 있는 최대의 성과로 핵 억제력을 선택했고, 따라서 선군정치와는 차원이 다른 개인적 입지를 굳히는 방편으로 이해하는 시각입니다.

고스 국장은 더 나아가 4차 핵실험의 대외적 측면에도 주목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한국을 압박해 관여의 선제조건을 완화시키는 동시에 미국 오바마 행정부에는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대외환경의 중장기적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고스 국장은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전략을 오판으로 규정했습니다. 미국 차기 행정부 역시 위협적이고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북한에 손을 내밀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이유입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의 이 같은 대외전략을 “관심 끌기”라는 전통적 관점에서 바라봤습니다.

[녹취: 제임스 서먼 전 사령관]

대상 핵무기가 어떤 종류이든 핵실험은 여전히 주목 받고 싶어하는 북한의 열망을 반영하며,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목표로 한다는 익숙한 분석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주장은 핵 전문가들에게 간과할 수 없는 기술적 영역입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은 수소폭탄 개발이 매우 어려운 과정이지만 북한의 주장을 회의적으로만 볼 필요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

북한이 수소폭탄으로 가는 중간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증폭핵분열탄은 물질 중간에 중수소 또는 삼중수소와 같은 핵융합 물질을 채워 초기의 핵분열로 핵융합을 야기할 수 있는 핵무기로 순수 핵분열 무기보다 2배 이상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이 지난 2013년 3차 핵실험 이후 증폭핵분열탄 개발에 진전을 이뤘을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습니다.

1994년과 2007년 IAEA의 북한 핵 사찰을 주도한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추측에 의존해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며 이번 핵실험 여파를 수 주에 걸쳐 관찰해 리튬, 이중수소, 삼중수소 등의 물질이 사용됐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

미국의 권위 있는 핵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석에 대체로 동의합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 (ISIS) 소장은 마치 도시를 날려버릴 수 있는 2단계 수소탄 실험을 했다는 식의 주장은 일축할만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증폭핵분열탄과 같은 의미인 1단계 수소탄을 개발 중이며 이번 실험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

미국의 상업위성 사진 분석업체 ‘올소스 애널리시스’의 조셉 버뮤데즈 선임분석관 역시 북한의 수소폭탄 보유 주장을 믿지 않는다며, 증폭핵분열탄 개발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녹취: 조셉 버뮤데즈 분석관]

벤 잭슨 전 미국 국방장관실 자문관은 수 십 년 간 전례에 비춰볼 때 북한의 수사 가운데 적어도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관한 내용은 대부분 사실로 판명됐다며, 위협의 진위를 확신할 수 없을 경우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대비하는 게 현명한 태도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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