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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미 관련 단체들 "한-일 위안부 합의 무의미"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지난달 28일 한국 외교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후 악수하고 있다.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지난달 28일 한국 외교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후 악수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최근 한국과 일본 정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해 합의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 관련 단체들은 이번 합의가 무의미하다며 비판적인 입장입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효과: 한-일 간 합의 장면]

지난달 28일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일본 군 위안부 문제 해결 방안에 합의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의 관여 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이러한 관점에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고,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을 한국 정부가 설립하고 이 재단에 일본 측에서 10억엔을 출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합의를 반기며 한-일 관계 개선을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24년 만에 이뤄진 두 나라 간 이번 합의에 대해 피해 당사자들과 국내외 민간단체들의 반응은 부정적입니다.

[효과: 당신들은 왜 우릴 두 번 죽여요! 어느 나라 외교부예요.”]

합의가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 29일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한국 외교부 1차관에게 항의하는 목소리입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빠진 이번 합의는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처사라고 말했습니다.

이 영상은 인터넷 사회연결망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지며 한-일 간 위안부 합의 무효를 주장하는 일부 한국 여론을 부추겼습니다.

이런 가운데 위안부 관련 단체들과 시민운동가들은 오는 6일 전세계 연대 수요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1월 6일은 한국 내 위안부 피해자들과 단체들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법적인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수요 시위'를 벌인 지 24년이 되는 날입니다.

미국 워싱턴과 캘리포니아 지역의 민간단체들도 성명 등을 통해 이번 합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워싱턴의 비영리단체인 워싱턴정신대문제협의회 이정실 회장은 이번 합의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이정실 회장] “일부러 피해자들을 무시한 것이 아닌가, 그야말로 정치적인 협상이었다는 것이죠. 다른 정치적인 문제와는 다른 차원의 것인데 다른 정치 사안과 같이 다룬 태도 자체가 안일하죠.”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가주한미포럼의 김현정 사무총장도 같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녹취: 김현정 사무국장] “전쟁범죄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1년 반 이상 협상이 진행됐는데, 할머니들의 요구사항이 얼마나 반영이 되고 있는지 일본 정부의 반응이 어떤지, 그러면 할머니들이 양보하시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이런 부분에 대한 과정이 없다는 것, 결과가 딱 나오니까 할머니들이 굉장히 분노하시는 것이죠.”

김 사무국장은 이번 합의에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빠졌다는 것은 두 나라가 위안부 문제를 양국 간 외교 문제로 축소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정대협 이정실 회장은 무엇보다 피해자 할머니들이 요구하고 있는 ‘법적 배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녹취: 이정실 회장] "법적인 배상이 아니라는 것은 기시다 외무상도 강조했고, 돈의 액수도 터무니 없이 적지만 돈의 성격 자체를 보면 법적인 배상이 아닌 게 드러나죠.”

이 회장은 10억엔의 기금을 집행하는 재단을 한국 정부가 만들도록 한 데 대해서도 일본의 독자적 책임을 한국 정부와 나눈 것이어서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회장은 또 ‘최종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합의’라는 양국 간 합의는 말도 안 된다며 개탄하며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이정실 회장] “이번 합의를 시작으로 점진적이고 진중한 성과를 이루겠다고 했어야지 떡 하나 줄게 찍 소리 하지마. 내용도 내용이지만 사과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키워드예요.”

이번 한-일 간 합의에서 일본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의 이전을 요구했고, 한국 정부는 긍정적 검토를 약속했는데요. 이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정대협 이 회장은 위안부 소녀상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정서적 예술적 의미로 국가재산이 아니라며,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가주포럼 김 사무국장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일본 정부의 의도를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녹취: 김현정 사무국장] “소녀상을 치우라고 하잖아요. (위안부 문제를) 이거를 지우고 덮고 축소하고 왜곡하고 미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여지죠.과연 일본 정부가 이 역사를 기억하고 교육시키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로 갈 것인가.”

1990년대부터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초상화를 그리고 전시하고 있는 위안부 인권운동가인 스티브 카발로 씨도 이번 합의를 주시했습니다.

[녹취: 스티브 카발로] “A Korean official exchanges papers and deals and money with Japanese official..”

카발로 씨는 자신에게 이번 합의는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 간 문서교환에 불과하다고 말했는데요, 피해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카발로 씨는 지난 2011년 일본 의원이 미국 뉴저지에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를 제거하는 조건으로 선물들을 제시했지만 한인사회가 이를 거부했던 사례를 들었습니다.

[녹취: 스티브 카발로] “We’ll give you these certain gifts, cherry blossom trees, books for your library..”

카발로 씨는 하지만 한국 정부는 10억엔이란 돈으로 일본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피해자들이 정부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발로 씨는 오는 4월 위안부 초상화 전시회를 다시 열 계획이라며, 피해자들이 느끼는 배신감을 주제로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워싱턴 정대협은 올해 위안부 문제와 역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넓힐 목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온라인 프로젝트 ‘웨비너’를 출범시켰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과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와 협력해 위안부 관련 역사 자료와 연구를 진행하는 사업니다.

미국 내 시민단체들은 5일 이번 위안부 합의의 무효를 요구하고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촛불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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