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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특집] 경제계 소식


지난 16일 미 연방중비제도 이사회 자넷 옐런 의장이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리 인상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16일 미 연방중비제도 이사회 자넷 옐런 의장이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리 인상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연말을 맞아서 올 한해 미국에서 일어난 뉴스를 정리해보는 시간 갖고 있는데요. 두 번째 시간인 오늘은 어떤 분야를 알아볼까요?

기자) 네, 어제 정치 분야에 이어서 오늘은 미국의 경제 분야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진행자) 경제 뉴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소식이라면 연준의 이자율 인상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최근에 나온 뉴스인 데다, 전 세계 경제계에까지 영향을 끼친 소식이라 기억에 제일 남네요.

기자) 네, 많은 전문가도 올해 가장 큰 경제뉴스로 연준의 이자율 인상을 꼽고 있습니다. 연준이라고 하면 미국의 중앙은행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제도’를 말하는데요. 연준이 최근 9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16일, 올해 마지막 회의를 끝내고 난 후, 지난 7년동안 0%대를 유지해왔던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기준금리라는 게 기준이 되는 이자율로 단기금리라고 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쉽게 말해서 중앙은행이 민간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민간은행이 내야 하는 이자율 기준을 말하는 건데요. 연준은 2006년 중반부터 기준금리를 내리다가 2008년에 최악의 국제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부터는 0%대를 유지해왔습니다. 중앙은행은 경기가 안 좋으면 금리, 그러니까 이자율을 낮춰서 시중에 돈을 풀고요. 경기가 과열되면 금리를 높여서 돈을 거둬들이죠.

진행자) 사실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측은 올 초부터 나왔었는데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조건이 있었죠?

기자) 네,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이르는 것과 고용 여건 개선, 이 두 가지를 제시했었는데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을 발표하면서 이 두 가지 다 목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자신할 만한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내년에 미국 경제가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연준은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을 2.4%로 예측하고 있고요. 현재 5%로 완전고용 수준인 미국의 실업률 역시 내년에는 더 낮아지면서 4.7%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연준과 많은 시장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습니다. 한편 연준은 금리 인상을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3년 동안 1%포인트 정도 올린다는 목표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올해는 또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추진해왔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일명 'TPP’가 큰 진전을 거둔 한 해로 기록될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은 미국과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있는 11개 나라가 커다란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자유로운 무역활동을 하자고 추진하고 있는 건데요. 애초 4개 나라로 시작했다가 미국이 관심을 보이면서 판이 커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8년부터 TPP 가입에 공을 들여왔는데요. 이게 좀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거의 7년간 지지부진했는데요. 그러다 올해 급물살을 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내후년 1월이면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하게 되죠.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 마지막 숙원 사업의 한가지가 바로 이 TPP 가입이었는데요. 올여름 연방 의회가 TPA, TAA 등 TPP 가입에 필요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속도가 붙었습니다.

진행자) TPA, TAA 이름이 비슷해서 좀 헷갈리는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잠깐만 좀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TPA'는 무역촉진법안, 또는 신속협상권이라는 겁니다. 이 신속협상권은 통상 교섭 문제는 대통령에게 다 일임하고 의회는 이 협정의 통과 여부만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건데요. 연방의회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 신속협상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미국이 TPA 가입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된 겁니다. 'TAA'는 이렇게 국가 간 경제협정이 체결됐을 때 피해를 보는 농민이나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건데요. 의회가 이 법안도 통과시켜주는 바람에 오바마 행정부가 TPP 가입 추진 과정에서 큰 부담을 덜게 됐습니다.

진행자) 의회에서 표결이 있을 때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발 벗고 나서서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해 끝내 바라던 걸 얻어냈는데요. TPP 협정, 현재 어디까지 진전이 이뤄져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10월 초, 12개국 통상장관들이 미국 조지아 주에서 모여서 핵심쟁점들을 다뤘는데요. 합의점을 도출해 내면서 최종 타결된 상태고요. 지금 각국 의회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도 현재 90일간의 검토 기간을 갖고 협정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달,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내년 대통령 선거 전까지는 TPP 비준을 요청해선 안 된다고 밝혀 여전히 험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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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연말특집으로 올 한해 경제계의 주요 뉴스들을 짚어보고 있습니다. 다음 경제 뉴스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올해는 기업들의 합병 소식이 잇달았습니다. 우선, 이달 11일이었죠. 세계 굴지의 화학 회사인 다우케미컬과 듀폰이 합병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우케미컬과 듀폰의 이번 합병은 시가 총액 무려 1천3백억 달러 규모로, 올 들어 성사된 최대 합병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사실 두 기업의 합병 이야기는 10년 전부터 간간이 흘러나오다가 지난 10월 듀폰의 최고 경영자로 에드워드 브린이 취임하면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두 회사 모두 유서 깊은, 유명한 회사들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듀폰 사는 미국 동부 델라웨어 주에 본사가 있는데요. 200년 넘는 역사를 갖고 있고요. 중북부 미시간 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우케미컬 사도 역사가 100년이 넘습니다. 합병 규모도 규모지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두 기업의 합병 소식에 세계적인 거대 화학 공룡기업이 탄생하는 게 아니냐며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유명 기업 두 곳이 합병되면서 이런저런 말이 많기도 했죠?

기자) 네, 우선 합병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두 회사는 합병 소식을 발표하면서 감원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듀폰 사는 별도의 성명에서 앞으로 감원 등 구조조정을 통해 7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두 회사의 합병으로 반독점법 논란도 일었는데요. 반독점법이란 어떤 특정 기업이 시장을 다 독점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으로, 두 회사가 합병하면 세계 2위의 거대 화학 회사로 탄생하게 되는 만큼 엄격한 반독점법 심사를 거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호텔 업계에서도 합병 소식이 있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11일,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호텔이 경쟁사인 스타우드 호텔&리조트 그룹을 1백22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스타우드 호텔은 매출 부진으로 CEO가 물러난 이후 매각을 추진해 왔는데요. 메리어트가 인수하게 된 겁니다. 이번 합병으로 연간 매출은 2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메리어트호텔 측은 합병에 따라 연간 2억 달러의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인수 작업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년 중반쯤 인수가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인수 과정이 끝나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호텔은 5천 5백 개의 호텔과 1백10만 개 이상의 객실을 가진 세계 최대 호텔 업체로 거듭나게 됩니다.

진행자) 미국의 케이블 TV 업계에서도 합병 소식이 있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5월 말 미국의 케이블 TV 업체인 차터 커뮤니케이션이 타임워너케이블을 5백50억 달러에 인수하는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재계 4위인 차터 커뮤니케이션과 재계 2위인 타임워너와의 합병으로 거대한 케이블 기업이 탄생하게 됐죠.

진행자) 그런데 합병 소식이 있기 바로 1달 전까지만 해도 컴캐스트가 타임워너케이블과 합병을 추진하지 않았었나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 조치 때문에 결국 합병을 포기했는데요. 정부 당국자들은 재계 1위인 컴캐스트와 2위인 타임워너가 합병하면 미국 전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의 절반 이상의 소비자를 보유하게 된다며 이는 공정거래를 해치는 거대 독점 기업이 탄생하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차터와 타임워너와의 합병은 정부의 승인을 받았나요?

기자) 현재 미 연방 통신위원회가 차터와 타임워너의 합병 문제를 검토 중입니다. 전문가들 가운데는 차터와 타임워너케이블 합병이 결국 정부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은데요. 왜냐하면, 컴캐스트의 독점을 막을 수 있는 기업이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서도 잠시 반독점법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미 정부 당국은 이렇듯 독과점의 횡포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들의 독점을 막는 심사와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살펴볼 경제 소식은 자동차 관련 소식인데요. 올해 자동차 관련 기업 논란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우선 독일의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의 추문으로 한동안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떠들썩했는데요. 지난 9월 폭스바겐의 디젤차 가운데 일부가 속임수를 써서 미국 환경 당국의 규제를 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이런 문제가 있는 차량이 약 1천1백만 대에 달하고요. 미국에서만 50만 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진행자) 폭스바겐은 차에 특수한 프로그램을 달아서 매연 검사를 할 때와 거리에서 달릴 때 차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의 양을 다르게 만들었다고 하죠?

진행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몇 년에 한 번씩 자동차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검사해서 매연이 너무 많이 나오면 차 운행을 중단시키거나 아니면 이런 현상을 고치도록 하는데요. 폭스바겐은 ‘연비’, 즉 자동차 단위 연료당 주행거리의 비율과 자동차 성능 때문에 속임수를 쓴 겁니다. 자동차의 연비와 성능을 좋게 하면 대신 오염물질이 많이 나온다는데요. 그래서 검사할 때는 매연이 조금 나오게 해서 규제를 통과하고, 실제로 밖에서 달릴 때는 연비와 성능을 위해서 매연이 많이 배출되는 걸 방치한 거죠.

진행자) 처음에 폭스바겐사가 단순한 기술적 오류라고 발뺌해서 더 논란이 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연방 환경보호청과 캘리포니아 환경 당국이 압박하자 회사 최고경영자가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고요. 미 연방 환경보호청은 미국 안에 있는 해당 차량 50만 대를 모두 리콜 즉 회수, 보상 조치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폭스바겐 사는 또 지난달에, 문제가 된 디젤 엔진을 단 차량의 차주들에게 1천 달러 상당을 보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자동차에 장착하는 에어백 제조 회사도 대규모 리콜 조치를 했죠?

기자) 네, 일본 도쿄에 본부를 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회사인 다카타 사가 지난 5월 미국에서 약 3천4백만 대의 리콜에 합의했습니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인데요. 에어백은 교통사고가 나서 차량이 충격을 받으면 자동적으로 공기 주머니가 터져서 운전자와 조수석에 앉은 사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다카타 사의 에어백은 공기 주머니가 터질 때 가스발생 장치의 금속 파편이 튀어서 운전자 등이 다칠 수 있는 결함이 발견된 겁니다. 이때까지 다카타 에어백 결함으로 인해 6명이 사망하고 1백여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다카타 사는 결국 미국 정부에 벌금까지 내야 했죠?

기자) 네, 11월 초 미국 연방 교통 당국이 다카타 사에 벌금 7천만 달러를 부과하고 결함이 있는 안전장치를 신속히 교체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또 앞으로 5년간 다카타 사가 교통 당국의 지적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시하기 위해 다카타 사의 문건이나 정보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외부 감시단을 임명하기로 했는데요. 다카타 사가 이에 동의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연말 특집으로 올 한 해 미국의 주요 경제계 뉴스 정리해 봤습니다. 김현숙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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