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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 장마당 수 380~400개"


지난 2011년 북한 라선 시에서 장마당으로 향하는 북한 주민들. (자료사진)
지난 2011년 북한 라선 시에서 장마당으로 향하는 북한 주민들. (자료사진)

한국 정부는 북한의 장마당 수가 380~400 개 정도이고 이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하루 100만~18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장마당이 북한 주민의 삶 속에 보편적 현상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장마당 수가 꾸준히 늘어 현재 380~400 개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수치가 위성촬영 등 여러 자료를 토대로 정부가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한국 정보 당국은 장마당을 이용하는 북한 주민의 수를 하루 100만~180만 명 정도로 추산했습니다. 약 2천500만 명인 북한 전체 주민의 4~7%가 매일 장마당을 이용하는 셈입니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2009년 화폐개혁 때 장마당을 폐쇄했다가 식량난과 생필품 부족 등으로 주민 반발이 커지자 2개월 만에 다시 허용했습니다.

또 장마당이 주민들의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북한 주민들 사이에 북한엔 당이 두 개 있는데 그 가운데 장마당은 주민들에게 이익을 주지만 노동당은 주는 게 없다는 말도 유행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얼마 전 서울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북한의 내수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소비 주도층이 약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내수시장이 커진 구체적인 사례로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시장에선 현재 매대가 1만2천여 개, 그리고 양강도 혜산시장의 경우 시장 이외의 지역과 노점까지 합하면 4천여 개의 매대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또한 개인 투자의 활성화로 햄버거와 피자, 손세차장, 정육점, 자전거판매점, 애완견,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대체에너지로 태양광 판매 등 새로운 장사 아이템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신흥 부유층인 이른바 ‘돈주’들이 사업 활성화의 주체로 부상하면서 도소매와 부동산 금융 임대 고용 등을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앞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지난해 북한을 떠난 탈북자 146 명을 대상으로 올해 설문조사한 결과에서 전체의 77%가 시장에서 장사를 했던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의류 구매 횟수를 묻는 질문에 52%가 ‘계절마다 한두 벌’, 36%가 ‘1년에 한두 벌’이라고 답했고 구매 장소로는 90%가 시장이라고 응답해 상당수 북한 주민이 생필품 구입을 장마당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장마당은 이미 북한 주민들의 삶에서 보편적인 현상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통제로 유통 부문에서만 시장화가 진행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주민들이 사적 경제활동이 장마당을 통해 이뤄지고 그런 의미에서 장마당이 북한 주민들의 경제생활 뿐아니라 사회적인 개방성과 다원성을 증대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이런 장마당이 여전히 유통 부문으로 제한된, 그런 의미에서 생산이나 금융 등 전반적 시장경제 발전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점도 주목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 박사는 북한 당국이 내년 5월 열리는 7차 노동당 대회에서 새로운 경제 조치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지만 장마당을 국가통제 아래 두면서 이를 정권 유지에 활용하는 방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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