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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김정은 시대 4년] '2인자 용납않는 유일지배체제 확립 주력'


지난 10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10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권력을 승계한 지 내일 (17일)로 4 년을 맞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4년 간 취약한 권력 기반을 다잡기 위한 체제 정비와 유일지배체제 구축에 주력해 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3년을 철저한 유훈통치로 보냈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빠른 속도로 권력 승계를 마무리 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2주 만에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데 이어 이듬해 4월엔 당 제1비서와 국방위 제1위원장에 올랐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입니다.

[녹취: 북한 조선중앙TV (2011년 12월)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높이 모셨다는 것을 정중히 선포하였다.”

불과 넉 달 사이에 당, 정, 군의 최고 직위를 물려받은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집권 4 년 간 취약한 권력기반을 공고화하기 위한 체제 정비와 유일지배체제 구축에 주력했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김정일 시대에 유명무실해진 당의 의사결정체계를 다시 가동하면서 노동당 중심으로 국정운영 체제를 재편했습니다.

이는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제도적 절차에 기반한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한국 정부 당국자는 밝혔습니다.

실제로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2012년 이후 당 대표자회를 비롯해 중앙위 전원회의, 정치국 회의,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등 당 공식회의가 16차례나 열렸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을 제1비서로 추대하고 경제-핵 병진노선 채택, 리영호 해임과 장성택 처형 등 김정은 시대의 주요 정책과 결정들은 모두 당의 공식회의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한국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입니다.

[녹취: 정성장 세종연구소 실장] “김정일의 경우 당 중앙위 비서와 상의해 지시를 내리다 보니 당 내에 고루 확산되지 않고 정책 혼선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에 반해 김정은은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책을 결정해 발표함으로써 과거의 정책 혼선을 막고 다른 이들의 견해를 들어보고 결정하는 김일성식 통치방식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의 기능이 정상화되면서 과거 이른바 ‘선군정치’ 아래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던 군부에 대한 통제가 크게 강화됐습니다.

군부의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총정치국장에 당료 출신인 최룡해, 황병서 등을 임명하고, 군부 인사가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선군정치 아래 위상을 떨쳤던 군부 엘리트들도 대폭 물갈이 됐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때 운구차를 호위했던 이른바 ‘군부 4인방’은 모두 숙청되거나 물러났습니다.

군 수뇌부에 대한 잦은 인사교체와 계급 강등도 김정은 시대의 특징입니다.

인민무력부장의 경우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지난 4년 동안 5 명이나 교체됐습니다. 이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약 8개월로, 김정일 시대 모두 3 명의 인민무력부장이 평균 6년 간 재임한 것에 비하면 매우 짧은 겁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의 지난 7월 국회 보고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당과 정권 기관 인사는 20~30% 정도 교체된 반면, 군은 40%가 넘는 큰 폭의 교체가 이뤄졌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군부에 대한 당의 통제 강화와 잦은 인사는 김정일 시대에 비대해진 군부의 힘을 빼 세력화를 막고 군부를 길들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유일지배체제가 한층 강화된 계기는 2013년 12월 고모부인 장성택의 전격적인 처형이었습니다. 당시 북한 관영 ‘조선중앙TV’입니다.

[녹취: 북한 조선중앙TV (2013년 12월)] “흉악한 정치적 야심가, 음모가이며 만고역적인 장성택을 혁명의 이름으로, 인민의 이름으로 준렬히 단죄 규탄하면서 공화국형법 제60조에 따라 사형에 처하기로 판결하였다.”

장성택에 앞서 2012년에는 군부 실세로 꼽히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해임됐고, 올해 4월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도 재판 절차 없이 공개처형됐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 집권 4년 동안 처형된 북한 간부는 무려 13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한국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초기 4 년 간 10여 명을 처형했던 데 비하면 10 배가 훨씬 넘는 규모입니다.

한국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수석 수석연구위원은 주로 정치적 배경을 지닌 숙청이 많았던 김일성, 김정일 시대와 달리 김정은 시대의 경우 개인적 감정에 근거한 숙청과 처형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 수석연구위원의 발표 내용입니다.

[녹취: 이수석 수석연구위원] “(김정은이 공포통치를 하는 배경은) 우선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간부들이 무시할 수 없도록 숙청을 통해 권위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둘째 김정일과 달리 연로한 간부 개개인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점 셋째 김정은 개인의 안하무인적 태도, 즉흥적 성격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핵심 간부들에 대한 잇단 숙청과 처형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조기에 권력을 공고히 하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제의 취약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전옥현 전 제1차장입니다.

[녹취: 한국 국정원 전옥현 전 1차장] “단기적으론 공포통치가 성공했다고 보이지만 긴 관점에서는 성공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공포정치의 안정성이란 것이 비정상적 국가체제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이므로 고위직들의 탈북 현상이 발생하고 있듯 북한 권력층들의 공동운명체 의식이 이완되고 나아가 체제 결속력이 약화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북한 간부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을 더 무서워하는 분위기라며, 이른바 ‘장성택 효과’로 서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보신주의가 만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4 년 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유일영도 구축을 위한 인적 쇄신작업도 지속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김기남 최태복 김양건과 같은 김정일 시대의 핵심 원로들을 재배치한 반면, 부부장급 핵심 실무진은 50대 이하 신세대 엘리트로 대거 교체했습니다.

또 다른 한국 정부 당국자는 원로그룹의 경우 군부와 달리 위협이 되지 않는데다, 국정운영이 전무한 김정은 제1위원장으로선 그들의 경험이 매우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2012년부터 올해 8월까지 북한의 ‘노동신문’을 분석한 인제대학교 진희관 교수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 집권 이후 새로운 인물의 비중이 매년 크게 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현지 지도 등을 수행한 인물 가운데 2011년 1년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수행한 인물과 김정일 위원장 사망 당시 꾸려진 232명의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 없던 새로운 인물의 비중은 올해 51%로, 2012년 27%, 2013년 39%, 2014년 44%에 비해 계속 늘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집권 4년차를 맞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점차 선대의 후광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국정운영을 선보이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언급한 횟수는 단 한 차례로, 2013년 13 차례, 2014년 6 차례에 비해 크게 줄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민간 전문가들은 내년 5월 36년 만에 열리는 북한의 제7차 당 대회가 ‘김정은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대내외에 공식 천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집권 5년차를 맞아 열리는 당 대회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권력 장악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김정은 시대의 국가발전 전략과 권력 진영을 선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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