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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모란봉 악단 철수, 북 정권 변덕스런 특성 보여줘'


북한 모란봉악단이 지난 12일 북한으로 돌아가려고 중국 베이징의 호텔을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날 베이징 국가대극원 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갑자기 공연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모란봉악단이 지난 12일 북한으로 돌아가려고 중국 베이징의 호텔을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날 베이징 국가대극원 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갑자기 공연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 전세계 주요 언론들은 북한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 취소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배경을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언론들은 북한의 갑작스런 공연 취소는 김정은 정권의 변덕스런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중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은 13일 모랑봉 악단의 갑작스런 베이징 공연 취소는 “김정은과 그의 정부의 변덕스러움과 비밀스런 특성을 보여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공연 취소는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냉랭해진 북-중 관계의 상황에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이 9일 평양에서 베이징을 향해 출발하기 전(위)과 12일 귀국을 위해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을 때(아래)의 표정 차이가 뚜렷하다. 이들은 12일 베이징 첫 공연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갑자기 취소해 여러 분석을 낳고 있다.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이 9일 평양에서 베이징을 향해 출발하기 전(위)과 12일 귀국을 위해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을 때(아래)의 표정 차이가 뚜렷하다. 이들은 12일 베이징 첫 공연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갑자기 취소해 여러 분석을 낳고 있다.

‘AP 통신'은 “김정은 정권이 예측하기 힘든 정부로 잘 알려져 있지만 갑작스런 공연 취소는 북-중 관계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중 관계는 지난 2011년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냉랭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언론들이 지적하는 김정은 정권의 ‘변덕스러움’은 돌발적인 행동과 결정으로 국제 결례를 범했던 과거 사례들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지난 5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허용했다가 하루 전에 돌연 취소했었습니다. 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러시아 전승절 70주년 행사 참석을 약속했다가 막판에 불참 의사를 밝혔고, 지난 2월에는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를 초청했다가 사흘 만에 전격 취소하기도 했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모란봉 악단의 공연 취소와 관련해 북-중 관계의 해빙을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아 보인다며 그동안의 북-중 관계를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정권 출범과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냉랭해진 북-중 관계가 지난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류윈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하면서 개선 움직임을 보였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의 외교사절과 같은 모란봉 악단의 갑작스런 공연 취소로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유찾기에 바빠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모란봉 악단의 공연이 북-중 관계 개선 분위기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였지만 갑작스런 공연 중단으로 해빙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형태가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중국 정부는 모두 모란봉 악단의 공연 취소 이유를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업무와 관련한 소통 문제 때문이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 외에는 모두 추측성 보도만 나오고 있을 뿐입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그러나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과 북-중 관계 개선 여부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며 이번 공연 취소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중국 지린성 사회과학원의 장유산 연구원은 이 신문에 “모란봉 악단의 외교가 북-중 관계 진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과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4일 사설에서 “모란봉 악단의 갑작스런 철수가 북-중 관계에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부정적 영향은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은 모란봉 악단을 이끌고 왔던 최휘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접견사진을 삭제했고, 북한 관영매체들 역시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 보도 내용을 모두 삭제한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많은 외신들은 모란봉 악단의 취소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한국 국정원의 국회 보고와 ‘연합뉴스’를 인용해 다양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과 ‘텔레그래프’ 등 일부 영국 언론들은 한국 언론들을 인용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수소 폭탄 보유' 발언에 분노한 중국 정부가 공연 참석 관리들의 격을 크게 낮췄고 북한이 이에 반발해 공연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고위 관리들이 북한의 수소 폭탄 개발 주장에도 공연을 관람할 경우 국제사회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시게무라 도시미츠 일본 와세다대학 교수는 텔레그래프’ 신문에 “공연 취소는 김정은 제1위원장만이 할 수 있다”며 “그가 이에 대해 격노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P 통신'은 한국 언론과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현송월 모란봉 악단 단장과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관계가 한국 매체들을 통해 퍼지면서 최고존엄을 건드린 게 공연 취소 이유 가운데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김 씨 가족을 우상으로 숭배하고 3대째 통치하며 수령에 대한 외부의 비판과 조소를 주권 (최고존엄)에 대한 공격”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취소를 결정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싱가포르의 유력 신문인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14일 ‘모란봉 악단의 중국 공연 취소 이유 5가지’ 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이 신문은 중국 정부가 북한의 수소 폭탄 주장을 이유로 공연 참석 관리들의 격을 크게 낮춘 것, 김 제1위원장과 현송월 단장과의 관계 보도로 인한 북한의 최고존엄 모독, 김 씨 가족을 숭배하는 공연 내용을 낮춰달라는 중국 측 요구에 대한 북한의 반발 등이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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