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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 수소폭탄 개발 첫 언급..."기술력 의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개보수를 마친 평천혁명사적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개보수를 마친 평천혁명사적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을 직접 언급했습니다. 평화협정 협상을 하자는 북한의 주장에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최근 개보수를 끝낸 평양 평천혁명사적지를 시찰하면서 수소폭탄 개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사적지 시찰 현장에서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 존엄을 지킬 자위의 핵탄, 수소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릴 수 있는 강대한 핵 보유국이 됐다고 말했다고 10일 보도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이 수소폭탄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수소폭탄은 기폭장치로 핵분열 원자탄을 사용해 수소의 동위원소인 삼중수소나 중수소의 핵융합 연쇄반응으로부터 폭발력을 얻는 핵폭탄의 일종입니다.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을 이용한 핵분열 무기보다 파괴력이 훨씬 큽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핵탄두 소형화에도 성공하지 못한 북한이 수소폭탄 제조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수사적 의미가 큰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이춘근 박사는 확증은 없지만 북한이 수소폭탄 전 단계의 핵융합탄을 개발 중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춘근 박사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2000년대 초반부터 핵 융합물질들을 연구하고 있었어요. 10년이 넘었잖아요. 그래서 증열형 핵폭탄에 들어가는 핵융합 물질들을 이제는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거든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북한이 최근 들어 미국에 평화협정 협상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자신들의 제의를 일축하고 오히려 전략로켓군을 제재 대상에 전격 포함시킨 미국의 조치에 반발하면서 미국의 정책 전환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자신들이 갖고 있는 핵 능력을 조금은 과장되지만 적극적으로 선전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미국을 압박하고 정책 전환을 이끌어내기 위한, 당면해서는 평화협정 체결 협상에 미국이 나서도록 촉구하는 의미가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정영태 박사는 김 제1위원장이 직접 수소폭탄 보유를 내비침으로써 북한이 핵 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하는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핵 협상의 의제를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으로 몰아가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정영태 박사 / 통일연구원] “자기들은 플루토늄탄 수준이 아니라 그야말로 경량화, 다종화에 성공했음을 과시함으로써 이제는 비핵화 협상이라든가 그런 게 문제가 아니라 핵 군축 차원에서 협상할 그런 능력과 지위를 가졌다는 것을 과시한다고 볼 수 있죠.”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다종화되고 소형화된 핵탄두들을 탑재한 전략 로켓을 공개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제1위원장이 이번에 찾은 평천혁명사적지는 김일성 주석이 1945년 10월 이 곳에 북한의 첫 병기공장을 세운 것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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