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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 첫 스모그 '적색경보'...미국, 대 미얀마 무역 제재 한시적 해제


8일 짙은 스모그로 덮인 중국 베이징 거리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하고 있다.
8일 짙은 스모그로 덮인 중국 베이징 거리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대기오염 경보 중 가장 심각한 적색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학교들은 문을 닫고, 차량 2부제도 실시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미얀마에 대한 일부 무역 제재를 한시적으로 해제했습니다. 리바아의 ISIL 지도자가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미국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진행자) 먼저 중국 대기오염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중국에서는 매년 겨울이 되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스모그 현상이 심각해지는데요. 대기오염 물질이 안개처럼 뿌옇게 낀 상태죠. 그런데 최근 베이징에서 스모그가 심해지자 처음으로 최고 단계인 스모그 적색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진행자) 어느 정도 심한가요?

기자) 베이징 시내를 찍은 사진을 보면, 특히 도심 지역은 회색 안개에 덮여서 불과 몇 십 미터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지경입니다. 스모그는 건강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휴교령이 내려졌고요, 대부분의 야외활동도 취소됐습니다. 거리도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지만, 어쩔 수 없이 거리에 나온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고요. 얼굴 전체를 가리는 방독면을 쓴 사람까지 눈에 띄었습니다. 그만큼 베이징 시민들이 스모그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차량 2부제도 실시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모그의 원인이 되는 대기오염 물질은 주로 차량 배기가스나 공장 매연에 들어있는데요. 그래서 적색경보 대응조치로 단기적으로라도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차량 2부제를 실시했습니다. 홀수날에는 번호판 끝자리 수가 홀수인 차량, 짝수날에는 짝수인 차량만 운행이 허용되는데요. 오늘은 8일이니까 번호판 끝자리 수가 짝수인 차량만 운행했습니다. 그래서 도로도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공장의 조업도 전면 금지됐고요, 대형 건물 건설 공사도 중단됐습니다. 한편 일부 고속도로는 스모그 때문에 가시거리가 너무 짧아져서 부분적으로 폐쇄된 구간도 있는데요. 사고의 위험 때문입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대기오염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되면서 그동안 당국이 여러 개선 조치를 내놨었는데, 적색 경보가 발령됐다는 건 이런 조치들도 별 효과가 없는 건가요?

기자) 중국 당국이 최근 환경 정책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긴 하지만, 그동안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펴면서 심각해진 대기 오염 문제를 짧은 시간에 개선할 순 없습니다. 특히 매년 겨울이 되면 베이징과 동북부 등에서는 스모그가 더욱 심각해지는데요. 주로 석탄을 태우는 방식인 난방을 시작하면서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되고, 계절적인 특성 상 대기의 움직임도 적어서 이런 오염물질들이 잘 흩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대기오염이 건강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기오염은 언뜻 생각하면 호흡기 질환에만 영향을 줄 것 같지만, 세계보건기구 보고서 등에 따르면 심장과 혈관 질환 등 다른 병들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얼마전 저명한 과학지 네이처에는 중국에서 매년 140만 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조기에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미국의 5만5천명, 유럽 전체의 18만명 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입니다.

진행자) 베이징의 대기오염 적색경보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기자) 목요일인 10일 정오까지 발령된 상태입니다. 대기오염 정도를 알 수 있는 수치가 있는데요. 공기 중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지난 며칠간 300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 있는데요. 세계보건기구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25 이상이면 안전하지 않은 수준으로 보는데, 이 기준을 10배 이상 넘는 심각한 수준이죠. 중국 기상 당국에 따르면 북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는 10일 까지는 스모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요, 특히 내일인 9일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스모그는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 등 수도권 뿐 아니라 산시, 허난, 산둥 등 화베이 중남부와 황하이 지역에서도 심각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중국의 대기오염이 심각하다보니, 오늘 외교부 브리핑에서 까지 관련 질문이 나왔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이번 스모그가 중국의 기후변화 정책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민생 개선을 위해 쉬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고 빠른 경제 발전을 이뤘다면서, 동시에 환경과 자원 분야에서 거대한 대가를 감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를 거울 삼아서 환경 보호와 녹색 성장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길을 찾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주 파리 기후변화협약 총회에 참석한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 GDP 단위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보다 60% 이상 줄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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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미얀마로 가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미얀마에 대한 일부 무역 제재를 한시적으로 해제했다고요?

기자) 미얀마의 민주적인 정권 교체를 지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 6개월간 미얀마의 모든 항만과 공항에서 미국으로 화물을 보낼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는데요. 여기에는 그동안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 기업이 소유한 항구도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얀마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차원에서 이런 제재 해제 조치를 취했다는 겁니까?

기자) 미얀마에서는 최근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이제 50년 넘게 계속된 군사정부에서 민간정부로의 권력 이양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 주목되는데요. 미국은 미얀마에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개혁 조치가 이뤄짐에 따라 부분적으로 제재를 해제했고, 이번에도 추가적으로 무역 관련 제재를 한시적으로 해제하기로 한 겁니다.

진행자) 그 동안은 미얀마의 항구에서 미국으로 화물을 보낼 수 있었던 건 아닌가보죠?

기자) 미얀마의 제재 대상 기업이 소유한 항구가 문제였습니다. 아시아월드가 소유한 항구 시설입니다. 미국 업체들이 앞서 다른 무역 제재가 해제되면서, 미얀마 산 상품을 들여오기 위해 이 항구에서 화물을 들여오려고 했는데요. 그런데 비용을 지급할 미국 은행에서 이 항구가 제재 대상 기업의 소유임을 확인하고 지급을 중단했고 화물도 묶였습니다. 은행이 이런 조치를 취한 건 미국 기업이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과 거래할 경우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미국 정부가 관련 제재를 6개월간 한시적으로 해제하고 화물이 미국으로 올 수 있도록 했는데요. 미국 정부 관계자는 수치 여사의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새 정부를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앞으로 미얀마에서 민주적인 정권 이양이 진행되는데 따라서 추가적인 제재 해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정치와 관련해, 주말 동안 수치 여사가 과거 군부 독재자였던 탄 슈웨 전 장군을 만났다는 소식도 있었는데요. 수치 여사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고요?

기자) 만남 자체는 비공개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탄 슈웨 전 장군의 손자를 통해 지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손자인 네이 슈웨 트웨이 아웅에 따르면 슈웨 전 장군은 수치 여사가 미래의 국가 지도자가 될 것은 사실이며, 자신은 그런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겁니다.

진행자) 수치 여사가 앞서 테인 세인 현 대통령과도 만나서 평화적인 정권 이양에 합의했는데. 전현직 군부 실세로부터 모두 협력을 얻어낸 건가요?

기자) 그래서 순조로운 정권 교체에 대해 우려보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수치 여사는 탄 슈웨 전 장군, 테인 세인 대통령 뿐만 아니라 슈웨 만 하원의장,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 사령관과도 만났는데요. 자신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당의 총선 압승이 확정된 후 먼저 제안한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부 인사들과 잇따라 만난 건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평화적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여전히 군부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기자) 수치 여사의 당은 이번 총선에서 상하원 의석의 58%를 확보했기 때문에 대통령을 배출하고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의석의 4분의 1은 선거 없이 군부에 돌아가고, 안보와 치안에 관련된 일부 정부 부처도 군부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군부와 협력하지 않으면 평화적인 정권 교체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고요. 특히 수치 여사는 배우자와 아들들이 외국 국적이라서 바뀐 헌법에 따라 대통령 출마가 불가능한데요. 만약 민주주의민족동맹에서 집권 후 헌법을 다시 개정해서 수치 여사의 대통령 출마를 가능하게 하려면 군부 의원들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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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리비아 내 ISIL 지도자가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다고요?

기자) 어제(7일)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미군 F-15 전투기가 리비아 내 ISIL 최고 지도자인 아부 나빌이 숨어있던 북동부 데르나를 공습했고, 나빌을 사살했습니다. ISIL은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북부를 점령하고 '이슬람 국가'를 수립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리비아 등 인근 지역으로 영향력을 넓혀왔는데요. 아빌은 과거 이라크 내 알카에에서 활동했고, 이후 리비아 동부로 이동해서 ISIL 작전을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미군의 공습으로 사살된 겁니다.

진행자) 미군으로서는 중요한 전과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6일 테러 세력이 어느 나라에 있던 끝까지 추적해서 소탕할 것이라고 다짐했는데, 공습으로 리비아 ISIL 지도자를 사살한 거니까요. 한편 데이비스 대변인은 지난 2일 소말리아에서도 미군 공습으로 이슬람 무장단체 알 샤바브 고위 지도자 아브디라흐만 산데레가 사망했다고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산데레의 사망은 알샤바브에 중대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산데레가 사망한 공습에는 어떤 전투기가 투입됐습니까?

기자) 공습 방식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동안에는 미군이 소말리아의 알샤바브를 겨냥해서 무인 공격기를 통한 공습을 가했었습니다. 지난 해 9월에도 알샤바브 지도자 아메드 아브디 고다니가 미군의 무인기 공습으로 사망했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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