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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아픔 담은 전시회 '만일의 약속' 서울서 열려


이달 3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서울 태평로 미술관에서 '만일(萬一)의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임민욱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사진은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 '통일 등고선'.

이달 3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서울 태평로 미술관에서 '만일(萬一)의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임민욱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사진은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 '통일 등고선'.

한국의 중견 미술가가 남북 분단 상황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녹취: 현장음]

1983년에 방송됐던 이산가족 찾기. 이 프로그램에 대한 기억을 동기로, 한국의 시대적 상황을 조명하는 전시가 서울 태평로의 한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녹취: 현장음]

중견 미술가 임민욱 씨의 이 전시는 ‘만일(萬一)의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분단과 근대화 등 묵직한 주제를 예술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설치작품과 영상 등 40 점을 내놨습니다. 전시의 제목과 같은 신작 ‘만일의 약속’은 1983년 당시 이산가족 찾기를 소재로 한 영상작품인데요, 당시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 분단과 이산이라는 한국의 독특한 상황을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삼성미술관 플라토의 조나영 선임연구원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조나영, 플라토미술관 선임연구원] “굉장히 그 당시에는 화제가 된 그런 사건이었는데,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그런 이산가족들의 여전히 남아있는 아픔이라고 그럴까? 여전히 남아있는 이산의 문제들? 그런 것들을 다시 한 번 조명해 보는 그런 전시입니다. 그래서 83년에 `KBS'가 한 400 시간 넘게 생방송을 했다고 하는데 그 자료를 작가가 제공을 받아서 한 30분 정도 되는 영상작품으로 이번에 새로 편집을 한 비디오 작품입니다.”

서로 많이 닮아서 말을 하지 않아도 가족임을 느끼게 하는 영상 속 사람들. 그 자체가 작품이 되는데요, 1983년 이후에 태어난 관객들에게도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녹취: 관람객] “뭐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물론 재현된 장면들을 보긴 했지만 제가 그 방송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본 장면들은 아니었기 때문에, 일단은 좀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었던 건 사실인 것 같아요. 그런데 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에서 오는 그런 불안, 그리운 감정들, 그런 것들을 좀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어서…”

통일 등고선이라는 작품은 한쪽에는 한라산, 한쪽에는 백두산을 표한한 조형물인데요.한라산 봉우리에는 경복궁 근정전과 올림픽 주경기장, 국회의사당 등 한국의 상징물들이, 백두산 봉우리에는 평양 개선문과 류경호텔 등 북한의 상징물들이 표현돼 있습니다. 계속해서 조나영 선임연구원의 설명을 들어봤습니다.

[녹취: 조나영, 플라토미술관 선임연구원] “제목처럼 백두산의 천지와 한라산의 백록담이 이렇게 하나의 장소로 연결이 되고 그것을 등고선으로 형상화 한 그런 작품이고요, 그리고 이 산의 두 정상을 보시면 건축 풍경이 보이는데, 각각 남한과 북한의 대표 건축물들을 이렇게 하나로 결합한 그런 오브제들입니다. 표면이 이렇게 굉장히 녹아 내리는 것처럼 보여서, 이게 사실상 저희가 생각하는 굉장히 이상적인 통일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약간 해체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녹아 내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작가가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통일의 모습은 그런 어떤 완결된 모습이라기 보다는 중간 과정에서 저희가 여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많은 주제들이나 어떤 문제들, 상황들을 오히려 자문해 보는 그런 작업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이산가족 찾기 촬영현장을 작품으로 표현한 ‘허공에의 질주’는 자연과 기계의 세계가 결합된 초현실적 모습으로 눈길을 끕니다.

[녹취: 조나영, 플라토미술관 선임연구원] “예전에 신화에 나왔던 반인반수처럼 사람과 어떤 자연적인 유기체들과 기계가 이렇게 다 결합된 굉장히 이질적인 그런 것들이 결합이 돼서 또 어떤 제 삼의 존재, 그런 것들로 다시 재탄생 되는 그런 장면으로 보여지게 됩니다.”

깃털, 뼛조각, 재활용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한 작품들과 소리, 조명, 온도 같은 다양한 감각적인 장치들을 통해서 관람객들은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데요

[녹취: 관람객] “미디어 작품이 기억이 나는데, 처음 봤을 때는 저게 뭐 하는 짓인가,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저 지역 자체를 기억하고자 하는 그런 퍼포먼스라는 얘기를 해 주셨는데, 가장 인상에 남았던 미디어 작품인 것 같습니다.”

“파라핀이라는 재료라든지 우뭇가사리 같은 굉장히 자연적이고 유기적인 형태의 재료들이 많이 사용됐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던 것 같았고요, 컨테이너 사용도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그 컨테이너를 다양한 삶의 비유들로 보았다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었던 점 인 것 같고요.”

한편 관람객들은 전시를 통해 분단의 현실과 한국 현대사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녹취: 관람객] “분단국가에 살고 있긴 한데, 평소에 그렇게 잘 생각하진 않거든요. 그런데 전시를 통해서 저도 여러 가지 영상, 미디어 영상 같은, 예전에 뭐 이산가족 찾기라던가 그런 것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그들이 느꼈을 어떤 상처나 아픔 같은 것들을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녹취: 현장음]

전시는 2016년 2월 14일까지 계속됩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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