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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북한 4년 연속 플러스 성장..."중국과 시장 때문"


지난 10월 북한 평양 시내의 주택가 사이로 공사가 진행 중인 105층 류경호텔 모습이 보인다.

지난 10월 북한 평양 시내의 주택가 사이로 공사가 진행 중인 105층 류경호텔 모습이 보인다.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에서도 북한경제가 4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북-중 교역 확대와 북한 내 시장 확산 때문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 (GDP)이 전년에 비해 1% 증가했다며, 2011년 이후 4년 연속 1% 안팎의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경제의 플러스 성장은 사회주의 경제권의 붕괴로 연 평균 마이너스 4%대의 성장률을 보였던 1990년대와 비교하면 크게 나아진 것입니다.

더구나 한국은행의 추정치는 북한의 공식 경제 외에 시장경제는 반영되지 않은 것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 내 북한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실질적인 경제성장률이 이보다 더욱 높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토론회에 참석한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의 설명입니다.

[녹취: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 “왜냐하면 한국은행의 북한경제 추정모델은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를 추정하는 모델이므로 북한의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제활동을 우리가 가진 모델로는 잡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는 북한경제가 더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최소한 북한경제가 5% 이상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경제 상황이 최근 몇 년 사이에 호전되고 있다는 징후는 여러 곳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재정 규모만 해도 2010년 51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71억 달러로 39% 늘어난 것으로 한국 정부 당국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평양에 40~50층짜리 초고층 빌딩이 즐비하게 들어서고 형형색색의 택시들이 거리를 누비고 다니는 것도 북한의 최근 변화상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한 민간단체 인사입니다.

[녹취: 방북 인사] “고층 빌딩들과 택시들이 많이 보였고 주민들의 옷차림이 다양해졌고 표정이 밝아졌어요 거리마다 핸드폰을 들고 통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주 목격됐고 무엇보다 빌딩들을 바라보는 북한 주민들의 표정에서 자부심이 느껴졌다고 할까요…”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 속에서 북한이 낮은 수준이지만 4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유지한 주요 요인으로 중국의 경제성장에 힘입은 북-중 교역 확대와 시장 확산을 꼽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무역진흥기구인 코트라에 따르면 이 기간 중 북한과 중국의 교역은 연 평균 18.6% 증가하면서 2010년 34억7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68억6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00년 대 이후 중국의 고도 성장으로 원자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에 대한 북한의 광물자원 수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배종렬 객원연구위원입니다.

[녹취: 배종렬 통일연구원 객원 연구위원] “북한의 대중 석탄 수출의 경우2009년 10월 원자바오 총리가 방북하면서 북-중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이후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2010년부터 석탄 수출이 월 100만t 이상, 연 10억 달러 이상 수출을 한 것으로 나타나죠. ”

북한의 대중 광물자원 수출액은 지난 2013년 18억 5천만 달러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경제가 정체 국면에서 벗어난 것은 중국의 힘이 가장 컸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한국 정부의 5.24 제재 조치도 북-중 교역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대한 신규 투자를 금지한 5.24 조치로 남북 교역이 크게 줄자 북한이 대신 중국에 대한 광물자원과 임가공 수출을 크게 늘려 돌파구로 삼았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북-중 간 교역은 5.24 조치가 취해진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됐습니다. 북한의 대중 교역은 지난 2010년 이미 북한 전체 무역의 80%를 넘어섰습니다.

북한과 무역을 하던 조선족 사업가는 5.24 조치 이후 싼 가격에 북한의 광물자원을 가져올 수 있어 중국 사업가들 사이에선 5.24 조치를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였다고 말했습니다.

북-중 간 교역 확대와 더불어 북한에서 시장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북한의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동력으로 꼽힙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현재 북한 내 시장은 380 곳으로, 5년 전인 2010년보다 2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지난 10월 20일 국정원의 국회 보고를 청취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신경민 의원의 브리핑입니다.

[녹취: 신경민 국회 정보위 새정치연합 간사] “보고에 따르면 북한에는 당이 2개 있는데, 장마당은 이익이 되는데 노동당은 이익이 안 된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정기적으로 북한 내 시장 실태를 조사해온 경상대학교 정은이 교수는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의 시장은 부동산 시장과 도시개발 정책과 맞물려 형성되는 추세라며, 북한 당국이 오히려 시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은이 교수입니다.

[녹취: 경상대 정은이 교수] “김정은 정권 들어서 시장과 관련해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에 한 중심구역 당 1개였던 종합시장이 많게는 4개까지 들어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같은 시장이 중심구역 뿐아니라 외진 구역에서도 지역 활성화를 위해 새로 들어서는 추세입니다. 예를 들면 청진 라남구역 같은 곳이죠.”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2009 년 말 단행한 화폐개혁이 실패로 끝나자 시장통제 정책이 더 이상 실효가 없다고 판단하고, 시장을 용인하는 대신 시장으로부터 이득을 챙기는 이른바 ‘시장과의 공생관계’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장화로 축적된 자본이 생산 부문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1차 산품 중심의 북-중 무역도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외국 자본 유치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이어가려면 핵 문제를 해결해 국제적 고립과 제재에서 탈피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합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올해의 경우 북한경제가 중국의 경기 부진에 따른 북-중 교역 감소와 가뭄으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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